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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미국대사가 전하는 소소한 일상
리퍼트 미국대사가 전하는 소소한 일상
  • 권지혜 기자
  • 승인 2015.01.26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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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대사는 부임하고 2주 뒤인 11월 14일 ‘리퍼트 가족의 한국 이야기 (lippertsinkorea.blogspot.com)’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오픈과 동시에 첫 글을 게시했다. ‘치맥’ ‘돼지불고기와 두부찌개’ 등의 한국 요리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그의 블로그가 요즘 핫하다. 화제의 리퍼트 대사 블로그를 퀸이 들여다보았다.

취재_ 권지혜 기자 사진_ 서울신문, 리퍼트 대사 블로그

“외교관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옆집 외국인 아저씨 같은 친근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제 널리 퍼질 대로 퍼져 더 이상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들어 연예인을 비롯해 정치인, 기업가, 작가 등등 많은 공인들이 SNS를 통해 팬, 국민, 독자들과 소통한다.
많은 정치인들의 경우 이러한 SNS를 사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대부분 직책에 상응하는 내용을 올리는 게시판 같은 유형이 많다. 그러나 ‘누구보다 SNS를 올바로 사용하는 예’가 있다. 바로 지난 10월 30일 새로 부임한 마흔한 살의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 마크 W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이다.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많은 한국인에게 알려지고 호응을 얻은 이유도 바로 이 SNS 덕분이다.

리퍼트 대사도 인정한 야구장 별미 ‘치맥’

그의 첫 블로그 게시물은 서울에서 보낸 알찬 첫 주를 담고 있다. 그는 일주일간 많은 인사들을 만난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면서 주말에 운 좋게 관람한 야구경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리퍼트 대사가 본 경기는 삼성 라이온즈 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한국 시리즈 경기였다. 한 해 동안 치러지는 한국 야구 경기 중 가장 하이라이트 격인 경기를 관람한 셈이다.
리퍼트 대사는 경기 수준과 선수들의 경기력에 감탄했다. 또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 한국 야구팬들의 집중력과 열정, 그리고 신나는 응원 현장도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한국의 야구장 문화 중 하나인 ‘치맥’ 역시 빼놓지 않고 섭렵했다. 닭강정에 생맥주. 그야말로 리퍼트 대사의 첫 한국 야구 경기 관람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리퍼트 대사 부부의 서울 맛 기행

한국 음식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대사 부부는 특히 한국식 바비큐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미 여러 번 먹어봤음에도 여전히 고기 굽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다음 번에는 더 잘 구워봐야겠다고 말하는 리퍼트 대사가 조금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리퍼트 대사는 맛있게 먹은 후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올리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의 점심식사 역시 소소한 일상 중 하나이다. ‘건강하고 맛있는 점심 : 돼지 불고기와 두부찌개’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에서 볼 수 있듯이 대사관 직원과 두 명의 한국 인턴이 함께한 점심시간은 대사의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다.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두 인턴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여행이나 공부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친근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음식에 대한 포스팅을 할 때는 역시 사진이 빠질 수 없다. 대사는 사진은 물론 동영상까지 촬영하여 블로그에 게시했다. 파워 블로거의 자질이 보이는 대목이다. 매콤한 음식을 좋아한다는 리퍼트 대사는 아주 맛이 일품이었다고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의 행복감이 글에서도 느껴진다.
리퍼트 대사는 ‘2014 서울 김장 문화제’에 참여하기도 했다. 직접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김치를 담그는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도 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대사는 김치를 담그면서 먹어보고 싶은 것을 참느라 혼났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리퍼트 부부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하비브 하우스(대사관저)를 꾸몄다. 블로그에서 새롭게 알 수 있는 사실은 주한 미국 대사관저가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어졌다는 것이었다. 리퍼트 대사가 올려준 사진에 담겨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전통 한옥 집은 분위기가 색다르다. 관저 앞을 지키고 있는 무서운 인상의 해태에도 트리 장식을 걸어주었는데,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 해태가 조금 귀엽게 느껴진다.
작년에 달았던 트리 장식 팝콘을 애완견 그릭스비가 먹어버렸다는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어 올해는 그릭스비가 닿을 수 없는 곳에 달았다고 한다.
또한 평소 산책을 좋아하는 리퍼트 대사 부부는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서울시청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찍은 사진도 올려주었다.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아이처럼 웃는 리퍼트 대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리퍼트 대사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에 달리는 댓글마다 답글을 달고 있다. “스케줄이 되는 대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여러분이 써주신 글을 읽어보는 것이 저한테는 좋은 연습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제안도 정말 감사합니다. 저와 로빈, 그릭스비 모두가 여러분과 앞으로 더 많이 소통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많은 댓글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에 오게 되어 정말 설렌다”며, “여러분께서 추천해주실 만한 한국 음식이나 가볼 만한 좋은 장소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맛있는 음식도 먹고, 멋진 스포츠 경기도 관람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뭐든지 많이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한국사회와 교류할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했다.
이러한 리퍼트 미국대사의 SNS 외교의 기술, 한번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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