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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알차게 보내는 법
초등 1학년 알차게 보내는 법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5.01.26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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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알려주는 노하우

 

이제 곧 초등학교 입학 시즌이 다가온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되면 초보 학부모들은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터. 한글은 어느 정도 익히고 가야 하는지, 선행학습은 어느 정도 되어 있어야 하는지, 학교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어떤 생활습관과 준비가 필요한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하지 않은 점이 없다. 20년 차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10년 넘게 초등 저학년만 지도해온 전문가가 설명하는 초등 입학 준비 노하우에 대해 들어보자.

취재 서효정 | 사진 매거진플러스 | 자료제공 ‘선생님이 꼼꼼하게 알려주는 초등1학년 365일’(위즈덤하우스 예담friend) | 도움말 이현진 교사

한 소비자 단체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시기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몇 개월 앞둔 시점이라고 한다. 긴 학교생활의 첫 단추이자 시작이 되는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많은 부모들이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는 감정을 느낀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초등학교에서 20여 년간 아이들을 가르쳐온 이현진 교사는 이 시기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시작하는 첫걸음이 되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어느 때보다 부모의 올바른 훈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비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을 추려 이현진 교사가 답했다.

Q 학교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한 생활습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A 학교에 입학하기 전 두 달 정도는 학교 시간표에 따라 생활하는 것이 좋다. 식탁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어제의 반성과 하루의 계획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아침 시간을 여유 있게 보내는 방법도 바람직하다. 사실 지각하는 아이들을 보면 아이가 게으름을 피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부모가 늦잠을 자고 허둥지둥 아침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등교 시간을 9시로 조정하는 방안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현재 등교 시간은 아침 8시 40분 정도다. 1교시는 학교마다 약간 다른데 보통 9시에서 9시 20분 사이에 시작해 12시 10분에서 12시 30분 사이에 4교시 수업이 끝난다.
화장실을 규칙적으로 가는 습관과 청결한 생활을 하는 습관을 미리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초등학교 1학년의 아이의 경우 학교에서 종종 배설 장애로 곤란을 겪는 아이들이 있는데, 입학 전에 미리 배변 습관을 잘 들여야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할 수 있다. 먼저 소변은 1시간 정도는 참을 수 있도록 집에서부터 연습을 시키는 것이 좋고, 대변은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한 번의 실수로 6년 내내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결한 생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도 옷이 더럽다는 것, 냄새가 난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잘 씻지 않거나 옷을 자주 갈아  입지 않는 아이는 냄새가 난다며 아이들이 함께 놀기를 꺼려한다. 옷이 유명 브랜드인지, 화려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단정하고 깨끗하느냐가 문제다. 아이들이 스스로 씻고, 혼자서도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자.
이밖에 다른 사람에 대한 예절 지키기, 안전하게 생활하기, 자기 물건은 스스로 정리정돈하게 하기, 어려운 일을 스스로 해결해보기 등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습관은 입학 전에 반드시 들이도록 하자.

Q 한글은 떼고 입학을 해야 할까? 수학은 어느 정도로 선행학습 되어야 하는지?

A 반드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략 학교에서 요구하는 한글 해득 수준은 동화책을 천천히 읽을 줄 알고 소리 나는 대로 쓰더라도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글자답게 쓸 수 있으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짧게라도 구성해서 말할 줄 아는 정도면 된다.
이것은 평균적인 수준을 말하는 것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능숙하거나 훨씬 못 미치는 아이들이 많은데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평균적인 수준으로 가르치며 게임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약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이 달성해야 할 수준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에 아이가 한글을 잘 읽거나 쓰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학도 미리 많이 준비하고 올 필요는 없다. 아이들이 1학년에 들어와서 배우는 수학 내용은 숫자부터 시작되는데, 한 학기 내내 10이 되는 더하기와 빼기, 여러 가지 모양과 규칙, 50까지의 수와 덧셈, 뺄셈을 배운다. 따라서 숫자를 50까지 읽고 쓸 수 있으며, 생활에서 말하는 물건들의 단위를 알고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Q 유치원 생활에 익숙했기에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할 경우,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A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불안감, 낯설고 엄한 선생님에 대한 거리감, 교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화장실 등이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가 왜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명확히 알아보자. 그리고 해결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서 아이를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적응력은 생각보다 빠르기 때문에 차분한 설명으로 아이를 설득할 수 있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아이가 달라진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입학 전부터 학교에 아이를 미리 데리고 가서 교실이나 운동장, 화장실 등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도 입학한 지 4주 이상 아이가 등교를 거부한다면 선생님이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도록 하자.

Q 친구들과 잘 지낼지 걱정이 되는데, 혹여나 따돌림을 당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A 1학년 생활은 초등학교 6년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또래 친구들과 사귀는 방법을 배우고 선생님의 사랑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는 법을 배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사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는 얘기다. 무난하게 잘 지내면 좋지만 사실 한 반에 꼭 한두 명씩은 자신이 ‘왕따’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대한 얘기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면 아이의 반응과 행동을 살피도록 하자. 그리고 주위 친구들을 만나 학교생활에 대해 물어보거나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것도 좋다. 그래서 따돌리는 아이를 초대해 같이 놀게 하면서 사랑을 보여주면 대부분은 쉽게 해결이 된다. 따돌리는 아이를 꾸중하면 오히려 더 적대감이 생길 수 있으니 장점을 칭찬해주는 방법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Q 학습지나 문제집으로 교과공부를 예습하는 것이 좋을까?

