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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모으려면 우선 ‘재무’를 ‘설계’하라
목돈 모으려면 우선 ‘재무’를 ‘설계’하라
  • 송혜란
  • 승인 2015.03.26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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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기술

 

그동안 우리들은 수익률만 중시하는 기술적인 재테크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증권사를 가도, 은행을 가도, 보험사에 가도 펀드 관련 상품을 추천하던 때였다. 당시 그것이 재테크의 트렌드였다. 왜 그랬을까? 아니, 정말 그게 올바른 재테크였을까? 수익률 좋은 펀드에 가입하고, 비과세 복리상품에 투자하고. 지금 되돌아보면 그것은 제대로 된 재테크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때 그 상품이 우리의 목표에 어떻게 어울리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재무 설계 없이 ‘무작정’ 투자했기 때문에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매거진플러스 자료제공 <대한민국 2030 위기돌파 재테크 독하게 하라(이광배 저, 베가북스 출간)>

재무설계 없이는 재테크도 없다

그렇다면 재무설계란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하는 것일까? 단순히 돈을 많이, 빨리, 버는 재주가 재무설계일까? <대한민국 2030 위기돌파 재테크 독하게 하라> 저자 이광배씨는 그건 재무설계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재무설계란 인간이 돈의 노예로 타락하지 않고 돈의 주인이 되어 돈을 부리기 위한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결혼자금이나 내 집 마련을 위한 목돈, 혹은 노후자금 등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지갑을 언제 어떻게 열고 닫아야 하는지 짚어주는 것이 바로 재무설계란 것이다.

이에 이 씨는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끊임없이 고민하는 버릇부터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나의 현재 재정 상태, 어디쯤 와 있는가?', '지금처럼 지출해도 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문제없나?', '아이들이 커가고 있는데, 교육비는 어떻게 충당하지?', '노후자금은 충분히 준비되고 있는가?' 등.

물론, 그것이 단순한 우려나 근심의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냉정하고 합리적인 마인드로 각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을 기초로 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곧 재무설계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이 씨는 설명한다.

우리 부모님들의 세대에는 다양한 금융상품도 없었고, 그저 부동산이 (좁은 땅덩어리에 안전한 자산이라고 해서)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었다. 미개발 지역도 많아서 어디에다 투자를 하든 웬만하면 돈이 되던 시절이었다. 어찌어찌 구입한 집이 20년 새 20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아마도 그 당시라면 주식을 샀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미안할 정도로 많은 금융상품이 있지만, 반면 우리가 꼭 구입해야 하는 부동산이나 기타 자산은 이미 가치가 오를 만큼 올라버린 환경이다.

아파트 구입? 월급쟁이 신분으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금액이 되었다. 게다가 예전처럼 그 아파트가 20년 후에 10배~20배 오르기는 영 글러먹었다. 아니, 오르기는커녕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천만다행이다.

앞으로 “내 집 마련”은 투자가 아니라 실제 거주의 목적일 수밖에 없다. 하나의 예지만, 환경은 이토록 엄청나게 변했다. 그러므로 당신의 투자 마인드도, 정보 수집과 계획도, 투자 전술도, 변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재무설계가 한층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또 하나의 이유다.

벌기도 어렵다. 번 것을 지키기도 수월치 않다. 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복잡해지고 있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금융과 투자의 용어들이 난무한다. 기교를 부리기 전에 기초를 쌓아야겠다.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갖가지 용어를 익히고, 그 용어들이 현실 세계에서 갖는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그런 다음 내 재정 상태를 파악하고, 내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 달성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어, 내 삶에 맞는 재무설계를 해야 한다. 그것만이 참된 재테크를 성공으로 이끄는 유일한 시작이다.

이렇게 되묻는 사람들도 있다: “쥐뿔도 없는 주제에 설계는 무슨 설계? 그런 거야 부자들이나 하는 호사가 아니겠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재무설계는 (거지처럼 살다 가도 상관없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누구나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다. 매스 미디어도 재무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개인들에게 재무설계를 해주는 회사도 부지기수다.

차분히 생각을 다듬고 조금만 발품을 판다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누리고 즐기고 인간답게 살다가 떠나는” 삶을 위한 재무설계는 당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기억하자, 재무설계 없이는 재테크도 없다.


생활습관만 바꿔도 지출 20% 절감

목표를 내 자신의 형편과 환경에 맞게 세우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지출의 관리다. 꼭 필요한 이상으로 자산이 새어나가고 있다면, 부를 축적하려는 노력은 허사가 된다. 나의 소득에 대비해서 지출을 잘 관리해야만 원하는 재무 목표에 한 걸음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당장 실행해야 할 지출만 생각하기 십상이다. 미래에 발생하게 될 소비는 미리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발생할 소비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빚에 쪼들리는 일도 없을 것이고 앞으로 닥칠 여러 가지 지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지출 관리도 나이 따라 요령껏

① 20대 봉급생활자 월급통장 관리하기
유태인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경제를 교육시킨다. 돈의 흐름과 돈의 쓰임새를 철저하게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렇듯 어려서부터 경제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라도 경제를 이해하고, 수입-지출을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 처음부터 단추를 제대로 끼운다면 나머지 단추도 역시 틀림없이 끼울 수 있을 게 아니겠는가. 애초에 잘못 끼운 단추를 다시 제대로 끼우기 위해서는,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만큼 시간과 기회비용을 잃는다는 뜻이다.

