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2:15 (금)
 실시간뉴스
사회 초년생의 작은 부자 되기
사회 초년생의 작은 부자 되기
  • 권지혜
  • 승인 2015.02.26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퇴설계

사회 초년생의 작은 부자 되기

옛말에 쓰는 데 장사 없다,란 말이 있다. 아껴 쓰는 사람과 무턱대고 쓰는 사람, 두 사람의 노후를 비교하면 경제적인 갭이 얼마나 될까? 사회 초년생들은 아직 돈을 벌 세월이 많다고 여유를 부리겠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절약하고 저축하면 긴 세월 복리이자가 붙어 나이 들어 경제적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사회 초년생부터 시작하는 은퇴 설계, 별로 어렵지 않다.

5년 전 어려운 취업 관문을 뚫고 중소규모의 회사에 입사한 M군은 얼마 전 입사 동기들과 연말 보너스와 돈에 관한 잡담을 나누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과 같은 해에 입사한 동기 K양이 5년간 모은 저축액이 3천3백만 원이나 된다는 것이다.
M군은 취업한 이후에 저축이라면 쓰고 남은 돈을 월급통장에 고이 모셔둔 것이 고작이었다. 그렇다고 M군이 흥청망청한 생활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나름 큰돈을 쓴 거라면 입사해서 세일 시즌에 할부로 가방과 양복, 그리고 겨울코트를 샀고, 휴가철에 친구들과 가까운 동남아로 여행을 다녀온 것,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를 하나 장만한 것뿐이다.
참, 얼마 전에 할부로 작은 소형차를 구입해서 오너 드라이버가 된 것은 생각할수록 뿌듯하다. 그렇게 할부금 빼고 교통비, 식비, 커피 값, 그리고 주말에 영화, 콘서트 관람 등의 적당한 문화생활을 즐기다 보면 그렇게 많은 돈이 남지도 않았다.
1년에 200만원도 남고 300만원도 남고, 얼마 전 통장 잔고를 확인해 보니 1200만 원 정도가 남아 있었다. 무엇이 이 둘의 차이를 가져왔을까, 답은 알면서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명백한 원칙들에 있다.

1. 선저축 후지출의 습관화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독립적인 소비행위를 시작하는 시기의 소비경험과 습관은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들의 재무적 성공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에도 가속도가 붙는다’라는 말이 있다. 한 번 두 번 습관이 들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씀씀이가 커지는데 문제는 이것을 뒤늦게 깨달아도 그 습관을 좀처럼 고치기가 쉽지 않다.
K양은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어머니의 충고대로, 첫 월급을 타면서 매월 50만원씩 꼬박꼬박 저축액으로 먼저 떼어 내었다. 이 중 10만 원은 노후 준비용으로 따로 떼어 넣었다. 모은 저축액 중 이자가 309만 원이다.
쓰고 남은 돈을 자유입출금식 통장에 놓아둔 M군의 경우 이자가 1만 6천원에 불과한 것을 비교해 본다면 그동안 이자에서부터 얼마나 큰 차이가 벌어졌는지 알 수 있다.

Tip.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참고로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사회 초년생의 저축 수준은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라면 소득의 60%, 독립한 경우라면 50% 정도이다. 월급이 늘어났을 때는 그만큼 늘려서 저축하는 증액 저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염두에 두자.


2. 지출의 꼼꼼한 관리

친구들과 만나서 마시는 매일 5천 원의 커피 값이 한 달이면 15만 원이고, 1년이면 180만원이다. 이것을 30년간 연 4%짜리 금융상품에 투자한다면 무려 1억 1백만 원이 된다는 것을 따져 본 적이 있는가. 이것을 바로 ‘카페라떼 효과’라고 한다.
지출 관리의 가장 첫 번째는 먼저 새는 돈을 줄이는 것이다. 피곤할 때, 비오는 날, 아무렇지 않게 타는 택시비가 한 달에 오만 원이면, 일 년이면 60만원이고, 5년 이면 택시비로 원금만 300만 원을 쓰게 된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신용카드 사용이다. 예전에는 빅 아이템 하나를 구매하려면 미리 계획해서 생활비를 쪼개 최대한 절약해야만 했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 된 요즘은 득템이 너무 쉬워졌다.
당장 현금이 없어도, 월급이 150만원으로 고정되어 있다 해도 수천만 원짜리의 자동차, 월급을 초과하는 신상 백 등을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돈을 모을 수 있는 기회는 적어졌다고 보면 된다.
신용카드 사용을 꼼꼼히 관리하지 않으면 월급은 내 통장에 잠시 들렀다 갈 뿐 이다.

Tip. 당신이 통제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가능한 예산을 되도록 짧게 잡는 것도 지출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 한 달 예산이 60만 원이라면, 한 주에 15만 원, 하루 평균 2만 원 정도가 예산이 된다. 이중 택시비, 커피 한잔의 값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당신은 쓰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 이다.

3. ‘시간’에 투자하기

약 390년 전에 인디언들은 오늘날 세계경제와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맨하탄의 월가(wall street)를 단돈 24달러를 받고 이민자들에게 팔았다고 한다.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라 여겨지는 이 사례를 두고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알려진 존 템플턴은 "24달러를 받은 인디언이 그 돈을 매년 8퍼센트의 복리로 투자했다면 현재 그 돈은 12경 원, 즉 맨하탄을 사고 로스앤젤레스를 두 번 사고도 남는 돈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복리'이다. 재테크 비법을 묻는 이들에게 전문가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는 ‘작은 돈이라도 바로 지금 당장! 저축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시간이 돈에 마술을 부리기 때문이다.
수입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라도 저축할 시간이 많기 때문에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작은 저축금액이라도 5년, 혹은 10년 이상으로 장기적으로 유지한다면 돈에 이자가 붙고, 그 돈에 또 이자가 붙어 눈덩이가 되어 나를 찾아올 수 있다.

Tip. 월급의 10% 내외에서 위험에 대비하는 것을 잊지 말자. 특히, 사회 초년생의 경우 갑작스럽게 병이 난거나 한다면, 모아둔 돈도 없는 상태에서 소득이 끊길 위험이 있으며, 그동안 쌓아왔던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글 윤원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