A 사실 학습지나 문제집으로 예습을 하면 초등학교 1학년들 특유의 창의적인 해답과 여러 가지 해결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채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게 된다는 점에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문제집이나 학습지를 시키고 싶다면 아이의 특징을 고려한 뒤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따라가는 아이라면 창의력 향상 프로그램 위주로, 교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교과 중심의 위주로 고르도록 한다.

Q 초등학교 1학년 첫 방학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A 방학은 1학기 동안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기간이면서 학습 면에서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 2학기 수업에 대한 이해와 준비를 위해서 견학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빠른 시간 안에 올바르게 변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보상과 강화의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스티커 모으기, 간식 고르기, 책 구입하기 등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적절한 보상을 잘 활용한다면 아이들의 행동을 더욱 더 쉽게 바꿔갈 수 있다.

Q 영어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A 1학년은 아직 국어 발음도 어눌한 때이다. 아이가 한글을 완전히 깨치고 모든 과목에서의 이해도가 뛰어나다면 영어도 욕심을 부려볼 만하다. 그러다 국어와 다른 과목을 잘 못하기 때문에 영어라도 가르치겠다고 접근하는 방식은 아이를 더 망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이 영어로 말하는 것을 부러워한다든지 관심을 가질 때 배우게 해도 늦지 않는다. 더욱이 2, 3학년 때가 되어 영어를 시작하면 국어 실력 덕분에 영어 실력도 쑥쑥 향상된다. 한글을 먼저 제대로 구사할 줄 알면 영어를 배우는 것도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1학년 때에는 영어에 대한 낯선 느낌을 없애주기 위해 가정에서 영어 노래와 동화를 많이 들려주고 보여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Q 2학년 국어와 수학 공부를 미리 해두어야 할까?

A 2학년을 준비하는 시기인 1학년 겨울방학에는 아이가 국어 과목 중 말하기, 읽기, 쓰기 중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주의 깊게 관찰한 뒤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도록 하자. 동화책을 활용해 책의 내용을 큰 소리로 읽고 주인공의 행동과 글의 줄거리를 부모에게 이야기한 후에 그 내용을 글로 옮겨 적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소리로 글을 읽을 때는 등장인물이 실제로 말하는 것처럼, 연극을 하듯이 읽게 하는 것이 좋다.
수학의 경우에는 2학년 수학을 미리 공부하기보다는 1학년 과정을 충분히 알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이렇게 복습하면서 아이가 1학년 수학 내용을 충분히 아는 것 같으면 그때쯤 2학년 과정을 대략 살펴보게 하자. 미리 너무 많이 알아두면 수업시간에 흥미를 잃을지도 모르니 주의하도록 하자.

<TIP-입학 전 꼭 준비해야 할 학용품과 일상용품>

가방
사립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교복을 입고 책가방도 정해진 것을 구입하여 사용하지만, 공립 초등학교의 경우 가방을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 이때 모양이 예쁘다고 해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들고 다니기에 너무 지퍼가 많거나 장식품이 화려한 가방은 피하도록 하자. 또 가방의 크기는 3학년까지만 들고 다닌다는 생각으로 아이의 체격에 맞는 것을 골라주자. 너무 튼튼한 것은 무거워서 아이들의 등과 허리에 무리를 가게 하므로 체중의 10%이하의 무게 정도가 좋다.

신발
복잡하게 끈을 매는 운동화보다 간편하고 신고 벗을 수 있는 신발이 유용하다. 활동하기에 불편한 신발로 인해 아이들의 걸음걸이와 뛰는 모습이 이상해질 수 있다.
실내화: 실내화를 슬리퍼처럼 질질 끌고 다니면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 발에 꼭 맞는 것이 좋다.
신발주머니: 학교에 따라 복도에 신발장을 마련해두어 실내화와 신발을 그곳에서 바꿔 신도록 하는 곳도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실내화를 넣을 정도의 크기보다는 평소에 신는 운동화나 구두 크기에 맞는 신발주머니를 골라주도록 하자.

우산
4월쯤 되면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진다. 우산은 투명하고 안전하며 가벼운 것이 좋다. 우산 꼭지가 둥글고 사방에 둥근 플라스틱 보호대가 끼워져 있는 것이 안전하다.

덧소매와 앞치마
여러 형태의 학습을 접하게 되는 1학년 교육과정의 특성상 덧소매와 앞치마는 꼭 필요하다. 천으로 된 것보다는 물이 묻어도 괜찮도록 비닐로 된 것이 좋다.

도움말_ 이현진 교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해온 지 20여 년이 됐다. 현재는 서울 영화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학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새내기 초등 교사를 위한 학급 경영 길라잡이’, ‘방학을 잘 보내야 다음 학기가 달라진다’, ‘저학년 학급경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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