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 나온 불효소송,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 나온 불효소송,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 송혜란
  • 승인 2015.02.25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활 속 법률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는 서로 단합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자식들을 상대로 말기암 환자임이 밝혀져 시한부선고를 받은 한 아버지가 이른바 ‘불효소송’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가족 간의 온정과 소중함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이다. 차순봉(유동근 분)이 자식들을 상대로 제기한 불효소송은 누가 보아도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극 중에서 사건을 맡은 판사도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자식들을 나무라며 아버지의 뜻대로 조정이 성립하도록 유도하지만 과연 실제로도 이와 같은 불효소송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1. 차순봉의 불효소송이 판결에 의해 판단되었다면 차순봉은 승소할 수 있을까.

재판상 조정은 법원이 주도하는 소송 당사자 간의 합의절차로 그 내용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판사가 차순봉의 소송이 법률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기각하지 않고 조정기일을 연 이상 드라마에서와 같은 조정의 성립도 가능하다.

하지만, 차순봉의 자식들이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아 판결에 의해 판단되었다면 차순봉은 승소하였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NO'다. 차순봉은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였지만 자식들이 자신에게 고마움과 존중을 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식들을 키운 데 소요된 양육비‘와 ’자식들에게 제공한 결혼준비자금‘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데 든 양육비는 부모의 자식들에 대한 부양의무에 기인한 것이므로 계약상 채권채무관계와 같은 구속력이 없으며 따라서 그 반환을 구할 법적근거도 없다.

결혼준비자금은 일종의 ’증여‘로 볼 수는 있다. 증여에 특정한 조건이 붙은 조건부증여의 경우에는 조건의 불성취나 불이행을 이유로 이를 취소하고 그 반환을 구할 수 있지만 차순봉이 자식들에게 제공한 결혼준비자금은 아무런 조건이 붙지 않은 무상증여이므로 이를 사후에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드라마 상에서 사건담당판사는 차순봉의 편에 서서 조정기일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만약 조정이 성립하지 않고 판결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어쩔 수 없이 원고인 차순봉에게 패소판결을 내렸을 것이다.

2. 현실적으로 가능한 불효소송의 유형과 앞으로의 전망

그렇다면, 부모는 어떠한 경우에도 자식들의 불효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추궁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부모는 어린 자식들을 부양할 의무가 있고 자식들은 늙은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자식들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부모를 부양하지 아니하고 방치할 경우 부모는 자식을 상대로 생활비 기타 생존을 위한 필요자금의 범위 내에서 ‘부양료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씁쓸하지만 자식들에 의해 물리적, 경제적으로 버림받은 부모가 자식들을 상대로 부양료청구소송을 하는 경우는 실제로도 적지 않다.

부양료청구소송은 부모자식 간은 물론 부부 간에도 제기할 수 있다. 부부 사이에도 부양의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한 재산에 대해 사전에 특정한 조건을 달아놓았다면 그 조건의 불성취 또는 불이행을 이유로 증여계약을 취소함과 동시에 증여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도 있다(그러나, 현실적으로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증여하면서 ‘조건부증여’의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은 극히 드물 것이다).

현재까지 형성된 불효소송의 유형은 대략 이 정도이나 부모자식 간의 소송을 통한 분쟁은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이며 따라서 앞으로는 이와 관련된 법리가 크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몇 년이 지나면 부모자식 관계를 비롯한 가족관계 분쟁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이로 인해 혈연집단인 가족관계마저 붕괴되는 사례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방증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글 강신범 변호사

2004년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 2005년 2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북부지방법원 소속 국선전담변호사 등을 거치면서 1천500건 이상의 소송을 수행하였고, 현재는 법무법인 청람에서 구성원변호사로 재직 중.
문의 02-596-9002  이메일 volkisadad@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