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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뇌섹남’ 시대!
지금은 ‘뇌섹남’ 시대!
  • 권지혜
  • 승인 2015.04.29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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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차도남’은 갔다

 

대기업 그룹의 사장이 죽기 직전에 벽에 글을 남겼다. [ ㄸ뚜 ㅁ뜨 뜨 ]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1. 비서 2. 친한 비빔밥가게 사장 3. 자신의 아들 4. 친한 고깃집 주인 5. 아내
당신은 다섯 개의 보기 중 몇 번을 골랐는가.

사진제공_ tvN 

답은 ‘2번 친한 비빔밥가게 사장’이다. 아직도 왜 답이 2번인지 모르겠다면 고개를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꺾어내려서 맨뒤 글자부터 읽어 보자. 사장의 다잉 메시지 [ ㄸ뚜 ㅁ뜨 뜨 ]에서 ‘비빔밥’이라는 단어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tvN 토크쇼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서 나온 문제다.
출연자 중 가장 막내인 랩몬스터는 이 문제를 보자마자 고개를 오른쪽으로 꺾으며 누구보다 빠르게 정답을 도출했다.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는 기상천외한 문제를 출연자들에게 제시하며 여섯 명의 남자들은 남다른 문제적 접근으로 섹시한 뇌를 과시한다.

스펙보다 실력이 중요한 시대
조각 같고 예쁘장한 얼굴의 꽃미남만이 사랑받던 시대는 갔다. 아무리 외모가 출중한 꽃미남이어도 ‘텅텅’ 빈 소리 나는 SNS 글 하나면 인기가 급 추락한다. 이제 대중은 외모보다 두뇌, 스펙보다는 실력을 중시하게 되었다.
tvN 토크쇼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세계 대기업 입사문제부터 대한민국 상위 1% 두뇌들이 출제한 [문제적 남자]만의 골드 문제까지 ‘여섯 명의 뇌섹남’들에게 제시한다. 문제는 상당히 고차원적이며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풀 수 있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뇌섹남’들은 이내 문제를 풀어버린다. 이들은 어떻게 이리도 뇌가 섹시한 걸까.

범상치 않은 ‘뇌섹남’들의 프로필

반전 뇌섹남-전현무
KBS, 조선일보, YTN 언론고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국내 굴지의 3대 기억을 모두 합격한 ‘97학번 취업깡패’

비주얼 뇌섹남-하석진(배우)
공대에서 상위 10% 안에 든 수재다. 강동원, 임시완과 함께 어깨를 겨루는 연예계 3대 공대 남신으로 불리고 있다.

로맨틱 뇌섹남-김지석(배우)
영국 명문 사립고 출신의 엘리트다. 영어와 독일어, 무려 2개의 교원 자격증을 보유한 사범대생이다.

엄친아 뇌섹남-이장원(가수, 페퍼톤스)
원조 서울대 뇌섹남 유희열이 존경하는 후배 뮤지션이다. 토익 성적 990점! 1%의 천재들만 들어간다는 카이스트의 박사 과정이다.

귀요미 뇌섹남-타일러 라쉬
세계 대학 랭킹 10위를 자랑하는 미국 명문 시카고대 출신으로 현재는 서울대 대학원생으로 재학 중이다. 6개 국어를 섭렵한 언어 마스터로, 국내 외국인 방송인 중 최고의 브레인을 자랑한다.

라이징 뇌섹남-랩몬스터(가수, 방탄소년단)
IQ 148, 중학교 때 독학으로 토익성적 900점에 달했고, 모의수능 전국 상위 1% 성적을 자랑하는 신흥 브레인이다. 11살 때부터 작사, 작곡 활동을 시작했고, 놀라운 영어실력을 보유한 지니어스 아이돌이다.

‘뇌섹남’도 당황한 허를 찌르는 문제들

일반적으로 ‘문제’라고 하면 일차원적인 것들을 떠올린다. <뇌섹시대-문제적남자>의 시청자들도, 패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스펙이 짱짱한데 당연히 풀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에서 제시된 국내외 기업 입사문제, 입시문제는 천하의 ‘뇌섹남’들도 당황하게 만든다.
미국 대형 의류기업 ‘P’사의 입사문제는 “길거리 표지판이 된다면 어떤 표지판이 되겠는가?”.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이 문제를 풀 패널은 타일러다. 타일러는 “표지판이 된다면 내가 ‘타일러’라는 것이 없어진다. 표지판으로 존재하면서 정체성이나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무스 크로싱(Moose Crossing)’ 표지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타일러는 “(무스는 북미에서 살고 있는 동물인데) 버몬트에 굉장히 많다. 무스들이 길을 건너야 할 때 운전자와 충돌할 시 둘 다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표지판이 됨으로써 사랑하는 버몬트의 자연을 지킬 수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공존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뇌섹남’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지켜보고 이를 평가하는 평가단들은 이들이 결론으로 도달하는 그 과정만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이들이 어느 대학을 나오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실제로 기업의 면접관들도 이런 부분으로 면접자를 판단한다”고 조언한다.
‘뇌섹시대’ 이근찬 PD는 “뇌섹남의 기준은 여러 가지겠지만 섭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자기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12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뇌섹남 자가진단’을 진행했는데 항목 중에는 준수한 외모, 반전매력 유무 등도 있었지만 얼마나 논리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자기주장을 관철할 수 있느냐가 결정적 조건이었다. 특히 여기에 유머감각까지 겸비한다면 진정한 뇌섹남일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들을 이용해 문제를 풀려고 달려들지만 이내 문제의 해결은 발상의 전환, 생각 달리 하기, 편견 없애기 등이라는 것을 몸소 깨닫는 뇌섹남들. 이 멋진 남자들은 자신들의 높은 아이큐 등이 비록 문제를 풀어내는 시간을 짧게 해줄지언정, 아이큐가 높다고, 학벌이 좋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뇌섹남’들은 ‘문제적 남자’에서 기분 좋게 바보로 전락한다. ‘덤앤더머’를 자처한 김지석과 전현무는 ‘뇌섹남’의 활력소다. 시청자들은 엄청난 스펙의 인기 패널들이 나와서 몸 개그까지 보여주며 문제풀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며 이 남자들에게 열광한다. ‘뇌섹남’들이 '멋진 남자'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꽃미남’-‘차도남’-‘뇌섹남’, 멋진 남자의 역사>

80년대의 남성미 팍팍 풍기는 ‘터프가이’ 열광 시대가 지나자 90년대에는 여자보다 깔끔한 매력의 ‘꽃미남’의 전성시대였다. 이어 2000년대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남자)’, 짐승처럼 힘 있는 매력의 ‘짐승남’에 이어 ‘까도남(까칠한 도시의 남자)’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수현 이종석의 드라마 열기에 ‘연하남’이 대세가 되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는 또다시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을 멋진 남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다음의 멋진 남자는 언제쯤, 혜성처럼 등장할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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