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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헬로 이방인> 유호철 PD-외국인들의 리얼 라이프를 말한다
MBC<헬로 이방인> 유호철 PD-외국인들의 리얼 라이프를 말한다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12.30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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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방극장을 점령한 스타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그들이 바로 외국인이라는 것.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스러운 외국인들의 활약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는 요즘이다. 바야흐로 외국인 스타들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그 여세의 가운데 이제 단 몇 회만 방송됐을 뿐인데, 벌써부터 이른바 ‘뜨고 있는’ MBC<헬로 이방인>의 유호철 피디를 만났다.

취재 서효정 | 사진 맹석호

올해 초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3.1%가 외국인 주민이라고 한다. 사실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과거만 해도 외국인이라고 하면 이질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 외국인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웃이고, 친구가 될 수 있을 만큼 일상 가까이에 있다.
말 그대로 ‘더불어 사는 사회’가 실현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들과의 소통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점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방송 프로그램 역시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의 어우러짐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공감과 이해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고 있다.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공중파와 종편 할 것 없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MBC<헬로 이방인>에 눈길이 가는 이유가 있다.
닫힌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외국인들의 토크가 아닌, 외부로 나가서 한국 문화를 직접 부딪혀 체험하고 이해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담아내며 재미와 감동, 의미까지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후 정규편성이 되고는 고작 한 달 남짓 방송이 됐을 뿐인데, 벌써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을 보면 시청자들에게도 그 특별함이 잘 전달되고 있는 듯하다. <헬로 이방인>은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꽤 오래 전부터 동시간대에 터줏대감으로 두터운 시청 층을 확보하고 있는 타 방송사 프로그램을 턱밑까지 추격 중이다. 그것도 단 몇 회 만에 말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유호철 피디는 “아직은 인기라고 표현하기에 섣부른 감이 있다”며 겸손함을 표했지만 <헬로 이방인>은 사실상 이미 대세의 반열에 올랐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조합

