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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의 기일에는 술 대신 차를 올리자
조상님의 기일에는 술 대신 차를 올리자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5.05.01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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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인문학

 

차의 마음은 깨달음의 마음이다. 차나무에게서 선의 마음을 배운다. 이 세상 모든 꽃들은 보란 듯이 자신을 뽐낸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도 허물은 감추고 자신을 자랑한다.

차나무의 꽃이 거친 잎 뒤에 숨는 것은 허물을 드러내고 자기를 드러내지 말라는 뜻이다. 자기를 이겨내고 자기의 빛을 감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라는 뜻이다.

차꽃이 떨어지고 1년 후에 씨앗으로 결실을 맺는다. 그것은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덕을 쌓고 힘을 기르고 때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꽃과 열매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을 실화상봉·모자상봉이라 부른다. 자식이 없는 사람이 자식을 둔 것 같고 제자가 없는 스승이 제자를 둔 것과 같다. 나이 먹은 왕이 왕세자를 둔 것같이 인간의 모든 소원을 이뤄주는 것이 차나무이다.

조상님의 기일에는 차를 올린다. 많은 음식을 준비해도 차를 올리지 않으면 제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차례 지낸다고 하였다. 이제는 술 대신 차를 올리는 전통풍습을 되찾아야 한다.

 
차나무의 꽃잎이 다섯 개로 피어나는 것은 마음 속의 다섯 가지 번뇌인 욕심·성냄·무지·자만·질투를 다섯 가지 지혜로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다섯 꽃잎 속의 꽃술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것은 마음의 본성인 지혜와 자비의 꽃을 피우라는 뜻이다.

차나무의 뿌리가 제 키의 세 배나 깊이 뿌리 내림은 세상의 여덟 가지 바람에 흔들리지 말고 평정심을 지니라는 뜻이다.

차를 즐기고 차문화를 아끼는 사람들은 찻자리에서 정치이야기·돈버는 이야기·남 흉보는 이야기를 삼가야 한다. 찻자리에서는 고인의 덕담·이웃의 미담·차인들의 덕행들을 말하는 것이 좋다. 차인들은 입을 열어 남 무시하거나 자기 자랑하지 말고 지갑을 열어 친구들을 기쁘게 해야 한다.

아시아문화재단에서 차와 인문학 강좌를 개설했다. 아시아문화재단(이사장 현장스님)이 주관하고 보성군이 협찬하는 이번 인문학 강좌는 차문화와 불교철학을 주제로 지난 4월 29일부터 보성 차박물관에서 진행 중이다.

자료와 사진 현장스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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