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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순형 교수 - 좋은 부모의 3~5세 똑똑한 양육법
서울대 이순형 교수 - 좋은 부모의 3~5세 똑똑한 양육법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10.21 2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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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자녀에 대한 애정을 부모로서 올바르게 표현하고 자녀와 교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부모는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는 중요한 시기인 3~5세 아이들을 대할 때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최근 <서울대 부모교실>을 발표한 서울대학교 어린이보육지원센터장 이순형 교수를 만나 3~5세 아이들을 키우는데 필요한 부모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들어봤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이용관


요즘 출판계에는 부모를 현혹할 만한 제목과 홍보 문구로 차별성을 강 조한 자녀 교육 서적들이 즐비하다. 부모 입장에서는 기존에 출시되지 않았던 차별화된 책을 고르는 것이 앞선 교육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 고 여길 수도 있을 터다.
하지만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이순형 교수는 보편적인 육아 고민을 위 해서는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른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 의 중심적인 교육 방침이 필요한 부모에게는 교육 전문가들의 공신력 있는 해법이 결정적 안내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유행하는 교육의 흐름을 따르다 보면 뿌리가 약해 이리저리 흔들리기 마련이다. 이순형 교수는 이번 책을 내면서 “연구자로서 수십 년 동안 아이들의 발달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들의 특성, 가정환경 등을 연구해 왔기 때문에 전문가의 관점을 책에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경제력, 교육 수 준 등 특정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 제한하기보다 일반 가정의 부모 님들이 아이들과 더불어 생활하면서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쓴 책”이라고 설명했다.

인지발달 가장 왕성한 3~5세,
부모의 언행이 중요한 시기

3~5세는 생애 초기 정서적인 발달에 토대가 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3~5세의 교육 방식을 결정할 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신중해야 한다.
0~2세까지는 신체 발달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스스로 하 나의 주체로 보고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연령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하지만, 3세 이후 아이는 스스로를 독립된 존재로 보고 자기 주체적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시기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3~5세 아이들은 빠 르게 성장하는 자의식을 통해 자율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순형 교수는 “생애를 길게 놓고 보면, 주어진 환경에서 인지발달이 가장 왕성한 때가 3~5세여서 이 시기에 자녀와 어떻게 교감하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몬테소리와 같은 학자는 이 시기를 스펀지에 비유했습니다. 물을 그 대로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주위 환경을 그대로 흡수해버리는 민감성 을 갖는 시기가 바로 그때라는 겁니다. 3~5세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말이나 행동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자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 는 이유이기도 하죠. 즉, 주변 환경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그것 을 가지고 스스로 인지적 발달을 이루는 시기라는 것입니다.”

아이의 문제행동의 근간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시기

하나의 인격체로서 토대를 다지는 시기인 만큼, 부모의 잘못된 교육 방 식이나 주변 환경, 그에 따른 아이의 문제 행동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수정하는 과정도 필수적이다.
이 교수는 “유아기에는 가정환경 문제로 아이에게 문제 행동이 발견됐 을 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아이의 잘못된 발달을 수정해서 제대로 바로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3~5세 시기의 중요성은 대단한데, 아이의 잘못된 문제행동의 근간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 시기에 는 고착화되지 않은 상황으로 유동적인 발달을 이루기 때문에 언제든 잘못된 것을 수정할 수 있는 시기라고 봅니다. 따라서 가정환경 문제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좋은 교사나 전문가들을 통한 도움을 받게 되면 충 분히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부모의 과도한 성취 욕구는 금물,
자녀를 사랑하는 항심이 중요한 시기

 
이순형 교수는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부모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 말에는 자녀 교육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 이 자녀를 사랑하는 항심이며, 조급증을 버리는 태도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교육 수준이 낮더라도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마음속에 갖고 있고 그 마음이 항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령 부모의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해서 귀찮은 듯이 아이를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 좋은 부모가 되 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조바심을 내서도 안 됩니다. 언제나 ‘잘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부모의 과도 한 성취 욕구가 아이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어서 정신적으로 건강하 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3~5세 아이에게 필요한 다양한 놀이와 자연체험

이 교수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현실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 중 하나는 다양한 놀이와 자연체험이다. 유아기에는 놀이 자체가 하나의 학습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시간 놀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 향을 미치는 ‘놀이’를 정할 때는 가급적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신체 활동 이 이롭다. 특히 부모와 함께한 자연이나 야외 활동의 경험은 이후에도 정서적을 안정 효과를 주기 때문에, 집보다는 야외나 자연에서 아이의 신체 활동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놀이를 통해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면서 사회적 관계를 이뤄나가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인지적 발달과 놀이 속 규칙을 통해 규범 을 익힐 수도 있죠. 유아기 때는 많이 놀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 다. 나무가 많은 숲을 보여준다거나 숲 속에서 아이와 산책을 하는 등 자연과 함께하는 체험을 하는 것이 굉장히 좋다고 봅니다. 그 당시 분 위기(공기)나 냄새 등에 대한 기억은 꽤나 오랜 시간 아이들의 마음과 기억 속에 남아 있거든요. 어찌 보면 우리는 정신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기가 가지고 있던 기억 속에서 필요한 부분을 꺼 내서 자기 몸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잖아요. 그런 면에서 어린 시절에 즐겁고 행복하게 뛰어노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 니다.”
특히 이 교수는 부모들의 불안증에 기인하는 조기 교육과 선행 학습은 사실상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른 나이에 먼저 배우는 것이 적절한 나이에 배우는 것보다 효율성도 떨어질 뿐만 아니 라, 부모의 잘못된 강요로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은 아이 스스로 원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먼저 배운다고 해서 습득하는 지식의 양이 많은 게 아니에요.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일주일이면 배울 분량을 아직 준비가 덜 된 유아들에게 한두 달에 걸쳐 주입시키는 것은 아이를 학대하는 것 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부모님들께서 아이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 라고 이야기하시지만, 사실은 부모님들의 불안 심리가 먼저 작용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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