우선 20대 샐러리맨에게 바람직한 통장 만들기부터 생각해보자. 아래와 같은 식의 통장 쪼개기를 젊어서부터 몸에 익히는 것은 일생을 편안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첫 번째 스텝이다.

 * 급여 통장                                  * 비상금/ 잉여자금 통장
 * 생활비 통장 (카드지출 포함)                 * 청약종합 통장
 * 결혼자금 마련 통장 (예식비, 혼수)           * 전세자금 마련 통장
 * 노후자금 마련 통장
 

일단 급여를 받으면 ‘눈 딱 감고’ 위의 각 통장으로 분산시키자! 쥐꼬리만한 봉급에 나눠줘야 할 데가 너무 많다고? 아니, 일단 습관이 되면 얼마든지 휘파람을 불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먼저 생활비를 제외한 저축 및 투자 관련 통장부터 채워 넣고, 보험료와 일정한 생활비만 생활비 통장에다 넣는 거다. 이렇게 실천하기만 하면 매월 나가는 현금성 지출과 카드 값이 놀랍게도 통제된다.

② 30대 맞벌이부부의 내 집 마련 통장 
30대에 들어서면서 삶의 이슈가 많아진다. 인생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이제 그야말로 전쟁 아닌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 최대의 이슈는 물론 결혼과 내 집 마련일 것이다. 이 분주한 30대에 꼭 필요한 통장에는 어떤 게 있을까? 

* 급여 통장
* 비상금/잉여자금 통장
* 생활비 통장 (카드지출 포함)
* 자동차 통장 (할부금 및 보험료, 세금 지출)
* 전세자금, 주택담보대출 상환 통장
* 교육비 마련 통장
   - 영아자금 통장 (0세 ∼ 2세)
   - 유아자금 통장 (3세 ∼ 7세)   - 초등학교 교육자금 통장 (8세 이후)
   - 대학자금 마련 통장
* 청약종합 통장
* 내 집 마련 통장
* 노후자금 마련 통장

30대부터는 대개 결혼을 하면서 생활비의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경험한다. 게다가 결혼하기 전후로 보통 자동차를 구입하기 때문에 고정지출 또한 늘어난다. 부부의 맞벌이 시기에도 20대나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지출의 통제다. 더욱이 30대에 접어들게 되면 주로 고정지출이 더 많이 발생한다. 보험료, 자동차 할부금, 주택 관리비, 각종 세금 등... 누가 결혼하고 나면 지출이 줄어든다고 했더라...? 막상 결혼을 하고 나면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30대 맞벌이부부들의 경우는 전보다 한층 더 통장을 쪼개야 한다. 자동차 할부금 및 보험료, 세금 통장과 전세자금 또는 주택담보대출금 상환 통장, 그리고 아이 교육자금 통장 따위를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갈 것이다.

예컨대 30대에 준비해야 할 교육자금을 한번 들여다볼까? 0~2세를 위한 영아기 교육자금과, 3세부터 7세까지를 위한 유아기 교육자금, 그리고 8세 이후부터인 초등학교 교육자금 등을 준비해야 한다. 조금도 쉴 겨를이 없고, 10년, 20년 후에 필요한 돈을 지금부터 턱하니 모두 준비할 수 있는 여력도 없다. 우리들의 어머니 세대는 충분히 경험을 해봐서 이해할 것이다. 그때그때 준비하고 코앞의 수요를 만족시키기에도 빠듯하게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여러 단계의 교육을 위한 자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부터 열거하자면, 대학자금> 초등학교 자금> 유아기 자금> 고등학교 자금 순이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영아기를 위한 자금의 일부를 준비해야 하고, 영아기 때는 유아자금을, 유아기 때는 초등학교 교육자금을 준비해야 하며, 대학교 학비 마련은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마치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것처럼 처음부터 조금씩 준비해가야 한다.

③ 40대 맞벌이부부 아이 교육비 통장 
40대에 들어서면서는 지출이 많아진다. 30대에 시작된 전쟁이 본격적으로 치열해지는 셈이다. 이 시기의 최대 이슈는 아마도 아이 교육자금일 것이다.

- 40대에 필요한 통장
 
 * 급여 통장
 * 비상금/ 잉여금 통장
 * 생활비 통장
 * 자동차 할부금/ 보험료/ 세금 통장
 * 주택담보대출 상환 통장(주택 평수 넓히기)
 * 아이 교육자금
   - 중학교 교육자금 통장
   - 고등학교 교육자금 통장
   - 대학교 자금
 * 노후자금 마련 통장

40대에 접어들어서 가장 주된 이슈는 주택 평수 넓히기와 아이들의 고등학교 교육자금, 자동차 교체일 것이다. 이 때는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도 하고, 또한 소득도 가장 많은 시기이다.

④  50대를 위한 노후자금 통장 
50대에 들어서면서는 소득 수준이 꺾이면서 지출은 많아진다. ‘근로 가능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 서서히 커리어를 정리하기 시작해야 하며, 동시에 노후의 생활을 이젠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온 것이다. 전쟁은 말하자면 자기 자신과 벌이게 된다. 이 시기의 최대 이슈는 아마도 노후자금 준비의 완결이 아닐까.

- 50대에 필요한 통장
 * 급여 통장
 * 비상금 통장
 * 생활비 지출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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