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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캐릭터 열전
'오만과 편견' 캐릭터 열전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12.30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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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드라마

최민수, 손창민의 화려한 귀환

 
최민수가 독특한 캐릭터로, 그답게 돌아왔다. 90년대 잘 나가는 오빠 이미지를 함께 향유했던 손창민도 함께. 새 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범죄자들과 맞서는 의리 있는 검사들의 이야기다. 첫 방송 시청률 11%로 가뿐히 시선을 끈 <오만과 편견>. 중수부, 특수, 공안을 경력의 에이스 부장검사 최민수의 활약이 특히 기대된다.

취재 이윤지 기자 사진 iMBC 제공

MBC 새 월화특별기획 <오만과 편견>은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드라마라서 대단한’ 사람들 대신 ‘루저’들로 구성돼 있다. 나쁜 인간들이 판치는 세상에 죄 없는 사람들을 구제하려 애쓰는 그들의 고군분투는 안쓰럽지만 참 훈훈하다.

배짱 좋은 수사군단이 왔다

<오만과 편견>은 <개와 늑대의 시간>, <무신>을 통해 선 굵은 이야기들을 유려한 연출로 그려냈던 김진민 PD가 메가폰을 잡았고, <학교 2013>으로 현실의 학교 문제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현주 작가가 극본을 맡으며 기대를 모았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에게는 법과 원칙, 사람과 사랑이 무기다. 돈 없고 힘없고 죄 없는 사람들이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애쓰는 검사들의 이야기가 꽤 볼 만하다.
부장 검사 ‘문희만’으로 분하게 된 최민수는 특히 리딩부터 특유의 애드리브를 섞어가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단정하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주로 선보여 왔던 손창민은 허당 백수 ‘정창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느물거리면서도 수사에 있어서는 냉철한 수석 검사 ‘구동치’ 역할을 맡은 최진혁은 수사 관련 장면에서는 날카롭게, 수습 검사 ‘한열무’를 놀릴 때는 유들유들하지만 매력적인 남자의 모습으로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열정이 넘치는 수습 검사 ‘한열무’ 역할을 맡은 백진희 역시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당찬 여 검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첫 회부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진민 PD는 첫 리딩 관련 인터뷰를 통해 탄탄한 대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검찰청과 검찰 식구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드라마인 만큼, 주변 식구들의 이야기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 같다. 배우들 간의 앙상블을 기대하고 있다”며 주,조연 배우들에 대한 신뢰를 표하기도 했다.
최민수의 각오와 당부도 특별하다. 그는 “감독님과 손창민과 다시 만나게 되어 행복하다. 작품에 합류하게 되어 영광이고 고맙다”고 감상을 밝힌 뒤 “검사는 피의자와의 관계에서 속을 내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들었다. (검사들이 주인공인 드라마인 만큼)시청자들을 잘 속일 수 있도록 멋지게 연기하자”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후배 배우들에게 “선배들이 든든하게 길에 있는 돌을 치워줄 테니 여러분의 무대라고 생각하고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 좋은 작품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최민수, 오만하지 않은 카리스마

 
최민수는 기대만큼 색이 짙은 연기를 선보이며 오랜 팬들과 시청자들을 모두 사로잡고 있다. 반말을 쓰다가 존댓말을 쓰기도 하며 독특한 억양으로 상대를 멍하게 만드는 ‘문희만’. 인상 깊은 추임새 ‘그죠?’가 큰 호응을 얻으며 그의 대사체는 화제가 됐다.
문희만은 머리 좋고, 감 좋고, 수단 좋고, 배짱 세고, 능력 탁월한데다 경험까지 많아, 언제나 한 발 멀리 내다보는 능력자 중에 능력자다. 유치하다가도 어른스럽고, 의리를 중시하다가도 쉽게 배신하며, 비굴할 정도로 조직에 충성하다가도 정색하고 정면 공격하는 능구렁이 전략가다. 자신의 허물은 증거를 남기지 않고 남의 약점은 반드시 쥐고 있으며, 밟히지도 쓰러지지도 않는 생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다가 늦은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 개천의 용으로 검사가 되자마자 개천부터 버렸다. 최종 목표는 검찰총장인 야심가다. 최민수가 가진 캐릭터와 대본 그 이상의 자연스러움은 종잡을 수 없는 문희만과 만나 절묘한 시너지를 이룬다. 늘어지는 것 같은 발음으로 구성지게 펼치는 자연스러운 애드리브, 쏘는 듯한 눈빛으로 강인함과 유머러스함을 동시에 분출해내는 입체적 매력은 그가 아니면 감히 구사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보통 직장을 무대로 한 드라마에서 직장 상사는 존경할 만한 ‘멘토’아니면 극한 대립을 만드는 ‘악역’인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오만과 편견>에서 문희만은 현실에 실제로 존재할 법한 양면적 모습을 가진 ‘부장검사‘다. 드라마 초반, 그는 현실과 권력에 순응하고 권위주의적인 부장검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멘토’보다는 주인공들과 대립하는 전형적인 ‘악역 상관’의 모습을 드러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종일관 열무를 구박하고 동치(최진혁 분)를 마뜩치 않은 눈빛으로 보던 문희만도 아무도 없는 부장검사실에서 “이제야 내 새끼 같아요”고 중얼거리며 팀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반전을 선사했다.
MBC와 공동 제작사 측은 “최민수는 자신만의 멋진 리듬을 가진 존재 자체만으로 빛나는 대체불가 배우”라며 “치열한 연구와 고민으로 독창적인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최민수의 열정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희만’과 만난 그들

