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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간을 품다 -고종의 찻집 '정관헌'
서울, 시간을 품다 -고종의 찻집 '정관헌'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5.01.28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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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헌 야경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 5-1번지에 소재한 정관헌은 1900년 대한제국 시절 고종이 다과를 들거나 연회를 열고 음악을 감상하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덕수궁 안에 지은 연회장 용도의 양식 건축물이다.
1900년경 아관파천 이후 고종은 덕수궁의 재건과 수리를 명하여 7년간 계속된 공사로 여러 전각과 문들을 완성하였는데 그 공사에는 정관헌, 돈덕전, 구성헌, 중명전, 환벽정 등의 양관도 포함되어 있었다.

▲ 정관헌 입구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

그 중에 덕수궁의 가장 높은 곳엔 덕수궁 건물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지어진 정관헌이 있다. 정관헌(靜觀軒)은 솔밭과 어우러진 함녕전(咸寧殿) 등의 고 건축물을 ‘고요하게(靜) 내다보는(觀) 곳’이라는 뜻이며 궁내 근대 건축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 되었다.
궁궐 후원의 언덕 위에 세운 휴식용 건물로 한국과 서양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로 1900년경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Sabatine)이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의 기술을 이용했다는 후문도 전해져 내려온다.

▲ 로마네스크풍 기둥
▲ 한양(韓洋) 절충식 구조
▲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


정면 7칸 측면 5칸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인조석 기둥을 줄지어서 내부공간을 감쌌고, 동남서 세 방향에 발코니가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또한 바깥 기둥에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李花) 문양을 양각하였고 소나무, 사슴, 박쥐, 당초문 등을 투각한 난간을 설치하였다.
전통적인 문양을 가미한 서양식 테라스를 둔 것이다. 벽면은 회색과 붉은색 벽돌로 다양하게 장식되어 있는 등 화려하고 이색적인 모습이다. 이 한양(韓洋) 절충의 이국적 건물 안에서 고증은 다과를 즐기며 외교 사절들과 연회를 즐겼다고 한다.
조선 제일의 장인과 자재로 최고의 품질을 갖추는 전통 고건축의 전시장, 궁궐. 그 중에서 연회장이면서 덕수궁의 화재로 한 때 조선 태조의 어진을 모시기도 했던 정관헌! 황후의 시해와 아관파천을 겪고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정관헌이야말로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궁궐 최초의 양식 건물이면서 조선의 문화와 정서가 깃든 그곳엔 여전히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이 즐겼던 차향이 배어 있다. 

글 사진_ 백남우(tbs TV 영상콘텐츠부장)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tbs 홈페이지 tbs.seoul.kr나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seoultime)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수상 약력 :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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