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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학고 이수민 학생의 특별한 영어공부법
세종과학고 이수민 학생의 특별한 영어공부법
  • 권지혜
  • 승인 2015.05.26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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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여고생이 영어로 판타지 소설을 쓰다

 

많은 학부모들이 내 아이의 영어공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언제부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세종과학고 1학년생인 이수민 양은 영어로 된 소설을 출간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 수민 양의 영어 공부법과 꿈을 듣기 위해, 물리학을 좋아하는 이수민 학생과 그의 어머니를 함께 만났다.

취재_ 권지혜 기자 사진_ 맹석호

서가에서 유독 눈에 띈 책이 있었다. “17세 여고생이 영어로 된 책을 출간했다.”라는 광고문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책은 바로 이수민 양의 첫 작품 <NEBULOUS>다. 통으로 영어 집필한 책이고, 장르는 판타지다. 각 챕터 별로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을 담고 있다.

영어 판타지 소설 출간, 꿈을 향한 한 발자국

영어로 된 판타지 소설 <NEBULOUS>를 출간한 이수민 학생은 원래 작가의 꿈을 꾸는 여고생이다. 평소에도 취미 삼아 짤막짤막하게 글을 써왔는데, 이제 한 번 길게 써보자 해서 판타지 소설을 내게 되었다. 그것도 영어로! 한국어로 쓰는 건 보통 많이 하는 일이니까 그냥 새롭게 영어로 써보고 싶었다는 당차고 똑똑한 17세 여고생이다.
판타지 소설의 경우, 어느 정도의 판타지에 대한 배경 지식도 필요하고 상상력도 필요하다. 판타지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물으니 이수민 학생은 판타지를 원래 좋아해서라고 말한다. 판타지 소설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은 크리스토퍼 파올리니의 <에라곤>인데, 작가가 잘 쓴 것 같다고.  <에라곤>의 작가 또한 젊은 작가에 속하는데 그래서일까.
이수민 학생의 어머니는 딸이 책을 쓰겠다고 했을 때 그냥 “공부나 해라”라고 말렸다고 한다. 책을 쓰려고 할 당시 딸은 중학생이었고, 현재 재학 중인 세종 과학고라는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수험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책보다는 공부에 더 몰두하길 바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수민 학생은 책도 출간하고 과학고에 입학도 했다. 어머니는 그런 딸이 그저 기특할 뿐이다. 다음 작품에 대해 물었을 때, 수민 양은 책을 더 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고등학생 신분이어서 당장은 일단 공부에 집중하고 언젠가 시간 여유가 되면 다시 책을 쓰고 싶다며 꿈을 내비쳤다.

해외 체류나 유학 한 번 없이도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추다

이수민 학생의 영어 공부의 시작은 두세 살쯤 우연히 보여준 영어 비디오였다. 아버지가 영어로 된 ‘라이온킹2’를 사서 보여준 것이 처음이었다. 당시에는 아직 어리니까 부모님이 아주 가끔씩 보여주었다. 달리 볼 것이 없는 때여서 ‘라이온킹2’를 비디오를 보여주자 어린 수민이는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같은 비디오를 반복해서 1년 이상 보게 되니 4살 즈음부터 그 대사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5-7살까지 영어 유치원을 다녔고, 6살 때부터는 그림책과 비디오로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영어 학원을 다녔지만 초등학교 입학 후 많아진 학업 량으로 힘들어해서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까지만 다니고 그 이후로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만 공부를 했다고 한다.
학원을 다니기 전과 같이 집에서 항상 보던 비디오를 보고 책을 보며 공부를 했다. 영어 비디오를 사온 아버지의 선견지명이 한 몫 한 것이다. 이처럼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접한 영어는 이수민 학생에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주었다.

수학적 사고력과 영어는 중점적으로 교육

이수민 학생의 어머니가 딸에게 가장 원한 건 딸이 공부를 즐겁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공부가 지겨워서 싫어하게 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어머니는 수민이가 어렸을 때는 아예 공부를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초등학생 시절 받아쓰기를 잘 못해도 따로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저 어렸을 때는 자유롭게 책 읽고 놀러 다니도록 해주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성적은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딸의 성적은 보통이었다.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중간이었다고 한다. 따로 시험공부를 안했으니 많이 바라지도 않았다.
이후 중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시험공부를 따로 하니까 성적이 잘 나오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조금만 공부해도 성적이 잘 나온 것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고 자연스럽게 접한 영어 덕분이 아니었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머니는 수민 양이 어렸을 때부터 목표가 컸다고 말한다. 그런 딸을 보면서 딸이 나중에 원어민, 대학생 원어민들과 하는 토론 수업에서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눈앞의 작은 목표보다는 크게 목표를 잡고 공부를 시켰다고 한다.
특히 수학적 사고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집중적으로 신경을 썼다. 수학적 사고력과 영어는 글로벌한 무대에서 교수도 할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이 되는 게 목표였다고 한다. 지금도 그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습관들이기가 중요

