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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담과의 ‘식탐 토크’
류담과의 ‘식탐 토크’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10.12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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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서도 소문난 ‘유쾌한 개그맨’

방송이나 공연장이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개그 본능을 잃지 않는 코미디언을 일컫는 ‘뼈그맨’이라는 말이 있다. 뼛속까지 개그맨이라는 말 속에는 평소 주변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속뜻이 담겨 있다. 정글에서 뭐든 맛있게 먹는 식성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류담의 실제 모습이 그랬다.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사람 좋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던,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모두 웃게 만들었던 류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족발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처럼 흥미진진했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맹석호 | 촬영협조 리틀족발이 논현점

▲ 류담이 직접 작성한 ‘식(食) 프로필’을 들고 있는 모습. 작성한 내용을 보면 고기는 최대 8인분까지 먹어 봤고, 평균 주량은 소주 2병 반, 맥주는 무제한이다. 평소 짜고 매운 요리를 좋아해 살을 빼도 금세 요요 현상이 온다고도 했다.
류담은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SBS <정글의 법칙>에 돌아왔다. 드라마를 마친 후 스케줄 조정이 가능해지면서 다시 정글 체험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프로그램의 원년 멤버인 그에게 <정글의 법칙>은 예능인으로서 기회의 무대이기도 했다. 그만큼 애착이 남달랐던 정글 예능을 통해 그는 자신의 덩치만큼이나 묵직한 존재감으로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는 한 축을 담당했다. 지난 몇 년간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혀 온 류담은 그 비결에 대해 “항상 웃길 것 같은 기대감이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으로 다가선 것 같다”고 답했다.

사람 좋은 나도 첫 만남은 어색해

<정글의 법칙>에서 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멤버들 간의 어색한 관계를 해소하는 것이다. 핵심 멤버 몇 명을 제외하고는 초면인 출연자들과 한 달 가까이 같이 지내려면, 무엇보다 원만한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출연자들이 쭈뼛거릴 때 류담은 먼저 말을 건네고 손을 내미는 스타일로, 출연자들을 하나로 잇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퀸 최근 <정글의 법칙>에 다시 돌아왔다. 오랜만에 체험한 정글은 어땠나.
류담(이하 류) 나에게는 6번째 정글이었다. 그렇지만 갈 때마다 처음 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번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물론 위험한 음식이나 행동 정도는 알게 되어서 정글을 체험하는 데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잘 먹지 못하면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특히 매번 느끼는 거지만 처음 만난 게스트와 친해지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첫 만남이 인천공항인 경우가 다반사인데, 초면 중의 초면인 사람들과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박정철 씨와 내가 농담이나 장난을 많이 하는 편이다. 방송 외적으로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원래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 본 사람과 빨리 친해지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물론 정글에서 지내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친해진다.

퀸 <정글의 법칙>은 출연자들의 고생을 담보로 하는데, 이에 대한 불만은 없나.
류 김병만 씨와 내가 프로그램의 원년 멤버다. 첫 촬영 들어가기 전 날, 제작진이 ‘저녁에 진짜 먹을 것을 안 줘도 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 우리가 오히려 주지 말라고 했다. 아무래도 음식을 먹게 되면 리얼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입방정을 잘못 떨어서 고생 수위가 높아진 부분도 있다. 요즘에는 반대로 ‘적당히 살 수 있을 정도로 해 달라’고 애원한다. 초반에는 요령이 없어서 정글에서 보내는 내내 배고픔에 시달렸는데, 사실 요즘에는 김병만 씨가 사냥 실력이 많이 늘어서 예전보다 풍족하게 먹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촬영이 끝나면 살이 빠져서 오는데, 심할 때는 8㎏ 정도까지 빠진 적이 있다. 하지만 4일 정도면 원상 복귀한다(웃음). 갔다 와서 식탐이 되살아나고 요요 현상까지 생겨서 금세 도망간 살이 되돌아오는 편이다.

퀸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이 <정글의 법칙>을 보면서 촬영이 끝나면 일부 먹을 것을 준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어떤가.
류 예전에 그런 논란이 있었을 때 나는 가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한 내용은 모른다. 보통 20~23일 일정으로 촬영을 한다. 세 곳 정도 이동하면서 촬영하는데 나라가 크다 보니 20여 일 내내 방송을 할 수는 없다. 한 장소에서 5일 정도 촬영을 마치면 저녁에 잠깐 씻고 장소를 옮겨 그 다음 날 아침 촬영을 한다. 잠깐 동안의 비는 시간까지 안 먹는 것은 원칙을 깨는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동하기 위해 채비를 갖추는 시간들이 와전된 것 같다.

