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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 민둥산 1117.8m
강원도 정선군 민둥산 1117.8m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11.02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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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산

당신의 늦가을을 위한 금빛 소나타

▲ 아침햇살에 황금빛으로 물든 민둥산 정상부의 억새군락. 건너편 구름바다 위로 섬처럼 떠오른 봉우리는 철쭉으로 유명한 두위봉이다
그대 외로운가, 민둥산으로 가라. 혼자서는 살지 못하는, 그래서 순한 바람 한 점에도 일제히 몸을 기대며 버티어내는 가녀린 계절이 거기에 있다. 깊은 곳 정선, 박한 영서의 산골짜기에 숨은 억새들의 고향 민둥산. 늦가을 화려한 색색 단풍 속에서도 은은한 금빛으로만 빛나는 군락을 보노라면 무릇 사람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된다.

글 이영준 기자(월간 마운틴) | 사진 월간 <마운틴> 편집부

▲ 민둥산 정상. 거대한 정상석 위로 푸른 가을하늘이 가득하다
민둥산은 그 이름처럼 정상부가 밋밋하고 온통 억새로만 덮여 나무라고는 없는 산이다. 예전부터 산나물이 많이 자랄 수 있도록 나무를 불태워 없앤 자리에 억새가 돋아난 것이라는데, 배고픈 지난 역사보다도 가을이면 또 하나의 경승을 마주하게 되었으니 산에 다니는 사람으로서는 쓸쓸해야 하나 즐거워야 하나 모를 일.
강원도 정선군 내면에 있는 민둥산은 과거에는 ‘한치뒷산’으로 불렸다고 하며, 약 십사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억새군락지가 펼쳐져 창녕의 화왕산, 장흥의 천관산, 포천의 명성산, 밀양 사자평 등과 더불어 국내 5대 억새 군락지로 손꼽힌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길과 발치까지 열차가 다니는 덕에 요맘때 주말이면 억새만큼이나 많은 인파가 찾아드는 산이기도 하다.
▲ 새파란 가을하늘과 새하얀 억새 이삭이 눈부시다. 목책이 둘러쳐진 등산 로는 목장길을 연상케 한다
억새가 그 빛을 발하는 10월 중순부터는 매년 억새축제가 열리고 있어 산행 들머리가 되는 증산초등학교 일대는 천막주점이 즐비하게 들어선다. 또 민둥산 중턱 해발 810m 쯤에 자리잡은 발구덕마을 일대에도 천막주점과 축제를 위한 간이 무대 등이 들어선다. 여덟 개의 구덩이가 있어 ‘팔구덕’으로 불렸다는 발구덕마을 주변으로는 모두 고랭지 배추밭이다. 억새가 한창일 무렵이 대개 고랭지 배추의 수확기라서 구불구불한 임도를 따라 트럭의 왕래가 빈번하기도 하다.
그 명성만큼 억새시즌에는 산길이 제법 혼잡해지기도 하는데, 억새 감상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빛’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일출 전에 일찍 나서서 정상에 다다르는 것이 좋다. 일출을 기다리며 삼각대를 펼쳐 놓은  채 찰나를 포착하기 위한 사진작가들 역시 즐겨 민둥산 정상을 찾는다. 부드럽게 굽이치는 황금빛 억새 능선 너머로 구름바다가 드리우고, 건너편으로 마치 섬처럼 둥실 떠오르는 두위봉의 모습도 이곳에서, 이 무렵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광이다. 이윽고 먼동이 트면 화살 같은 햇살이 쏟아지고, 그 빛으로 이리저리 몸을 뒤챌 때마다 황금빛으로 번뜩이는 억새의 물결은 그저 감동적일 뿐이다. 아침 해와 함께 울려 퍼지는 금빛 소나타가 바로 당신의 늦가을을 마중할 것이다.