 
매주 목요일 저녁 11시 15분에 방송되는 MBC<헬로 이방인>은 외국인 청춘남녀들이 한국인 대표 김광규와 1박 2일을 함께 보내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출연자로는 요즘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섭외 1순위로 꼽힌다는 강남을 비롯해서 줄리엔 강, 후지이 미나 등 우리에게 얼굴이 잘 알려진 외국인 스타들을 필두로 데이브, 조이, 레이, 존, 프랭크, 아미라 등 신선한 캐릭터의 일반인 외국인들이 출연해 프로그램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실 그동안은 외국인이 방송에 출연을 하면 메인 역할보다는 감초 역할이 많았잖아요. 많은 한국인들 출연자 사이에서 유일하게 혹은 1~2명 정도의 외국인이 좌충우돌하는 캐릭터로 나오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어느 순간 샘 해밍턴이라는 친구가 혜성같이 등장했죠(웃음).
<진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이 스튜디오를 벗어나 몸으로 부딪히고 웃기는, 정말 리얼하고 색다른 유쾌함이 나타나기 시작한 거예요. 그 뒤를 이어 헨리가 주목받았고, 또 샘 해밍턴과 헨리와는 정 반대의 캐릭터인 파비앙 같은 친구들까지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외국인들도 통하는 시대가 왔음을 확신했죠. 외국인들이 서브가 되는 것이 아닌 주축이 되는, 진짜 그들이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고 한 것이 <헬로 이방인>의 시작입니다.”
일부러 연출하지 않아도 뭔가 서투르고 우스꽝스러운 쪽이 샘 해밍턴의 캐릭터라면 외국인이 너무 한국 사람 같고 진지해서 놀라운 쪽이 바로 파비앙의 캐릭터다. 이 두 캐릭터를 함께 붙여놨을 때 그 상반된 매력이 더욱 배가될 것이라는 것이 유 피디의 생각이었고, 실제로 <헬로 이방인>에는 샘 해밍턴 캐릭터와 파비앙의 캐릭터가 적절히 섞여 있다.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MC 역할을 맡은 후 정규방송이 된 후에도 계속해서 출연하고 있는 김광규의 역할은 한국인 대표다. 그는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이라는 그만의 매력이자 무기를 갖고 삼촌처럼, 아빠처럼 나이가 어린 외국인들을 잘 아우르고 있다.
지난 5회 방송에서는 광희가 게스트MC 형태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앞으로도 자연스럽게 멤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농후하다. 아무래도 출연자가 많다 보니 여행지나 일정에 따라 스케줄이 맞지 않을 염려도 있고, 외국인이다 보니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번 녹화 때마다 새로운 피를 수혈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여러 외국인 친구들과 미팅을 하고 있죠.”
유 피디가 비밀리에(?) 알려준 정보에 의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이지만 거주지가 영국인 미모의 젊은 여성이 출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제작진과 화상 채팅으로 미팅을 했는데, 인형같이 예쁜 외모에 한국어를 너무도 능숙하게 구사하는 점이 인상적인 여성이란다.
재밌는 점은 그녀는 실제로 한국에는 와본 적도 없고, 한국어를 전공한 것도 아니라는 것. 순전히 남자친구가 한국인이라 한국어를 자연스레 익혔다는 귀여운 아가씨다.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한국인 남자친구는 현재 한국으로 들어와 군 입대를 했고, 그녀는 흔히 말하는 고무신이기도 했다.
출연이 최종적으로 성사가 될지, 또 언제부터 방송을 타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앞으로도 이와 같이 흥미로운 사연이 있는 외국인들의 등장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일상의 자연스러움이 곧 경쟁력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늘 주변으로부터 시샘(?)을 받듯이 <헬로 이방인> 역시 초창기 일각에서는 타 방송사의 연예인들 합숙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과 포맷이 유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자세히 알고 보면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데도 말이다. 지난 1회부터 3회까지 멤버 소개 등의 워밍업 스토리를 위해 게스트하우스 편이 방송됐던 것이 잠깐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5회 방송부터는 색깔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첫 회에는 이 친구들이 다 일반인이니까 모여 살아서 자기들이 누구인지,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잠시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을 이용한 거죠. 사실 우리 프로그램의 본론은 외국인 친구들이 함께 한국을 직접 경험하는 거예요. 때론 그것이 여행이 될 수도 있고, 체험이 될 수도 있겠죠. 일례로 얼마 전에 7~8회 녹화를 어제 마쳤는데,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 집에서 조를 나눠서 홈스테이를 했어요. 지금까지 방송된 외국인 출연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포맷이죠.”
JTBC <비정상회담>과의 비교도 빼놓을 수 없는 지적인데, 사실 이와 관련해서는 말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비정상회담>의 시작이 먼저였고, <헬로 이방인>이 후발주자다 보니 <비정상회담>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참 많이 받기도 했다.
사연을 읊자면 실제로 <헬로 이방인>은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을 방송을 위해 이미 늦은 봄부터 작가와 기획을 준비하던 차였는데, 때마침 <비정상회담>이 첫 방송을 시작했던 것이다.
“발명이라는 것도 1시간 차이로 누가 원조인지 결정이 되듯이, 어쩌면 저희로서는 선방을 뺏긴 셈이 됐죠(웃음). 그리고 그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그저 그랬으면 그냥 좀 당황하고 말았을 건데, 잘나가니까 신경이 쓰였던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그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출연자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됐던 건 분명한 것 같아요. 그쪽에서 시장을 잘 개척해서 우리는 편하게 무임승차해서 가는, 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도 있어요.”
외국인들의 출연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들의 캐릭터나 프로그램의 포맷은 <비정상회담>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유 피디의 설명이다.
<비정상회담>은 각국의 파비앙을 모아놓은 프로그램으로 한국말의 능숙한 구사는 물론 우스꽝스러움과는 거리가 있는 자기 주관이 뚜렷한 외국인들이 등장하지만, <헬로 이방인>은 우스꽝스러움과 진지함이 동시에 존재한다.
또한 <비정상회담>은 실내 스튜디오에서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출연자들의 일상을 잘 보여줄 수는 없다는 특징이 있는데, <헬로 이방인>은 1박 2일 야외촬영을 통해 출연자들의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다는 것이 차별화된다.
“우리 프로그램 같은 경우 한국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실제로 한국인들을 부딪치기 때문에, 서로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돌방상황 같은 것이 자주 생긴다는 묘미가 있어요. 물론 주어진 상황만 있고, 딱히 별도로 대본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녹화를 할 때마다 녹화 테이프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나와서 제작진들은 조금 힘이 들지만요(웃음). 보통 10시간 정도 찍으면 1시간 분량이 나올까 말까예요.”

무궁무진한 앞으로의 이야기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이는 ‘예능 대세’ 강남이다. 친화력이 엄청나게 좋은 실제 그의 성격 때문에 강남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핫한 스타가 되었다. 강남 이야기가 나오자 유 피디의 칭찬세례가 이어진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실제 모습이 거의 같은 친구예요. 사실 방송을 하다보면 카메라가 켜졌을 때와 꺼졌을 때가 다른 분들이 종종 있는데, 강남은 늘 그렇게 해맑고 밝아요. 최근에 7~8회 촬영을 위해 강원도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손자처럼 친근하게 굴더라고요. 그 친구가 그래요. 워낙에 싹싹하고 살가워서 주위 사람들을 기분좋게 해주는 친구죠. 출연자 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제작진하고 수시로 카톡을 주고받아요. 시청률이 오르면 되게 좋아하면서 저한테 카톡 보내고 그래요. 물론 한글맞춤법은 아직 많이 틀리지만(웃음).”
얼마 전 주사 해프닝으로 본의 아니게 ‘정리엔 강’이라는 별명이 생긴 줄리엔 강 역시 주목받는 출연자 중 한 명이다. 분명 잘못이 있었지만 나름의 자숙의 시간을 거쳤고, 방송을 통해 본인 스스로도 금주를 결심하며 반성하는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다.
김광규와 후지이 미나 등 출연자와의 친분으로 흔쾌히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는 그는 새로운 각오로 전보다 더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다는 후일담이다.
이밖에 일본인 스타 후지이 미나, 중국미녀 레이, 서울대에 재학 중인 리비아 엘리트 아미라 등 출연진들이 앞으로 만들어갈 재미와 감동이 더해진,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기대된다.
“평소 제 좌우명이 ‘최선을 다하되 기대는 낮춘다’예요. 여러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열심히 촬영하고 있고,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기다리고 있으니 꾸준히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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