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10 (금)
 실시간뉴스
록그룹 보컬로 앨범 낸 전하진 의원
록그룹 보컬로 앨범 낸 전하진 의원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5.02.21 0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악을 통해 행복을 찾다

대한민국 1세대 벤처사업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매각될 위기에 놓여 있던 한글과 컴퓨터를 살려낸 구원투수로 널리 알려진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 그가 얼마 전 대학 때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과 앨범을 냈다. 인하대 록밴드 ‘인디키’의 2기 베이스기타 멤버로 활약했던 그는 이번 앨범에서 보컬로 프로가수 못지않은 노래 실력을 뽐냈다. 음악으로 삶의 즐거움을 얻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_ 이시종 기자 사진_ 양우영 기자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행복의 잣대를 찾아야 한다”

2007년 개봉한 영화 <즐거운 인생>(감독 이준익). 영화 내용은 이렇다. 20년 전, 3년 연속 대학가요제 탈락을 끝으로 해체된 락밴드 활화산 멤버들은 어려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밴드의 리더였던 한 친구의 죽음으로 옛 멤버들이 장례식장에서 다시 뭉쳤다. 장례식장에 돌아온 뒤 이들은 불현듯 결심한다. 꿀꿀한 인생 달래줄 록밴드 ‘활화산’을 재결성하기로. 다시 뭉친 멤버들은 우여곡절을 겪지만 밴드를 통해 삶의 활력을 다시 찾게 된다. 가족 외에는 다른 어떠한 것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위기의 남편들이 또 다른 열중의 대상을 찾은 셈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해방구에서 마음껏 노래하고 비상한다. 최근 예전 학교 밴드 동료들과 앨범을 내고 쇼케이스까지 한 전하진 의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현듯 이 영화가 떠올랐다.

음악에 심취했던 청년 시절, 록밴드 베이시스트로 활약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은 대한민국 1세대 벤처사업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매각될 위기에 놓여 있던 한글과 컴퓨터를 살려낸 구원투수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최근 앨범을 냈다는 소리를 듣고, 서초동의 한 녹음실을 찾았다. 얼마 후 편안한 차림의 그가 모습을 나타냈다. 국회의원과의 녹음실 인터뷰라….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상상이 안 갔다. 하지만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음악열정에 놀랐고, 그의 실력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기타를 쳤어요. 고등학교 때도 밴드를 결성해서 활동했죠. 대학을 가고부터는 기타를 치지 않으려 했는데, 캠퍼스를 지나가는데 기타 사운드가 막 나오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소리에 이끌려 따라가게 됐어요. 그곳이 우리학교(인하대) 밴드인 인디키 연습장이었어요. 저는 2기 멤버로 들어가 1977년과 1978년 동안 베이스기타를 쳤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길 좋아하는 기질은 어려서부터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통기타 음악이 인기를 끌던 중학생 시절, 아버지를 졸라 기타를 손에 넣었다. 학원을 다니며 기타를 배울 정도로 연주를 즐겼고, 벤처스의 <기타맨> 등을 소풍 때 연주하며 이미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우연히 보게 된 경복고 밴드부의 연주를 보고 감동한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해 중학교 시절 같이 기타를 배운 친구와 함께 ‘위크엔더스’라는 밴드를 결성했다. 그는 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치며 보컬도 맡았고, 서울 연강홀에서 공연도 서너 번 열었다고 했다. 인하대에 들어간 그는 인하대 밴드인 인디키 2기로 들어가 베이스 기타를 쳤다.
“1977년 12월10일 당시 대학밴드로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는 한 회 2천석 규모의 공연을 문화체육관에서 했어요.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이었는데 이틀 동안 총 4천명의 관객을 모았어요. 그때는 시국이 혼란스러웠던 때라 공연 레퍼토리도 일일이 경찰에 신고해 심사를 받아야 했고 학생들이 공연장에 모이는 것 자체도 경계받던 시절이었어요. 그럼에도 대학밴드가 4천명을 모았다는 것은 정말 지금도 불가사의한 일이에요(웃음).”
성황리에 대규모 공연을 일궈낸 그룹답게 그가 속한 밴드의 창작곡 ‘그대 눈동자’는 당시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던 ‘밤을 잊은 그대에게’,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의 인기차트에도 올라 자주 전파를 탔다.

자기만의 행복의 잣대가 필요하다

멤버들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5년 전쯤이다. 우연한 기회로 다시 뭉치게 됐는데, 몇몇 친구들의 제안으로 그는 옛 멤버들과 다시 연습을 시작했고, 한 음반 제작자의 권유로 음반까지 내게 됐다. 이번 앨범에는 과거에 만들었던 곡과 최근 만든 곡 총 10곡이 담겼다.
“30년 만에 다시 밴드 연습하고 막걸리를 한 잔씩 하니 옛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베이스를 놓은 지는 오래 돼서 노래를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멤버들에게 구박도 많이 당했어요(웃음). 그 후로 연습을 좀 해서 지금은 좀 나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앨범 작업은 노래를 만드로 녹음하는데 약 1년 정도 걸렸나 봐요. 참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전 의원은 다시 밴드 연습을 하고 앨범까지 내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고 했다. 그건 누구에게나 행복의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만의 절대적 만족감을 느끼는데 익숙하지 않다. 항상 남들과 비교하면서 얼마나 가졌는가를 행복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 의원은 만족감을 느끼는 경로가 일이든 취미든 무엇으로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것을 음악으로 찾았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핵심 키워드가 ‘국민행복시대’라는 것인데, 진정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국민들 각자가 자신만의 행복의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1~2시간 공부를 했다고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에요. 어느 순간 점프업 하는 느낌을 받는 거죠.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은 어느 순간 ‘이것이 점프업 한다’는 기대치를 가질 수 있어요.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은 다른 일을 하더라도 내면에서의 기대치를 갖고 일을 할 수 있어요. 그것이 공부든, 음악이든 스포츠든 일이 됐든 ‘엘리먼트’를 경험하는 순간, 본인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삶의 기준이 될 수 있어요. 저는 음악을 통해서,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경험하게 됐어요. 이번 음반을 만들면서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