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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성공 여부, 토양 생물체 관리에 달렸다
유기농 성공 여부, 토양 생물체 관리에 달렸다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10.12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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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상목(단국대학교 유기농업연구소) | 사진 매거진플러스

한 숟가락의 흙은 수백만~수억 마리의 토양생물체가 서식하고 있는 소우주이다. 토양생물은 동물성 유기체와 식물성 유기체이며, 이들 토양생물의 크기는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 지렁이, 진드기, 알톡토기, 흰개미와 같은 것들은 육안으로 식별되지만, 대부분은 현미경을 이용해야만 볼 수 있는 정도로 작은 미생물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미생물은 박테리아, 곰팡이 그리고 원생동물들이 있다.
토양 내에 다양한 종류와 많은 개체 수의 생물체가 존재할수록 토양의 자연적 비옥도 역시 증가한다. 대형 토양생물로는 지렁이, 거미, 달팽이, 풍뎅이유충, 알톡토기, 진드기, 지네 등이 있고, 토양 미생물에는 박테리아, 조류, 곰팡이, 원생동물, 방선균류 등이 있다.

토양생물, 적인가 동지인가

대다수의 농민들은 모든 미생물들을 오직 해충으로만 생각하며 ‘이들을 어떻게 제거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생물 중 대부분은 토양비옥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아주 적은 수의 미생물만이 작물에 피해를 끼친다.
토양생물이 중요한 이유는 ①유기물을 분해하여 부식을 만들고, ②유기물을 토양 입자들과 결합시켜 입단구조를 형성하고, ③토양 내 공극을 형성, 뿌리가 깊게 자라는 식물을 도우며 토양의 통기성을 향상시키고, ④토양 입자로부터의 양분 용출을 촉진시키고, ⑤작물의 뿌리에 악영향을 주는 해충이나 병원균을 제거하거나 또는 조절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토양생물은 토양 내의 습도나 온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식물의 뿌리와 토양생물들은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토양 내부로의 원활한 공기순환은 이들의 증식에 매우 중요하다.
토양생물의 활동은 토양이 너무 건조하거나 습한 경우 혹은 온도가 너무 높은 경우 저조하다. 토양생물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조건은 따뜻하고 습기가 있으며 토양 내에 이용할 먹이(즉, Biomass)가 충분한 경우이다.

지렁이는 소중한 협력자

지렁이가 있으면 토양이 비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렁이는 토양비옥도에 아주 중요한 생물일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중요한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지렁이는 토양 표면에 있는 죽은 식물체의 분해를 촉진시킨다. 유기물이 소화되는 동안 지렁이는 유기물과 토양 입자들을 결합시켜 견고한 입단구조를 형성하고 이로써 안정된 토양구조 형성에 도움을 준다.
지렁이 배설물인 분변토는 일반 토양에 비해 질소는 5배, 인은 7배, 칼륨은 11배, 마그네슘과 칼슘은 2배나 많이 함유하고 있다. 지렁이가 뚫어 놓은 구멍은 빗물의 침투와 배수를 도와 토양 유실과 침수를 예방한다.
지렁이는 충분한 양의 유기물과 따뜻한 온도 및 습도를 필요로 한다. 이것이 바로 지렁이가 토양피복을 필요로 하는 이유이다. 한편 잦은 경운과 농약의 사용은 토양 내의 지렁이 개체수를 감소시킨다.

균근은 유용 곰팡이

토양미생물의 대부분은 곰팡이류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토양 곰팡이는 균근(mycorrhizae)으로 식물뿌리와 공생한다. 식물과 토양 곰팡이인 균근은 서로 협력하는 관계이며, 식물은 곰팡이를 통해 무기양분을 흡수하고 곰팡이는 그 대신에 식물의 동화산물을 영양분으로 얻는다. 균근은 모든 종류의 토양에 존재하나 모든 작물이 곰팡이류와 공생하지는 않는다.
균근은 ①식물의 근권부를 확장하여 작은 토양 공극 사이로 식물뿌리가 들어갈 수 있게 하고, ②인과 같은 양분을 용해시켜 식물에게 공급하며, ③토양 입자를 모아 입단을 형성하여 토양 구조를 향상시키고, ④수분을 보유하여 식물에게 수분 공급량을 향상시키는 등의 이로운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우리 유기농업이 크게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이로운 기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균근의 활동이 왕성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균근 형성은 재배 관리되는 토양 및 작물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토양 경운이나 식물 잔재물을 태워 없애는 행위는 균근에 매우 큰 피해를 야기하며, 높은 양분의 농도(특히, 인)와 합성농약은 공생관계에 제한을 준다. 한편 혼작/윤작/다년생 식물의 재배는 균근의 활동을 촉진하며, 토양 피복은 토양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에 균근의 활동에 크게 도움이 된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균근이 토양으로부터 인을 흡수하는 효율성이 모두 동일하지 않다. 따라서 특정 균근을 인공적으로 접종해 인 이용률을 향상시켜 주기도 한다. 이러한 균 접종 시에는 적절한 서식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기농업의 성패는 우리의 소중한 협력자들인 토양생물체가 토양에서 잘 서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에 달려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박테리아, 곰팡이, 원생동물이 잘 서식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유기농업인이 해야 할 일이다.
토양생물의 먹이가 되는 신선한 유기물을 공급하고, 토양생물의 서식 환경을 잘 조성해 주는 것이 곧 유용 토양생물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며, 이는 대단히 중요하다. 토양생물의 협력을 얻어야 성공적 유기농업에 한발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유기농업인은 작물을 가꾸는 데 머물지 말고 토양을 가꾸어야 하고, 토양을 가꾸려고 하는 것은 곧 토양 생물과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토양을 관리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농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도와주어야 가능하며, 하늘로부터는 기후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땅으로부터는 토양생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손상목 교수

단국대학교 환경원예학과 교수/ 유기농업연구소 소장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 회장/ 국제생태농업학회(Agrecol) 이사회 의장
유기농산업연합회 상임공동대표/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겸직연구관
前 아시아유기농업연구기구(ARNOA) 회장/ 前 한국FDA 유기식품연구회 회장
前 IFOAM 세계유기농대회 유치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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