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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붓꽃 이야기
오월 붓꽃 이야기
  • 송혜란
  • 승인 2015.05.22 0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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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사에는 우리 몸의 에너지센터를 상징하는 일곱 개의 연못이 있다. 일주문 아래 해인영지. 대원연지. 불안불지가 있다. 경내에는 구품연지. 관음연지. 천봉연지가 있다. 마지막 하나는 성모각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하늘 연못이 있어 칠지가람 대원사로 부른다.

또한 360개의 고무통을 땅속에 묻고 연꽃과 수련. 수생 식물을 가꾸며 자연 학습장으로 사찰을 개방하고 있다. 고무통은 헌 기와로 감싸고 그 주변으로 붓꽃을 심었는데 지금 보랏빛 자태를 뽐내며 예쁘게 피어나고 있다.

 

사진은 극락전을 배경으로 붓꽃 높이로 눈을 낮춰서 찍은 사진이다. 붓꽃은 장미, 튤립, 국화와 함께 세계 4대 원예식물 중 하나이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꽃이다.특 히 붓꽃을 좋아했던 사람은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이다.

그는 해마다 아이리스 꽃이 피어나는 때가 가장 황홀한 시간이자 은총의 순간이라고 하였다.아이리스의 향기와 꽃잎이 다양한 푸른 빛을 띠며 나부끼는 모습은 창조의 비밀을 알려 주는 열쇠이며 아이리스의 꽃받침은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하였다.

아이리스의 우리말 붓꽃은 꽃이 피어나기 전 꽃봉우리가 먹물을 머금은 붓 모양을 닮은 데서 온 것이다. 아이리스라는 학명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의 여신이다. 아이리스 꽃의 전설에는 제우스의 아들 아폴론이 스파르타의 미소년 히아킨토스를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아폴론과 히아킨토스는 원반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아폴론이 높이 던져 올린 원반을 히아킨토스가 잡으러 가다가 원반이 바위에 부딪히며 히아킨토스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 히아킨토스는 그 자리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죽었다.

아폴론은 시체를 끌어안고 한참을 서럽게 울다가 “너를 꽃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여 영원히 살게 하리라”고 주문을 외우자 히아킨토스가 흘린 피가 스며든 땅에서 보라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 히아킨토스가 흘린 피에서 피어난 꽃이라고 히아신스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붓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봐야 할 명소가 있다. 붓꽃과 꽃창포의 아름다움과 창포의 실용성을 살린 테마 식물원이 서울 창포원이란 이름으로 지난 2009년 개원하였다. 수락산과 도봉산의 산세가 그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곳이다.

도봉산 역에서 식물원으로 연결되어 있다.16,000평의 부지에 꽃창포, 붓꽃, .각시붓꽃, 서양 붓꽃 등 130여종 30만본 이상 심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붓꽃 단지이다. 우리나라에도 서울 창포원을 모델로 삼아 소규모의 테마 식물원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서울 식물원의 영어표기가 Seoul Iris Garden이다. 창포와 붓꽃은 전혀 다른 꽃인데 전문가 의견을 거쳐 결정했다고 한다. 영어표기와 맞추려면 서울 붓꽃원으로 해야 한다.

류시화 시인의 시한편 소개한다.

 

<오월 붓꽃>

늦은 봄에서 초 여름 사이에
날마다 변하는 날씨가 준비한 것들 속에
우리가 좋아 하는 것이 여럿 있었지만
이 꽃만큼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를
일러 준 것도 드물었지요

신비에 가까운 보라색 얼굴
겨우 겨울을 넘긴 가난과 화려
일시적인 소유에 기뻐하는 순간이 지나면

마지막 꽃잎을 떨구면서 오월 붓꽃은
속삭이는 듯 했지요

나는 당신이에요
나는 죽지 않아요
또 여러번의 봄이 지나고
이곳에 나 혼자 남는다면

그래도 혼자 남는게 아니라는걸
오월 붓꽃이 말해 주겠지요.

이 꽃을 바라 보는 또 다른 눈이
내 눈만이 볼수 있는 또 하나의 눈이
이곳에 있다는걸.

다시 작별을 말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봄의 끝에서 당신이 한말을 떠올리며 기억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잠을 자겠지요

우리가 원한 것은 무한에서 무한으로가 아니라
봄에서 봄으로.순간에서 순간으로였으니까

이 오월 붓꽃처럼...

글 사진 석현장(아시아문화재단이사장, 대원사티벳박물관장, 현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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