 
이제 겨우 수습 한 달차인 한열무와 검찰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부장검사 문희만의 관계성은 극 초반부터 빛났다. ‘멘토’가 되어주기는 커녕 ‘로스쿨 출신’이라며 무시하다가도, 검사로서 반짝거리는 감각을 발휘할 때마다 열무가 귀엽고 기특한 듯 바라보며 부장-수습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애정을 보여준 것. 특히 ‘어린이집 사건’에서 이 두 사람의 ‘호흡’은 남달랐다. 열무에게 ‘빨리 불기소 처분하라’며 재촉했지만, 막상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하자 확보한 자료를 몰래 열무의 책상에 놓아두며 사건 해결의 단서를 제공했다. 열무에게 ‘니킥’을 하려 한다거나, ‘족발당수’를 하려는 모습조차 애정 어린 장난으로 보일 만큼 두 사람의 호흡은 극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문희만의 작은 액션 하나하나에도 화들짝 놀라는 열무와 달리, 10년차 수석검사인 동치는 어지간한 상황에 있어서는 익숙한 일인 듯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그만큼 검사로서 열무와의 내공 차이를 드러내는 것. 검찰 조직에 대해 잘 모르고 좌충우돌하는 ‘사회 초년생’ 한열무에 비하면 그에게서는 느긋한 수석다움이 묻어난다. 문희만 역시 윽박지르고 구박하는 열무와 달리 동치에게만은 속내를 조금씩 들키기도 하며,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 사람이다’라며 열무를 챙기는 동치에게 ‘많이 컸네~’라며 견제를 하면서도, 검사로서 동치의 능력을 높이 사며 적절히 ‘밀당’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칼퇴를 생명처럼 여기는 평검사 최우식과 수사관 정혜성(유광미). ‘서울대-사법고시-법무관’으로 정해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이장원에게 하루하루 주어지는 엄청난 양의 사건과 피의자들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 순응하는 성격을 가진 만큼 문희만과 부딪히는 일은 많이 없지만 구동치-한열무와는 또 다른 종류의 호흡을 보여주는 중이다. 열무와 마찬가지로 이제 1년차인 새내기 수사관 강수와 문희만의 조합은 초반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던 상황. 하지만 열무에게 ‘족발당수’ 언급을 하는 동안 뒤에서 조용히 웃다가 문희만에게 들켜 ‘뭘 웃어?’라는 핀잔을 듣는 강수와의 호흡도 무시할 수 없다.
제작발표회에서 김진민 PD는 “남녀 주인공만 남고, 다른 인물들은 사라지는 드라마가 아니다. 모든 캐릭터가 살아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오만과 편견> 속 ‘민생안정팀’의 캐릭터들은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며 문희만을 중심으로 환상의 호흡을 드러내고 있다.
 
<오만과 편견>, 관전 포인트

 
<오만과 편견>의 주 배경이 되는 인천지검의 ‘민생안정팀’은 부장검사 문희만과 수재 수석검사 구동치, 열혈 수습검사 한열무, 엄친아 평검사 이장원에 신입 수사관 강수, 5년차 얼짱 수사관 유광미, 그리고 노련한 베테랑 수사관 유대기로 구성돼 있다.
‘4대악 척결’이라는 거창한 모토를 달고 있지만, 실은 각종 사건사고로 위기를 맞은 검찰 홍보를 위해 급조된 돌연변이 팀인 ‘민생안정팀’은 첫 사건을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춰나간다. 건들거리는 듯 보이지만 일에 있어서는 프로페셔널한 동치 역할을 맡은 최진혁은 그동안 보여줬던 반듯하고 스마트한 이미지에 매력적인 남자의 모습을 더했다.
첫 회에서 수습검사로 인천지검에 처음 출근하는 한열무가 과거 인연을 가진 구동치(최진혁)를 다시 만나고, 자신이 배속된 ‘민생안정팀’에서 일명 ‘바바리맨’과 성추행 사건 피의자 2명을 검거하는 과정까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눈길을 끌었다. 10년차 노련한 수석검사와 갓 로스쿨을 졸업한 수습검사로 만나게 된 동치와 열무의 과거 사연이 베일에 감춰지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본격적인 사건 해결에 나서며 ‘민생안정팀’의 활약에 기대감을 갖게 한 <오만과 편견> 첫 회의 말미에는 과거 만났던 열무를 반가워하는 동치와 달리, 열무는 동치의 책상에서 무언가를 절박하게 찾는 듯한 모습을 보여 궁금증을 자아냈다.
제작 관계자는 “<오만과 편견>은 ‘민생안정팀’을 통해 검사들이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은 물론, 인물들 간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차츰 드러내기 시작하며 흥미를 더해갈 것”이라며 향후 이야기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색다른 검사들의 인연과 연인