아랫발구덕에서 올라 윗발구덕으로 하산

▲ 민둥산 정상을 지나 지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십사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억새평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발구덕마을을 거쳐 정상을 오른다.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발구덕마을까지는 약 40분 정도 걸린다. 윗발구덕과 아랫 발구덕에서 각각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아랫발 구덕마을에는 성황당이 있고 거북모양의 샘터가 있어 이곳에서 식수를 준비하면 된다.
아랫발구덕마을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보다 윗발구덕에서 오르는 길의 경사가 더 심하다. 아랫발구덕에서 정상에 오른 후 윗발구덕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산행이 일반적이다. 정상까지는 약 4km 거리로 오르는 데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화암약수를 들머리로 삼아 불암사와 구슬동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코스는 약 12km의 거리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삼내약수를 들머리로 삼는 경우 정상까지는 약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발구덕마을까지는 능전마을에서 진입하는 임도를 따라 차량으로도 오를 수 있는데 주말이나 휴일 등산인들이 많을 경우 진입을 통제한다.
▲ 강원도 정선군 민둥산 위치

-information-

<교통>
대중교통으로는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증산까지 직행버스가 하루 1회(18:01) 운행한다. 4시간 20분 걸리며 요금은 18,800원(일반). 하루 8회 운행하는 정선행 직행버스(07:10 09:35 10:50 13:05 14:15 15:25 16:35 17:45)를 타고 정선까지 간 후(3시간 30분, 요금 18,300원) 하루 5회 운행하는 남면행 버스를 타거나 택시(정선개인택시 033- 592-2580)를 이용해 증산까지 가면 된다.
민둥산역까지는 청량리에서 하루 6회(07:00 08:50 12:00 14:00 16:00 23:00) 출발하는 무궁화호 직통열차를 타면 된다. 약 3시 간 30분 정도 걸리며 요금은 13,100원(일반). 민둥산역은 2009년 9월 증산역이란 이름을 개명한 것이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서울~영동고속도로~새말인터체인지~ 안흥~평창~정선~남면(증산초등학교)으로 오거나, 중앙고속도 로 제천인터체인지~영월~38번 국도 신동읍~문곡을 지나 남면으로 오면 된다. 약 4시간 소요.

<숙박 먹거리>
동면 화암국민관광단지 주변에 모텔이나 민박 등 숙박시설이 많다. 남면 민둥산역 부근에도 현대여관(033-591-1052), 지성여관(033-591-2341), 리버사이드(033-592-3326) 등이 있으며, 삼내약수 부근에서는 민박도 가능하다. 약수매점(033-591-6665), 펜션 한치뒷산(033- 591-4999). 삼내약수 등산로 입구에 텐트를 칠 수 있으며 화암국 민관광단지 안에도 야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민둥산 주변과 정선 일대에서는 산나물로 만든 곤드레나물밥, 국수가 쫄깃해 후루룩 삼키면 콧등을 친다는 콧등치기 국수, 감자옹심이 등이 유명하다.

<볼거리>

화암팔경

▲ 화암약수
▲ 화암동굴 입구
강원도 정선군 동면 화암리와 몰운리 일대 동대 천을 따라 펼쳐지는 8개의 명승을 가리켜 화암팔경이라 한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제1경은 화암 약수, 2경은 거북바위, 3경은 용마소(龍馬沼), 4경은 화암동굴, 5 경은 화표주(華表柱), 6경은 설암(雪巖), 7경은 몰운대(沒雲臺), 8경은 광대곡(廣大谷)이다. 특히 화암약수, 화암동굴, 몰운대 등이 유명하다.

정선 오일장
정선 오일장은 매 2일과 7일 열린다. 차츰 사라져가는 전통 시장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정선군에서는 장날과 연계해 다양 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매년 4월초부터 11월 말까지 오일 장이 열리는 날(2, 7, 12, 17, 22, 27일) 정선터미널에서 12:30, 13:30 분 2차례 출발하는 화암동굴행 버스는 시내버스 안내양이 정선의 주요 관광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정선군관광문화포털 www.ariaritour.com/mai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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