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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 전남 담양군 창평
슬로시티 - 전남 담양군 창평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11.25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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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생태를 간직한 고택마을의 정취

 
국제적인 슬로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전통과 생태가 보전되어 있고, 그 지역만의 전통 먹을거리와 지역 주민에 의한 다양한 지역공동체(community)운동이 전개되고 있어야 한다. 전남 담양군 창평면 일대는 이 세 가지의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다. 담양은 고택과 문화재가 많이 남아 있어,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 인근의 대표적 농촌 마을이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및 자료제공 한국슬로시티본부

삼지천 마을의 고택, 한옥마을에 펼쳐진 돌담길에서의 여유로운 산책은 방문객들의 슬로라이프 체험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담양은 도시민들의 전통문화체험의 장이라는 점에서 슬로시티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또한 담양 일대에는 다양한 전통식품이 풍부하게 널려있다. 창평 국밥, 국수, 떡갈비, 한과 등 다채로운 전통식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유와 풍성함을 선사한다.

역사가 깃든 고택촌, 삼지천 마을

 
담양 창평은 예로부터 청정 자연과 고즈넉한 분위기, 그리고 풍류가 있던 고장이다. 소쇄원 등 한국 가사 문학과 정자 문화의 본 고장이자 한국의 죽향(竹鄕)으로 ‘뱀부 리조트’가 있다. 광주시에서 자동차로 30~40분이면 닿는 거리에 전원 풍경과 전통 고옥을 따라 걷는 슬로 트래블을 즐길 수 있다.
16세기 초 형성된 창평면 삼지천(三支川)마을에는 100년의 세월이 깃든 전통 한옥과 3천600m에 이르는 운치있는 돌담길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 마을에는 시도 민속자료 제5호 ‘담양 고재선 가옥’을 중심으로 여러 채의 전통 한옥이 있다. 창평은 전남의 명문가 중 하나인 장흥 고씨의 집성촌으로 유명하다. 일제 강점기 때 조국을 되찾기 위한 민족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할 때 ‘장흥외숙’을 열어 근대식 교육을 시작했는데, 그 창평초등학교가 개교한 지 100년이 넘었다.

자연 재료로 만든 한옥의 매력

전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고재욱 선생이 살았던 한옥에 현 한양대 문화인류학과의 석좌교수인 독일인 베르너 삿세 교수가 개량 한복을 입고 거주하고 있다.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한국의 미래는 우리 것의 가치를 되찾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외국인 교수로서 한국인보다 더 한옥의 매력에 깊이 빠져 사는 인물이다. 그는“옷은 제2의 피부, 집은 제3의 피부인데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제일 좋은 집에 살고 있는 셈”이라고 표현할 정도. 또 그는“한옥은 흙과 나무, 한지 등 자연 소재로만 지은 집이잖아요? 앞에서는 햇빛이 비치고 뒤에서는 바람이 불어 에어컨이 없어도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며 전통 한옥을 예찬했다.

종가의 전통을 잇는 기순도 전통장 명인

 
 
이곳의 특산품으로는 창평 쌀엿과 한과가 유명하다. 생강과 조청을 섞어 밤새 푹 끓여 만들어 입에 붙지 않는 엿과 한과는 찹쌀을 삭혀 가루를 내고 다시 찐 다음, 공기가 골고루 배도록 공이로 쳐서 만드는 정직하고 투박한 손맛이 배어있다. 기순도 전통장(醬) 명인은 고씨 종가의 며느리로서 10대를 이어온 발효 전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창평 국밥과 놀토 달팽이 시장 등이 있으며 돈 없이도 면사무소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고, 마을 청년들로 구성된 문화 연구회의 활동이 적극적인 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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