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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종영-드라마 ‘미생’이 남긴 의미
아쉬운 종영-드라마 ‘미생’이 남긴 의미
  • 권지혜 기자
  • 승인 2015.01.28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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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관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회사원들의 이야기

 

2014년 10월 17일부터 직장인들의 퇴근하는 걸음을 재촉했던 드라마 ‘미생’이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약 두 달간의 장정은 이제 막을 내렸지만, 이 드라마의 여파는 오래도록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생’이 방영되는 두 달간 직장인들의 불금, 불토는 모두 TV 앞이었다는 후문도 들려온다.

사진_ tvN 방송 캡처

만화가 윤태호의 ‘미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은 직장생활의 애환을 속속들이 꼬집어 많은 직장인들이 드라마에 공감하고 위로받았다. 감독은 “웃픈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는데 모두 드라마를 보며 울고 있더라.”며 멋적게 웃었다. 이렇듯 많은 직장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미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갑’의 전쟁터에 던져진 ‘을’의 치열한 생존기

드라마 ‘미생’은 현실의 직장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관계, 거래처와의 관계, 신입사원의 애환, 계약직의 설움까지 직장 내에 있을 법한 캐릭터가 모두 들어 있다. 이 여러 캐릭터들을 가장 골고루 잘 표현해낸 드라마가 바로 ‘미생’이다.
엘리트만 들어간다는 회사에서 고졸 출신인 장그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직에서 점차 적응해나간다. 천천히 조직 안에 스며들며 성장하는 장그래를 통해 많은 취준생들이 희망을 얻었다. 남성 중심의 회사에서 꿋꿋하게 버틴 안영이를 통해서는 많은 여대생들이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냈다. 한석율과 장백기를 통해 회사에서 소통하는 법을 알려줬으며, 오차장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또 부하직원들이 원하는 상사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드라마 ‘미생’은 하나의 캐릭터를 특출나게 다루지 않았다. 모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장그래도 아니고, 오차장도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 캐릭터가 있었기에 다양한 계층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다.
‘미생’을 통해 울고 웃었던 것은 직장인들만이 아니었다. 바로 직장인 가족을 둔 그 구성원들이다. 어린 시절 한번쯤 해봤을 법한 ‘우리 아빠는 왜 만날 술에 취해서 늦게 들어올까’ 하는 원망을 녹이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매일 피곤에 젖어 술에 취해 있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 아빠를 대신해 드라마 ‘미생’이 보여준다. 직장인들이 ‘미생’을 통해 받던 위로를 이제는 가족들에게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생’이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각각의 버텨야 하는 이유를 지니고 치열하게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신입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생을 되돌아보게 한 드라마 ‘미생’의 여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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