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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바이러스 김자옥의 간증 고백
해피 바이러스 김자옥의 간증 고백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11.19 0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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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떨치고 늘 웃고 살게 되기까지

 
해피 바이러스 김자옥이 폐암 합병증으로 지난 16일 별세했다. 향년 63세. 오늘 발인이다. 김자옥은 연기자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개인적으론 오랜 기간 우울한 시간들을 보냈다. 그러다 종교를 만나고부터 행복해졌다는 김자옥의 신앙 간증 고백. 퀸이 2014년 2월호에 독점으로 소개했던 김자옥의 간증 이야기를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자 한다.

취재 이윤지 | 사진 tvN <꽃보다 누나> 방송 캡처

밝은 표정과 사랑스러운 눈웃음이 일품인 배우 김자옥이 방송을 통해 최근 공황장애로 고통받은 사실을 고백했다. 김자옥은 몇 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완치됐지만 긴 항암치료 등의 원인으로 공황장애가 와 방송을 위해 비행기를 타는 것조차 어렵게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자옥의 얼굴은 어둡지 않다. 아무 걱정 없이 환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은 오랜 신앙. 김자옥의 지난 간증을 통해 아팠던 과거를 지나 웃음을 되찾는 과정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독교 신자인 김자옥은 20년 가까이 신앙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이는 항상 웃으며 긍정적으로 사는 비결을 물으면 ‘예수님을 만나 마음이 언제나 밝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한다.
김자옥은 가정의 2남 5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다. 예술가였던 아버지는 가정을 돌보지 않았고 7남매를 홀로 키우느라 고생하는 엄마를 보고 자란 김자옥은 어릴 적부터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품게 됐다고 한다.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자라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예민하던 성격은 더 비뚤어지기 시작했다고. 어두웠던 학창시절을 힘겹게 보낸 김자옥은 대학교 1학년 때 우연한 기회에 갑자기 배우가 됐다. 돈도 벌고 인기도 얻게 되면서 좋지 않은 생각들은 없어질 줄 알았지만 허무함과 비관은 더욱 커져갔다.

어둡던 20대, 문득 천국과 지옥 떠올라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암울한 20대를 지나며 미션스쿨을 졸업한 김자옥은 문득 천국과 지옥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집안은 더욱 어려움에 처했고 엄마와 함께 가정을 힘겹게 돌봐야 했던 김자옥은 하나님이 계시다는 말을 어렴풋이 떠올리면서도 엉뚱하게도 점쟁이를 찾아갔다. 굿을 권하며 칼을 들고 춤을 추는 점쟁이 할머니를 보는 순간 모르는 사람에게 운명을 맡기고 있는 자신이 너무도 초라해 보였다고 한다.
결혼까지 했지만 마음은 더 많이 상하고 찢겨나가는 듯했다.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신앙 깊어지면서 걱정 없이 웃고 살아

김자옥은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귀하게 자랐지만 따뜻함을 얻지는 못했다. 현재 남편인 오승근 씨는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었고 그의 어머니 역시 평안해 보였다. 재혼 후 비교적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날 큰언니의 자살 소식이 전해졌다. 김자옥은 그때 하나님을 불렀다. 오래 기다리시고 참으시다가 사랑하는 자매를 데려가시고 자신 앞에 나타나신 거라는 믿음이 시초였다. 가족 모두가 하나님을 믿게 되고, 김자옥은 여러 신앙과 관련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울음이 많고 늘상 우울 속에 갇혀 있던 김자옥은 신앙 속에서 행복을 찾아갔다. 부모님의 화해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비록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의 일이었지만, 어머니는 병석에서 틈만 나면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하고 축복을 하시다가 편안하게 돌 아가셨다고 한다.
믿는 것만으로 많은 것이 변화한다는 것을 체감한 김자옥은 별다른 이유가 없이도 웃는 얼굴로 살고 있다. 종교적인 의지는 어떤 일에도 걱정 없이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준다고 그이는 말한다.
과거가 깨끗이 사라지고 삶이 완전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믿음은 분명 삶의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다. 5년 전 대장암을 발견해 항암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공황장애와 불안 등을 다소 겪고 있지만 느긋한 마음과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물론 가족의 사랑과 힘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남편과 아들, 딸의 화목한 테두리 안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암울했던 과거를 딛고 즐거운 기운을 주는 ‘미소 천사’가 되기까지 김자옥의 삶은 평 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으로부터 ‘공주님’의 이미지를 선물받은 큰 축복을 간증하는 그이에겐 이제 정말 아무런 걱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슬픔이 가시지 않던 어느 날, 방송국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프로그램 제안 중 교복을 입고 ‘공주’ 춤을 추자고 하는 것이었다. 바로 지금의 김자옥을 있게 한 ‘공주는 외로워’를 말한다. 당시 50세가 다 된 나이라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허전한 마음은 ‘아무거나 해보자’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2주가량 방송을 지속하면서 쉰 살이 된 여자가 유치한 옷을 입고 ‘나 예쁘지’ 할 수 없겠다고 그만두려 했는데 감독이 ‘아, 이게 장안의 화제입니다’ 하더란다. 정말 갑자기 장안이 떠들썩해진 것이었다.
슬픔을 삭일 길이 없던 때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공주로 만들어 주셨다고 김자옥은 간증에서 말한다. 이때의 상황이 연기자로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고 말이다. (퀸 201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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