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21:35 (금)
 실시간뉴스
‘우결 시즌4’ 심상치 않은 반환점
‘우결 시즌4’ 심상치 않은 반환점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12.24 2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애설 기대되는 커플 리얼리티

 
가장 로맨틱한 리얼 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 첫 시즌의 인기는 그야말로 발적이었지만 그간 많은 가상 커플들을 배출해 내면서도 처음의 명성을 그대로 잇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요즘 그 달달함이 남다르다. 유난히 눈에 띄는 남궁민-홍진영 커플을 주축으로 다양한 화젯거리를 만들어내며 상승의 발판을 거의 다 다진 우결, 시즌 4.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iMBC 제공

요즘 <우리 결혼했어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커플로 맺어진 출연자들 각각에 대한 관심보다 가상부부들의 에피소드 자체가 한층 도드라지는 느낌이다. 특히 엉뚱한 매력의 홍진영과 정극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어필하고 있는 남궁민의 조합은 매주 이슈가 될 만큼 성공적이다. 결혼 또는 연애하고 싶게 하는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이야기.

달콤한 데이트 같은 결혼

“홍진영이랑 남궁민, 어쩐지 안 어울려 보여서 ‘우결’ 진짜 아무나 캐스팅 하는구나 싶었어. 따분할 것 같고, 둘이 성격 안 맞을 것 같고. 그런데 웬걸? 나도 모르게 한참 보고 있게 되는 거야. 서로 성격 잘 안 맞는다는 커플들이 그 ‘잘 안 맞는 순간’을 처음 깨달았을 때 오가는 표정들이 진짜인거야. 그래, 꼭 진짜 결혼이 아니어도 사람 사이에는 저런 순간이 있으니까. 몰입이라고 하기엔 약하지만 아무튼 그런 공감이 되기 시작하니까 두 사람 에피소드가 계속 궁금해.”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 4를 보는 마음. ‘이미 결혼한’ 선배 A의 때 아닌 우결 예찬이다. 많은 기혼자들은 이미 알고 있을 거다. 결혼이 봄날의 즐거운 데이트마냥 들뜨는 나날들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결혼했어요>는 결혼에 대한 접근을 보다 다각화해 가면서, 결혼이 두 사람의 온갖 사정들이 서로 부딪치고 또 둘에 의해 다시 어루만져지는 참 괜찮은 과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남궁민-홍진영 커플은 결혼 적령기에 있는 30대 커플로 비교적 결혼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진짜 인연이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이 가상 부부라는 이름과 다양한 설정들은 두 사람이 아직 겪어보지 못한 결혼의 신비를 조금씩 알게 해주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남편, 혹은 아내를 찾는 것이 어려운 미션이 되고, TV에서 자주 봤지만 실제로 만나는 것은 처음인 두 사람. 가벼운 게임 같지만 <우리 결혼했어요>의 새 커플 신고식에서 느껴지는 어색함과 낯선 기운은 갓 결혼한 많은 커플들이 느끼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홍진영이 처음 등장했을 때 남궁민이 ‘너무 귀여운 척 하는 거 아니야’ 하고, 홍진영은 또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자상한 척 하는 거 같았다’고 말하잖아. 각본에 의한 거든 정말 그렇게 느꼈든, 그런 교차가 참 절묘했어.”
미혼, 솔로인 친구 B는 이들의 이야기를 볼수록 연애 혹은 결혼이 직접 부딪치지 않고서는 정말 어려운 과제임을 더 깊이 느끼게 돼 웃음만 나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모두 ‘가상 부부’라는 다소 황당한 설정을 ‘에이, 저들의 말과 행동들은 다 짜여진 거겠지’하면서 보지만 막상 그들 ‘가상 부부’들도 갑자기 주어진 상황에 늘 능숙할 수는 없다. ‘내가 만일 이 사람의 남편이라면, 이게 정말 결혼이라면이라는 물음 속에서 흥미진진한 동거가 지속되는 것이다.

결혼

 
이전의 <우리 결혼했어요>가 아이돌 중심의 ‘스타’를 기용해 커플이라는 포맷에 묶어두기는 하되 캐스팅 이슈에 보다 집중해 왔다면 시즌 4의 판은 부부의 감정선을 더 넓혀 짧은 결혼생활일지언정 보다 내밀하게 그 속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부 혹은 연인 사이에서, 아주 조금 또는 굉장히 다른 지점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해 홍진영-남궁민, 유라-홍종현이기에 앞서 얼마 전 결혼해 모든 것에 서툰 연인들의 시점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전의 우결에선 결혼이라는 대전제를 두고 다양한 연예인 커플들이 ‘진짜 만나고 헤어지듯’ 프로그램 속에서 결혼을 했다가 작별했다.
서로의 취미를 확인하고 함께 해보기도 하고 가상 프로포즈 아이디어를 짜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러나 B의 말대로 지나간 ‘우결의 옛스타들’은 다소 비현실적이기도 했다.
“발 씻겨주고 공주님처럼 대해주는 알렉스가 참 멋지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막 부럽진 않았어. 내 남편인 것처럼 대입해 보기도 쉽지가 않고. 오히려 기억에 남고 생각에 잠기게 되는 부분은, 홍종현처럼 완벽한 외모의 남편이 있다고 치자 이거야. 늘 다정하고 배려심 깊지만 너무 과묵해서 조금 답답할 때나 좀 나서줘야 되는데 나서주지 않아서 섭섭할 때 유라한테 이입이 되는 거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실제로 나는 저런 때 어떻게 해왔나, 그런 거.”
달라진 포커스는 이처럼 여성 시청자가 <우리 결혼했어요>의 남편을 부러워하거나 남성 시청자가 예쁜 외모의 부인에 집중하던 단순한 반응들도 바꿔 놓고 있다. 커플들은 서로 만나 같은 미션을 수행하기도 하고 각자의 결혼생활을 비교하기도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출연자들의 독특한 취향과 새로운 면모들이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더 풍부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진짜는 아니지만 알콩달콩한 단면만 내세우지 않으며 은근한 진지함으로 ‘결혼‘을 말하는 “우리, 결혼했어요.” 결혼한 A, 아직인 B, 그 중간쯤인 누군가까지 모두 픽션과 논픽션 사이의 이 멋진 선언을 당분간 각자의 방식으로 흥미진진하게 즐기게 될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