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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병, 사회공포증
현대인의 병, 사회공포증
  • 권지혜
  • 승인 2015.03.26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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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하트투하트>로 다시 주목!

최근 드라마에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빈번히 등장한다. 흔히 정신분열이라고 불리는 조현병, 강박증, 사회공포증, 이중(다중)인격 등. tvN 드라마 <하트투하트>는 그 중에서도 사회공포증을 앓고 있는 여자 주인공의 극복 과정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쉽게 등장할 정도로 우리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정신병이 된 ‘사회공포증’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사회공포증’이란 우리에게 ‘대인기피증’으로 더 익숙한 정신과적 질환이다. 사회공포증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창피를 당했던 경험 이후, 비슷한 상황을 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정신과적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 박상진 전문의에 따르면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는 질환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나쁘게 볼 것’에 대한 두려움이 주된 원인”이며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창피를 당하거나 난처해지는 것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가진다.”고 한다.
사회공포증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나며 점점 이와 같은 증상으로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도 사회공포증에 대한 고민들이 한 달에 수십 건 이상 올라오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드라마 속에 나타난 사회공포증

 

 

tvN 드라마 <하트투하트>의 여자 주인공 차홍도(최강희)는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 홍조와 사회공포증으로 할머니 분장을 하지 않으면 집 밖에도 나갈 수 없다. 세상과 닿을 수 있던 유일한 길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할머니 변장을 시작한다.
어찌 됐건 사회생활을 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변장을 벗고 싶은 상황이 생기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기로 마음먹는다. 그 담당의사가 바로 상대역의 고이석(천정명)이다. 사회공포증을 앓고 있는 차홍도가 강박증 정신과 의사 고이석을 만나면서 점점 서로 변해가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사회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배역이 나온 시트콤도 있다. 종영한 MBC every1 시트콤 <하숙 24번지>에서 도희는 사회공포증에 걸린 환자로 평소 온라인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은둔형 먹방BJ 역을 연기했다. 시트콤 속의 도희는 사람들과 말을 섞는 것,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몸이 굳으며 손에 땀이 나는 증상을 보였다.

 

혹시 나도 사회공포증…?

우리나라에 사회공포증을 지닌 사람이 공식적으로 조사된 것보다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매우 흔한 문제이기 때문에 잘 알고 대비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공포증이 나타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화학적 요소로 본 원인은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 전달물질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한다. 세로토닌은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사회 공포증을 가진 환자들은 신경전달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편도체라 불리는 뇌 영역이 공포 반응에 관여한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편도체를 가진 사람이 사회적 불안감을 일으키는 과장된 공포 반응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그간의 경험에서 나오는 공포심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거절당한 경험이나 자존감 하락,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경험들이 점점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굳게 걸게 만들고 나아가 공포감까지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사회공포증 자가진단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 편람(DSM-IV)에 따르면 사회공포증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A.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사회적 상황이나 활동 상황에 대한 현저하고 지속적인 두려움, 즉 개인이 친숙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타인에 의해 주시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 개인들은 자신들이 수치스럽거나 당혹스런 방식으로 행동할까봐(또는 불안증상을 보일까봐) 두려워한다.
B. 두려운 사회적 상황에의 노출은 언제나 예외 없이 불안을 유발시키며 이는 상황과 광계가 있거나 상황이 소인이 되는 공황발작으로 나타난다.
C. 공포가 너무 지나치거나 비합리적임을 인식한다.
D. 공포스러운 사회적 상황이나 활동 상황을 회피하려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강한 불안이나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E. 고통스러운 사회적 상황 또는 활동 상황에 대한 회피, 예기 불안, 이로 인한 고통이 정상적인 일상생활, 직업적(학업적) 기능 또는 사회적 활동이나 관계 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거나 공포로 인해 심하게 고통 받는다.
F. 18세 이하에서는 기간이 6개월 이상이 되어야 한다.
G. 공포나 회피는 물질(예.남용약물, 투약)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며 다른 정신장애(예.광장고포증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공황장애, 분리불안장애, 신체변형장애, 광범위성 발달장애, 분열성 인격장애)로 잘 설명되지 않는다.
H. 만약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나 다른 정신장애가 존재한다면 진단 기준 A에서의 공포는 이들과 연관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두려움은 말더듬이나 파킨슨병에서의 떨림이나 신경성 식용부진증이나 신경성 폭식증에서의 비정상적 섭식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다.

