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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순 홍익대학교 문화예술평생교육원장, 평생학습이 중요한 이유
이한순 홍익대학교 문화예술평생교육원장, 평생학습이 중요한 이유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5.01.26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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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직업이 다섯 번은 바뀌는 시대. 변화에 대해 개방적이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만 행복한 삶을 가꿀 수 있다. 최근 대학 평생교육원이 성인들의 재교육의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설 기관과는 달리 교육비가 저렴한 것은 물론 대학의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전문가를 길러내고 있다. 홍익대 교수이자 홍익대 문화예술평생교육원장인 이한순 교수는 평생학습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취재_ 이시종 기자 사진_ 양우영 기자

“정규교육과정 시기를 놓친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줘, 전문가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

취업하기가 바늘구멍 뚫는 것만큼 어려워졌고, 평생직장의 개념도 무너졌다. 10년 내에 현재 직업의 절반이 사라진다는 말도 들린다. 이처럼 급격한 사회의 변화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있다.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뿐만 아니라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능력까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평생교육은 개인이나 집단을 학습자의 평생에 걸쳐 가르치는 활동을 의미한다. ‘평생교육’이 교육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한 것은 1970년의 유네스코 교육정책문서에서부터다. 교육은 학교교육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학교교육이 교육의 핵심도 표준도 아니라는 인식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평생에 걸쳐서 교육을 받는 것이 현대사회의 특징이며, 평생 동안 받는 교육은 그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평생교육원은 정규교육이 다 포용할 수 없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서 큰 의미가 있겠다. 홍익대학교 교수이자 홍익대학교 문화예술평생교육원장인 이한순 교수를 만나 평생교육의 의미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2의 인생 ‘노크’ 하면 열린다

현대교육은 국민교육에 최대의 목표를 두어왔으므로, 교육에서의 주체는 교사, 학교, 국가 또는 사회 등 교육실시자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학습자는 교육의 대상으로만 인식됐다. 만약 이러한 관점이 계속 견지된다면 평생교육 시대에는 모든 사람이 평생토록 타율적 교육의 굴레에 갇히게 됨을 의미한다. 교육의 수동적 대상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평생학습론은 개개인이 주체적 학습자로서 평생에 걸친 학습생활을 주체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새 시대의 교육제도라고 주장하는 관점이다. 평생학습론은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활동에 있어서 학습자를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학습자의 입장에서 평생에 걸친 교육의 문제를 다루려는 입장이며, 교육자 본위의 기존 교육학을 비판하고 학습자 본위의 새로운 교육학을 추구하는 대안적 이론이다.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평생교육원은 학교중심의 교육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한순 원장은 평생교육원의 존재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대학교육은 정규교육 과정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자신만의 전공을 추구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죠. 특정 세대를 교육시키고, 현장이나 기업, 아니면 학자로 키워가는 목적으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짜서 짜여진 시스템으로 교육하는 것이죠. 반면 평생교육원의 교육은 각각의 이유로 정규 교육과정 시기를 놓친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죠. 대학과정과 가장 커다란 차이는 대학과정은 짜여진 시스템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라면, 평생교육원 과정은 자신의 관심에 따라 커리큘럼을 자유롭게 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생교육원에는 가정주부, 은퇴자, 청년구직자, 재직자를 막론하고 제2, 제2의 일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대학 평생교육원의 역할과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각 대학마다 대학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세분화, 특성화된 전문 강좌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미술, 예술 분야로 특화, ‘미술전문인’ 양성 

