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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자가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하다
40대 남자가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하다
  • 송혜란
  • 승인 2015.02.27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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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경제적 행복 추이 보고서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제공 서울신문)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어떤 계층일까? 실제 2014년 12월 현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한 사람은 40대 남자, 그 중에서도 이혼한 대졸 자영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족살해, 투신자살 등 40대 남성들의 극단적 선택이 불러일으킨 파장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만하다.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 통계’ 상 40대 남성 자살률이 47.2%인 것을 보아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퀸>이 최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현대연의 ‘경제적 행복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낱낱이 살펴봤다.

통계청 “40대 남성 자살률, 47.2% 기록(2013년) ”

현대연은 최근 ‘경제적 행복 추이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4년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한 사람은 40대 남성 중 이혼한 대졸 자영업자라고 밝혔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전문직 20대 미혼녀’였다. 연령대로 보면, 20대의 경제적 행복감이 가장 높았으며, 40대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특히 그간 경제적 행복감이 매우 낮았던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행복감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전기 대비 8.2p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 이는 기초연금 확대 지급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현대연은 분석했다.

학년별로 보면,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의 행복감이 가장 높았으며, 대졸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현대연은 “지금까지는 학력이 낮을수록 행복감이 낮았으나,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대졸이 고졸보다 행복감이 더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타 다른 인구 특성별 추세는 과거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결혼 여부 별로는 미혼, 기혼, 이혼 순으로 행복감이 높았으며, 성별로는 여성 다음으로 남성이, 직업별로는 전문직, 공무원, 직장인, 자영업 순이었다.

40대 남성 자살률 꾸준히 증가

현대연의 이러한 보고 결과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40대 남성의 극단적인 사고를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1월 14일 한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던 이모씨가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이씨는 30대 초반에 자신의 성공담을 담은 자서전 류의 책을 출간할 만큼 프랜차이즈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었으나, 이후 경영난을 겪으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년에는 임원으로 있던 한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 회사를 그만두고 무직 상태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아내와 어린 세 아이를 남겨둔 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근 적잖은 충격을 줬던 서초동 세 모녀 살인 사건도 실직한 40대 가장이 생활고를 비관해 동반 자살을 하려다 아내와 두 딸을 죽이는 불행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위 사건과 그 궤를 같이한다.

40대 남성의 극단적인 선택이 잇따르는 현상은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30~50대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만 놓고 보면 40대 자살률 증가가 더욱 두드러졌다. 40대 남성 자살률이 2003년 41%에서 2012년 42.9%, 2013년 47.2%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한 것. 특히 2012년 대비 2013년의 40대 남성 자살 증감률은 9.9%p로 같은 기간 -2.9%p의 자살 증감률을 보인 '40대 여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큰 걸림돌은 ‘노후준비 부족’

그렇다면 이들의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일까? 현대연은 ‘노후준비 부족’이라고 밝혔다. ‘당신의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4.8%가 ‘노후준비 부족’을 꼽은 것. 이어 자녀교육이라는 응답이 22.6%로 뒤를 이었으며, ‘주택문제’가 16.6%, ‘일자리 부족’이 16.3%, ‘민간의 소비 부진’이 13.3%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가 달라짐에 따라 경제적 행복의 영향 요인도 ‘일자리’, ‘주택’, ‘자녀교육’, ‘노후준비’로 갈렸다. 20대는 ‘일자리 부족’이 가장 많았으며, 40대는 ‘자녀 교육’, 60세 이상은 ‘노후준비 부족’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결혼 여부에 따라서도 경제적 행복의 영향 요인이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미혼’의 경우 ‘주택문제’와 ‘일자리 부족’을 많이 선택했고, ‘기혼’의 경우 ‘자녀 교육’과 ‘노후준비 부족’을 많이 꼽았다.

미래 불안감 덜어주는 정책적 노력 절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후준비와 자녀교육, 고용의 안정성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해 그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더불어 소득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연은 “‘경제적 불안’과 ‘경제적 평등’ 항목이 매우 저조함을 감안하면, 노후준비와 자녀교육, 고용의 안정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소득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불안감’은 모든 연령층에서 크게 두드러지면서, 전체적으로 ‘경제적 행복지수’ 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대연은 덧붙였다. 고용의 안정성과 노후 준비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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