위의 A~H까지 중 3개 이상 해당되면 병원을 찾아 상담해볼 것을 권한다. 굳이 병원을 찾지 않더라도 요즘은 전화상담을 하는 곳도 많으니 간단한 상담을 받아 사회공포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꼭 치료를 진행해야 된다.

그렇다면 사회공포증의 증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두려워하는 상황에 노출되거나 노출될 것이 예상될 때 심각한 불안감이 발생한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공황발작 형태로 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환자들은 불안감을 일으키는 상황을 피하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하게 되고 이것이 사회적 기능의 저하를 일으킨다. 또한 여러 심리 장애들과 함께 중복되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우울증이 흔하게 나타나는데 사회공포증 환자의 1/3정도가 우울증을 가지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광장공포증, 범 불안장애, 특정 공포증, 기분부전장애, 건강염려증, 알콜 중독, 니코틴중독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두려운 사회적 상황,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손발이나 목소리가 떨리며, 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붉어지며, 어지럽고, 근육이 긴장되며, 배가 아픈 것 같은 많은 불쾌한 신체 증상들을 경험한다.
특히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기 때문에 이러한 신체 증상을 들킬까 두려워한다.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계속해서 경계 상태에 있게 되고, 이것이 만성 긴장 상태가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두통, 피로감, 위통과 같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신체 증상도 보이게 된다고 한다.
또, 몸이 얼어붙는 경우도 있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이나 전화번호조차 생각이 안 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이들은 그런 상황을 아예 피해버린다. 그러다보면 점점 상태는 악화되는 것이다.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공포로 다가오기 때문에 치료받기를 거부한다. 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움 받을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공포증은 치료받지 않으면 평생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공포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고 그것이 사회 활동을 하는 것에까지 지장을 받는다면 일단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볼 것을 권유한다.

사회공포증 극복, 자존감 높이기가 중요

사회공포증의 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심장이 두근거린다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 등의 신체변화로 더 큰 불안감을 느낀다. 이때, 혈압 및 심장맥박수를 낮추는 자율신경계 약물을 처방함으로써 불안을 해소해준다. 또 몸속에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농도를 높이기 위해 SSRL(우울증치료제의 일종)나 SNRI를 처방한다. 상황과 정도에 따라 약물의 비율을 다르게 한다.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치료를 한다. 인지 치료는 사회공포증 환자가 공포를 느끼고 회피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현재 대학병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지치료만을 전문으로 하는 개인병원도 많아졌다. 한의원이나 심리상담소에서도 치료를 위한 움직임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어 자신에게 맞는 치료방법과 병원을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긍정적이고 건강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버린다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든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단계씩 밟아 나가면 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하자.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야 한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데 체계적인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을 인지치료에서 하는 것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장점을 찾아 인정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정확한 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고쳐나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사회공포증 환자의 경우 자존감이 낮아 자신의 단점을 부각시켜 보는 경향이 있다. 장점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시선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최우선은 타인의 시선이다. 타인의 시선보다 자기 자신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야 한다.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사회공포증 치료의 궁극적인 방안이다.
사회공포증은 방치할수록 더 악화되면 악화됐지 자연 치유되는 병이 아니다. 사회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10~12주간 인지행동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가정에서는 아침, 저녁 시간에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남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자신이 긴장한 것을 알아채지 않을까, 남들이 자신을 싫어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사진 제공_ tvN 드라마 <하트투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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