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서해의 알프스를 품다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서해의 알프스를 품다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5.05.22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 산에 가고 싶다

 

인천 무의도는 서울에서 지척이면서도 이국적인 풍광을 품고 있어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아주 작은 섬이지만 서해의 알프스로 불리는 호룡곡산과 보석처럼 빛나는 백사장, 그리고 아기자기한 트레킹 코스까지 부족함이 없는 보물섬이다. 호룡곡산에 오르면 갖가지 기암괴석의 절경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장쾌한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온다. 그 감동의 깊이는 높은 산이 주는 것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글 사진 | 유인근(스포츠서울 기자)

선녀가 춤추는 섬 ‘무의도’

인천국제공항이 자리한 영종도 앞바다에서 지척인 무의도(舞衣島)는 면적 9.432㎢, 해안선길이 31.6㎞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무의(舞衣)'는 '춤을 출 때 입는 옷'으로, 옛날 어부들이 짙은 안개를 뚫고 이 섬 근처를 지나다가 바라보면 '섬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을 추는 모습 같기도 하다' 해서 유래됐다고 한다.
자그마한 이 섬이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다. 지금이야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며 갈 수 있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섬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멀고 험했다. 영종대교가 놓이기 전 영종도는 인천에서 배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했다.
그리 순탄치 않았던 무의도행 길은 2001년 영종도에 인천공항이 완공되면서 초고속 LTE처럼 넓고 빠른 길로 변했다. 공항철도나 공항고속도로를 타고 신나게 달려 잠진선착장에 이르면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무의도가 있다. 선착장에서 똑딱선(카페리)으로 갈아타고 10여분 만에 무의도 관문인 큰무리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다.

서해안의 이름 없는 낙도 중 하나로 조용했던 이 섬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영화 '실미도'(2003) 때문이다. 실미도는 무의도에 딸린 부속섬으로 이 섬을 배경으로 한 소설 '실미도'가 영화로 만들어져 모섬인 무의도도 덩달아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섬을 배경으로 2003년 12월에 개봉된 영화 '실미도'는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33년간 베일에 가려 있던 실미도의 아픈 역사를 세상에 알렸고, 더불어 해무에 가려져 있던 무의도 아름다운 풍광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섬 산행의 백미, 서해의 알프스 ‘호룡곡산’

실미도를 찾았던 발걸음이 무의도 구석구석으로 이어지면서 유명해진 것이 '서해의 알프스'로 각광받는 호룡곡산(虎龍谷山)이다. 영화의 약발이 약해진 후 요즘에는 실미도를 대신해 호룡곡산이 사람들의 발길을 무의도로 불러모으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무의도는 본 섬인 대(大)무의도와 새끼섬인 소(小)무의도를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다. 이곳 주민들은 대무의도를 실미도·해리도·상엽도 등과 섬이 무리져 있다 해서 '큰무리', 소무의도는 본섬 일부가 떨어져 나가 생긴 섬이라 해 '떼무리'라고 부른다. 큰무리선착장에서 배 시간에 맞춰 수시로 다니는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리면 대무의도 끝인 광명항에 도착하고, 마을 뒤로 난 좁은 비탈길을 오르면 호룡곡산의 산행이 시작된다. 국사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코스를 따라 걸으면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해 섬 산행의 백미를 경험할 수 있다.
호룡곡산은 해발 245.6m의 낮은 산이다. 하지만 그 이름은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에서 유래됐다고 할 만큼 거창하다. 낮은 산이어도 해수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너무 만만하게 볼 일은 아니다. 또한 갖가지 기암괴석의 절경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장쾌한 풍광은 높은 산이 주는 감동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오죽하면 서해의 알프스라고 했을까.
코스는 호룡곡산~국사봉~당산~선착장으로 이어지는 7.6㎞로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세가 크게 험하진 않아도 초반 능선에 올라탈 때까지는 경사가 계속돼 쉬엄쉬엄 올라야 숨이 가쁘지 않다. 오르는 중간 중간 마당바위, 부처바위, 수직절벽 등 곳곳에 절경을 품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능선에 올라서면 저 멀리에 소무의도와 서해바다, 그 뒤에 인천 송도의 고층빌딩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최고봉인 호룡곡산 정상에서 바라본 바다풍경은 무의도 제1경으로 단연 압권이다. 산 아래로 무의도의 명소 하나개해수욕장과 큰무리해수욕장의 은빛 모래가 반짝이고, 그 너머로 망망대해에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둥둥 떠다니는 풍경은 정말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하산 길의 끝은 큰무리선착장과 닿아 있다.

청정의 섬, 낙조가 아름다운 무의바다누리길

호룡곡산만 보고 무의도를 빠져나오는 것이 허전하다면 소무의도의 무의바다누리 길을 걸어보라고 권한다. 소무의도는 광명항에서부터 타원형의 인도교가 연결되어 있다. 무의바다누리 길은 이 다리에서부터 시작된다.
길이 414m에 달하는 인도교는 사람만을 위한 다리다. 자동차가 지나갈 수 없기에 소무의도는 차가 없는 청정의 섬으로 남아 있다. 한때 새우잡이의 전진기지였고 6.25때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군 병참기지로 사용됐다는 작고 작은 섬에는 동쪽과 서쪽 두 개의 마을에 9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2011년에 다리가 놓이고 섬 주변을 휘돌아 나오는 무의바다누리길이 열리면서 조용하던 마을에는 요즘 한해 10만 명을 넘는 사람들이 다녀간다고 한다.
제주의 올레길을 생각나게 해주는 무의바다누리 길은 총 2.48㎞의 전망 좋은 길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소무의인도교를 시작으로 마주보는 길, 떼무리길, 부처깨미길, 몽여해변길, 명사의해변길, 해녀섬길, 키작은소나무길까지 총 8구간으로 짜여져 있다. 바다를 보며 걷는 해안 길과 나무 울창한 산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주요 코스는 나무 데크로 마무리돼 걷기에 어려움이 없다. 소무의도에서는 저녁 어스름 무렵 가장 높은 안산 정상에 오롯한 정자 하도정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최고의 비경으로 꼽힌다.

◇찾아가기
●대중교통=무의도는 서울역과 인천공항 역을 잇는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도심에서 1시간 거리로 가깝고 주말 및 공휴일에 운행하는 서해바다열차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공항 3층 5번 출구에서 222번 버스(매시간 20분 출발)를 타고 잠진도 선착장에서 내려 무의도행 카페리를 타면 된다.
●승용차=서울 방화대교를 지나 공항고속도로를 타고 40분 정도 달린 뒤 용유, 무의 진입로로 들어가 잠진도 선착장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일산, 구리, 판교에서 출발하면 외곽순환도로 노오지에서 공항고속도로로 빠지면 된다.

◇사진설명
호룡곡산 정상에서 바라본 능선과 그 너머로 펼쳐진 서해의 그림 같은 풍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