<오만과 편견> 속 로맨스는 어떨까. 숨 막히게 바쁜 나날들이지만 그들에게도 특별한 실이 얽혀 있다. 구동치는 어린 나이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고졸 출신 수재 검사다. 자신 휘하의 수습 검사로 오게 된 ‘한열무’를 만나며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전작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통해 로맨틱한 ‘키다리 아저씨’, 다니엘을 연기했던 최진혁은 <오만과 편견>의 구동치를 통해 유들유들한 듯 보여도 자신의 직업에 있어서는 날카로운 천재성을 발휘하는 수석 검사다. 열혈 수습검사, ‘한열무’ 역할에 캐스팅된 백진희는 로스쿨을 통해 검사로 임용돼 ‘기소 천재’로 불리는 구동치의 지도를 받으며 수습 검사로 일하게 된다. ‘수석 검사’와 열혈 ‘수습 검사’로 만나기 5년 전, 두 사람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검사 경력 5년 차 무렵의 구동치와 해맑은 모습의 여대생 한열무의 모습이 그려지며 궁금증은 차차 풀렸다.
과거 열무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던 구동치가 현재 시점에서는 한열무에게 ‘까라면 까야 하는 수습’이라며 놀리는 모습으로 역전된 두 사람의 관계를 드러낸 것. 수석 검사인 구동치에게 “감이 온다”는 말을 건네며 사건에 직관적으로 접근하려 하는 수습 검사 한열무의 모습과 그런 한열무를 비웃는 구동치의 모습은 이들의 앞날을 점점 더 기대하게 만든다.
정년퇴직을 앞둔 베테랑 수사관 유대기를 보자면, 극의 무게를 묵직하게 잡고 있는 또 하나의 축이라 할 수 있다. 검찰 밥 먹은 지 30년, 정년퇴임 1년 남은 베테랑 수사관인 그는 검찰은 하늘이요, 검사는 하느님이며, 눈치는 백단에, 인맥은 문어발이다. 호적 나이만 예순일 뿐 실제는 그보다 훨씬 많아 체력도 딸리고 눈도 침침한 와중에 최근엔 기억력마저 깜빡 거려 고민이다. 남은 일 년, 병장 말년처럼 지내다 퇴임하는 것이 꿈이었으나, 민생안정팀으로 발령이 나면서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손창민이 맡은 ‘개개평’ 백수 정창기의 히스토리 역시 재미있다. 도박장에서 개평 뜯고 살던 인생이라 개평이라 불렸으나, 하는 짓이 개차반이라 요즘은 개개평으로 불린다. 언제나 빈털터린데도 아는 형님이 많고, 사업 자금이랍시고 큰돈도 잘 끌어들이지만 반드시 도박으로 날려먹는 바람에 매일 도망 다니고 툭하면 맞고, 뻑 하면 무릎 꿇고 비는 게 일상인 사람. 스마트해 보이는 외모와 어우러지기 힘들 듯 보이지만 손창민의 내공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색다른 모습을 위해 체중 감량과 헤어 스타일 파격 변신까지 마다하지 않고 정창기란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고 있다.
극 초반을 막 벗어난 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기획의도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내놓았다.

언젠가부터, 돈을 위해서라면 사람 목숨 따위는 쉽게 나 몰라라 해버렸고,
힘 앞에서는 원칙과 정의를 버리는 것이 당연하다 믿었다.
이기는 것이 옳은 것이고, 타인은 적일 뿐이며, 냉정함이 미덕이요,
측은지심은 오지랖이고 빼앗는 것은 능력이요, 빼앗기는 것은 무능이라 치부했다.
습관처럼 오만했고 편견에 환호했다.
…중략…

그렇다고 뭘 어쩌겠는가.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르겠고, 분노할 기운도 슬퍼할 시간도 없는 것을.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하고 누웠다가 문득 생각한다.

‘오만과 편견’은 이 같은 철학과 맥락에서 나온 제목이다. 수사물의 전개에서 느껴지는 속도와 감춰진 것들을 캐내는 흥미 속에서 ‘우리의 오늘’을 생각하는 이 드라마의 저변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면 20회까지의 여정은 보다 뜻깊은 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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