퀸 프로그램의 인기를 떠나 고생길이 훤히 보여서 정말 가기 싫은 적은 없었나.
류 솔직히 걱정이 앞서서 항상 가기 싫다(웃음). 제작진이 촬영할 나라는 알려주지만 그외 구체적인 것은 항상 함구한다. 그래서 정글에 가기 전에는 인터넷으로 나라의 언어나 기후 정도만 파악하고 간다. 정글에 가면 3일째에 고비를 맞는다. 3일을 버텨내면 조금씩 수월해지는 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한국에 있을 때는 복잡했던 머릿속이 굉장히 단순해지는 걸 느낀다. ‘무엇을 먹을지, 어디서 자야 할지’만 고민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힐링이 된다. 또 워낙 공기가 좋고, 풍광이 좋아서 눈이 호강하니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건강해지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정글에 다녀오면 초반에는 ‘두 번 다시 안 가겠다’고 다짐하지만, 보름에서 20일 정도 지나면 정글이 그리워진다. 왠지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내 꿈은 배우였다

류담은 사극 <선덕여왕>을 시작으로 배우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황금무지개>에 출연해 ‘감초 조연’으로 활약을 펼쳤다. 원래 그의 꿈은 개그맨이 아닌, 배우였다. 배우가 되고 싶어 대학 시절 연극을 전공했지만 우연히 시작하게 된 개그맨 인생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그조차 몰랐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개그이지만, 대중들이 기회를 준다면 항상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퀸 신인 시절에는 살이 그리 찌지 않은 ‘꽃미남 스타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개그맨으로서 캐릭터 때문에 살을 빼지 않는 것인가. 주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권하지는 않나.
류 데뷔할 당시 74㎏ 정도였다. 농담처럼 KBS 공채 18기 코미디언 중에 내 인물이 제일 괜찮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다 한 기수 선배였던 김병만 씨를 만났고, 합숙을 하며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했다. 아이디어 회의에는 항상 술이 빠지지 않았는데, 김병만 씨가 안주를 정말 잘 만든다. 그렇게 먹다 보니 10년에 걸쳐 40㎏이 쪘다. 나도 정말 그렇게 찔 줄은 몰랐다. 물론 개그맨으로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살을 찌운 부분도 있다. 특히 ‘달인’ 코너를 할 때 내가 살찐 부분을 가지고 개그를 짜면 많은 사람들이 웃었다. 그때부터 어설프게 하지 말고 살을 찌우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에는 결혼을 해서 건강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운동은 하고 있다.

퀸 여전히 <개그콘서트>의 인기가 대단하다. 기회가 되면 ‘개콘’ 무대에 다시 서 볼 생각은 없나.
류 일단 ‘개콘’이라는 큰 프로그램으로 단정을 짓기 어렵지만, 코미디는 언젠가 다시 할 예정이다. 코미디로 시작한 만큼 언젠가는 공개방송이나 무대로 돌아가고 싶다. 실제로 알게 모르게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기회가 닿으면 조만간 개그 무대에도 설 수 있을 것 같다.

퀸 평소 연예계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친분이 두터운 연예인들로 누가 있나.
류 요즘에는 <정글의 법칙> 때문에 다방면의 사람들을 두루 만나는 편이다. 얼마 전 함께 다녀온 이재욱 씨나 이장우 씨 등도 만난 적이 있다. 게다가 재미삼아라는 야구단에 소속돼 있어서 구단주인 안재욱 씨나 차태현 씨와도 친하다. 그리고 술을 좋아해서 주위에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웃고 떠는 걸 좋아해서 주위에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다.

결혼 후 바른 생활 사나이가 되다

 
결혼 3년 차인 류담은 자신의 결혼생활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내가 일본에서 일해 1년에 반 정도는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빈 틈 없이 자신의 자리를 메우는 아내는 그에게 선물과도 같은 존재라고 했다. 서로 바쁘게 지내는 탓에 아직 2세를 갖지 못한 류담은 빠른 시일 안에 아기를 갖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퀸 결혼 3년 차인데 아직 2세가 없는 것으로 안다. 자녀 계획은 없나.
류 요즘 서로 너무 바빠서 그렇다. 아내가 일본에서 일을 하다 보니 조금 과장을 보태면 부부가 1년에 반 정도 떨어져 있다. 아내가 일본에 상주하면서 일하는 상황이라 스케줄이 없으면 개인적으로 일본에 간다. 사실 2세를 갖지 않겠다고 특별히 다짐한 건 아닌데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기회를 잡지 못한 것 같다. 당분간 구체적인 계획은 없을 것 같지만 아이들을 좋아해서 빠른 시일 안에 2세를 갖고 싶은 마음은 있다.

퀸 결혼 전과 후, 자신의 가장 달라진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류 결혼을 정말 잘한 것 같다. 아내는 매우 좋은 사람이다. 나보다 철이 들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그래서 생활의 기준이 되는 아내로 인해 예전처럼 정신없이 술을 마시는 일도 없어졌다. 바른 생활 사나이가 된 거다. 요즘에는 아내가 종합건강검진도 잘 챙겨줘서 건강도 좋아졌다. 더구나 아내는 일을 하면서도 집안일에 소홀히 하지 않는 편이다. 집에 자신이 없는 기간 동안 음식을 미리 해둘 정도다. 그런 걸 보면 정말 고맙고 나에게는 과분한 여자라는 생각도 든다. 주위에 있는 형들이 결혼을 고민하는 동생들에게 농담처럼 ‘결혼하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빨리 하라’고 한다. 좋은 게 더 많기 때문이다.

퀸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줄 계획인지, 아울러 대중들이 류담 씨를 어떻게 기억해 주길 바라나.
류 <정글의 법칙> 이후 겨울쯤에 드라마에 출연할 것 같다. 사실 앞으로 연기자로서 하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는 없다. 시청자들은 류담이 드라마에 나왔을 때 ‘이 장면은 재밌겠구나’라는 기대를 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갑자기 이미지 변신을 하는 식으로 무리수를 두고 싶지 않다. 오히려 항상 유쾌함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로서 개인적인 욕심은 나중에 부리고 싶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들 때 추억 삼아 해보는 정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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