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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언브로큰'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언브로큰'
  • 권지혜 기자
  • 승인 2015.01.27 2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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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토크

 
죽음의 문턱에서도 깨지지 않는 삶의 희망

날이 추워졌다. 뜨거운 것이 필요할 때다. 초호화 제작진과 함께한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신작 <언브로큰>에 주목하자. 블록버스터 급의 액션은 당신을 흥분시킬 것이며, 감동적인 내용은 당신의 가슴을 따뜻하게 할 것이다. 안젤리나 졸리가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연출을 맡은 것도 관전 포인트다.

사진_UPI코리아 제공

19세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 47일간의 태평양 표류, 850일간의 전쟁포로. 1940년 대 미국의 영웅이었던 ‘루이 잠페리니’의 실화를 다룬 동명의 원작 소설은 117주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끌었다. 영화 <언브로큰>은 “견딜 수 있으면, 해낼 수 있다”라는 주제를 담고 관객의 감동을 끌어낸다.

극한 상황에서도 놓지 않은 희망과 삶의 의지

모든 생물에는 자기 방어 능력이 존재한다. 작은 초식동물에게는 보호색이, 거미에게는 독이, 토끼에게는 빠른 발이 자신을 방어하고, 장미조차 가시로 자신을 보호한다.
하지만 인간은 어떠한가. 인간에게는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 어쩌면 세상에게 가장 약한 존재가 인간일지도 모른다. 혹자는 말한다. 신은 인간에게 선천적인 유형의 무기를 주지는 않았지만, 삶에 대한 끝없는 희망과 절망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셨다고 말이다.  가장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도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힘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생물보다도 뛰어나다.
<언브로큰>의 주인공 ‘루이스 잠페리니’의 기적적인 생존은 죽음의 문턱에서도 잃지 않은 희망과 살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꿈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살던 사고뭉치였다. 그러다 형 피트의 권유로 육상을 시작했고, 베를린올림픽에도 참가했다. 올림픽 5,000m에서 8위에 그쳤지만 마지막 바퀴에서 56초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워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는다.
그러던 중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루이스는 B-24폭격기 폭격수로 참전한다. 전쟁 중 적의 포에 맞아 태평양에 추락하여 11명 중 단 3명만이 망망대해에서 살아남는다. 무려 4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하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포로가 된다. 그는 일본군에게 온갖 모진 고문을 당한다. 특히 부대 내에서 악독하기로 유명한 ‘새’(Bird)라고 불리는 일본 고문관에게 걸린 루이스가 그의 밑에서 살아남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일본의 패망으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야 루이스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영화의 원작 도서 <Unbroken>은 2차 세계전쟁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독일군의 포로였던 미군의 사망자는 100명 중 1명이었다. 반면, 일본군의 포로였던 미군의 사망자는 3명 중 1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졸리 감독이 이 책을 영화 소재로 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원작에서는 주인공 루이스의 종교적인 신앙이 다소 부각되어 있어 그 부분에 있어서는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평을 받았으나, 졸리 감독은 신앙에 중점을 두지 않고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하여 루이스의 관계성 자체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코엔 형제의 극본 참여로 전 세계가 주목

태풍이 부는 열악한 상황에서 루이스는 자신의 삶의 희망을 지키기 위해 망망대해에서 기도했던 것처럼 무릎을 꿇고 하늘에 기도했다. 그러자 정말 거짓말처럼 태풍이 멎고 하늘이 개어 무지개가 떴고, 감독 안젤리나 졸리는 그 사이 촬영을 했는데 졸리 감독의 컷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다시 태풍이 불었다는 촬영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어떠한 신도 믿지 않았던 루이스의 기도는 그만큼 절박한 그의 심정을 대변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저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작은 희망은 ‘기도’뿐. 이것은 어떤 특정 종교를 지칭하지 않는다. 그저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의 작은 생명 줄이었던 것이다.
<언브로큰>은 <인셉션>, <인터스텔라> 제작진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코엔 형제의 극본 참여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300:제국의 부활>의 잭 오코넬이 루이 잠페리니 역을 맡았고, <프랭크>, <어바웃타임>으로 잘 알려진 돔놀 글리슨이 필 역을, <노아>의 핀 위트록이 맥 역을 맡아 태평양에서 표류하게 된 공군을 연기했다.
일본의 유명한 록스타 미야비가 이 영화로 할리우드 데뷔를 하여 수용소에서 일본인 감독관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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