홍익대학교 문화예술평생교육원은 홍익대학교가 미술 분야에 특화된 만큼 이런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타 교육기관과는 차별화된 커리큘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986년 미술교육원으로 문을 연 이곳은 1990년대 들어서 미술디자인교육원으로, 최근에는 문화예술평생교육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문화예술평생교육원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다른 곳의 평생교육원을 많이 조사했어요. 학교들은 그 대학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많이 살려 놓았더군요. 서울대는 인문, 경영 중심, 건국대는 부동산, 노후 복지 등 대학마다 특화 되어 있는 전공들을 중심으로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미술 하면 홍익대라고 할 정도로 홍대의 미술교육은 특화돼 있어요.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상황이 변하고 있어서 굳이 미술 분야에만 국한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한 거죠. 미술이 문화나 예술 분야에 속하기 때문에 범위를 넓히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새로운 과정들이 개강됐고, 지금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정체성이 바뀌었다기보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서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듯해요.”
새로운 과정이란 지금까지 교육원이 미술 실기 위주로 교육이 진행됐는데, 이론 분야를 개발한 것이다. 특히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중점을 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과목들을 선정했다.
“대부분의 평생교육원들이 대중의 눈높이 맞추기에 고심하는데 이번 신설 과목들은 학문적 시각에서의 접근이 아닌 미술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도 배울 수 있는 현장과 실생활이 연관되어 있는 강좌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어요. 이른바 ‘생활 밀착형’ 커리큘럼이죠. 지금까지 미술관련 프로그램이 미술애호가, 미술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이 많았다면 이제는 미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들도 수강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교수가 말하는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이란 다음과 같다. ‘유럽여행을 위한 서양 예술사’란 과목이 있다. 미술과 관계없는 사람들도 유럽여행을 많이 간다. 유럽 여행의 백미는 역사와 문화와 예술을 아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런 내용들을 배운다면 유럽여행이 더욱 재밌고 유익할 것이다. 이 원장은 홍대 문화예술평생교육원의 가장 큰 장점을 우수한 교수진이라고 꼽았다.
“홍대는 워낙 교수진들의 수준이 높아요. 전임교수, 겸임교수, 강사 등 해당 분야의 박사들이기 때문에 수업의 질은 보장됩니다. 그들이 직접 신경 서 만든 계획서들을 강좌 개강 한참 전부터 검토하고 수정해 우리의 취지에 맞게 강좌를 개설하고 있어요. 그래서 비싼 강의와 무료강의 사이를 공략해 질은 고급 강의 수순, 수강료는 저렴하게 맞췄습니다.”

약 4만명 수료생 배출, 전문 작가들도 200여 명 활동

지금까지 약 4만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는데, 전문작가로 활동하는 수료생도 어림잡아 200명가량 된다. 기회를 잃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 전문가의 길을 간다는 것을 봤을 때 이곳의 성과는 작지 않다. 학점은행제도 운영하며 학위를 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학점은행제로 개설된 과목을 이수하면 학위를 받을 수 있어요. 학점관리가 굉장히 철저해요. 학부 수업과 똑같이 운영됩니다. 시험도 보고 출석도 보고요. 이것이 학부 때 수업을 받은 것으로 인정이 되는 것이니까요. 특정 학점을 이수하면 학사자격을 받을 수 있고, 대학원에 진학이 가능하죠.”
이 원장은 평생교육원의 강좌들이 단순히 취미생활을 즐기는데 국한되지 않고,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좌들을 많이 개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2학기 때 처음 만든 준학예사 시험 대비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준학예사 시험은 혼자 준비하기에는 어려운 시험이에요. 여러 과목들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사회인으로서 자기발전과 자기계발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평생교육원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원장에게 혹시 교육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 나라 중 롤모델로 벤치 마킹 한 곳이 있는지 물었다. 이 원장은 “전체적인 교육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평생교육원이라는 것이 결국 대학교육과 연계돼 있고, 맞물려 있어요. 유럽권 나라들과는 교육구조 자체가 다르죠. 우리나라 대학 입시제도는 입시 시험을 통해서 한 대학을 들어가면 그것이 평생 결정돼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채널을 뚫으려는 것이죠. 그런데 유럽의 경우 정규교육의 채널이 매우 다양하고, 우리나라처럼 입시에 좌우되는 경우가 아니에요. 우리처럼 대학을 나와야 사회에서 대우받는다는 인식도 없고요. 그러니까 만일 정규과정의 기회를 놓쳤다하더라도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유럽의 평생교육은 문화적인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프로그램이 많죠. 유럽에서는 ‘오픈 유니버시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 용어도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원장은 앞으로 은퇴 이후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과정을 여러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쁘게 살다보니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사람들에게 삶의 질을 높이고 풍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그 기초를 평생교육원이 마련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사회적인 유대관계가 중시되고 있는 만큼 가족, 학교, 사회에 중요한 인성교육을 문화예술과 연계해서 강좌를 개설하는 것도 작업 중이다.
“예전에는 단순한 취미나 교양 쌓기로 평생교육원을 접근했다면, 최근에는 제2의 직업을 찾거나 진로를 개척하려는 목적으로 찾는 분들이 많아요. 다채로운 강좌를 열어 모든 욕구에 맞는 강좌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에요. 평생교육의 취지가 대중에게 기여하고 봉사한다는 취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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