이수민 학생은 수학 교구를 많이 다뤘다고 한다. 수학 도서도 많이 읽게 했다. 이처럼 이수민 학생의 교육은 주로 책을 통해 많이 이루어졌다. 또 그 외에 수학은 사고력학원을 다니면서 사고력을 길렀다. 으레 학생들이 학원에 가기 싫어하지만 사고력학원을 다니면서 딸이 즐거워했다고 한다.
이수민 학생 역시 엄마의 터치가 없던 초등학교 시절에는 정말로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했다고 한다. 대신 수업은 항상 열심히 들었다고. 중학생 때부터는 수업 외에도 공부를 해야 하니까 했다고 한다.
보통 안 하던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면 갖은 난항을 겪기 마련. 그래서 이수민 학생은 처음 시작할 때는 사고력학원에서도, 일찍 시작한 다른 아이들보다 공부시간을 짧게 했다. 처음에는 30분부터 시작해서 점차 늘려갔다.
이수민 학생은 초등학교 때 수업시간 이외에는 공부를 안 했음에도 중학생이 되어 공부하는 것에 빠르게 적응했다. 책을 즐겨 읽은 아이들은 공부할 마음만 먹으면 빠르게 적응한다. 이수민 학생 역시 이런 것을 실생활에서 습관적으로 익힌 경우이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보다 책읽기를 다양하게 했던 습관들. 영어 책뿐 아니라, 자연과학, 철학, 사회과학, 경제 등등 관련 책들을 한국어로도 물론 영어 책으로도 읽었다. 이수민 학생은 그런 다양한 책읽기 습관이 바탕이 되니 공부가 별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재미있는 책으로 즐겁게 배우는 공부

이수민 학생의 관심 분야는 물리학이다. 과학의 한 분야인 물리학을 좋아하는 것이 책을 쓰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책 중간 중간에 보면 실제 과학 사실을 적어 놓은 챕터가 있어 놀랍다.
이수민 학생이 처음 과학에 관심을 두었을 때는 백화점에 갔을 때였다. “예전에 백화점에 가면 실험하는 도구가 있는 곳도 있고 곤충이나 동물 같은 것을 만질 수 있는 곳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실험 기구의 이름도 알게 되고 화산 뽀글뽀글 분출하는 실험도 해보고 그러면서 실험에 흥미를 느꼈고 재미있었어요”
또한 <과학공화국>이라는 책을 이야기했다. “유치한 책일 수도 있다”며 웃었다. <과학공화국>은 과학을 기준으로 재판을 하는 한 나라가 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걸 변호사 두 명이서 과학을 토대로 ‘어느 것이 맞나’ 변호를 한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과학이나 수학 같은 것도 재미있게 배웠던 것 같다고.

엄마와 아이의 꿈이 같다는 것

 

보통 초등학생 때 장래희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다. 그 설문지에는 아이의 장래희망을 적는 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모님이 바라는 아이의 장래희망을 적는 칸도 있다. 이수민 학생은 과학자, 실험을 하는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어머니 역시 딸이 과학자가 되기를 바란다.
왜 과학자가 되고 싶은 걸까. 어머니는 과학자가 딸의 성격에 맞을 것 같다고 했다. 영어를 잘하지만 문과는 아니고 이과 쪽 두뇌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어는 그냥 보조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과 쪽을 공부할 때 영어 원서 같은 것을 봐야 하기 때문에 영어 실력도 필요하다. 이수민 학생도 과학이나 사고력 공부를 좋아하기 때문에 과학자가 되고 싶다.
부모와 자녀의 꿈이 같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부모들이 자신의 꿈을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책상 앞에 앉힌다. 이수민 학생의 어머니는 “과학자의 길로 내가 유도했다”며 재미 삼아 말했지만 딸이 ‘어디에 관심이 있고 어떤 것을 잘하는지’ 이미 간파한 모성으로 딸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최근 이수민 학생은 <생각의 탄생>을 즐겁게 읽었다고 한다. 또한 요즘 학교에서 방학 동안 운영하는 ‘라이노(Rhino)’라는 3D 프로그램을 배우는데 흥미가 넘친다고 했다. 이수민 학생은 책과 과학 이야기가 나오면 더욱 눈을 반짝이며 말을 빨리했다. 무언가 자신의 관심사를 빠르게 전달하고 싶은 느낌이었다.
이수민 학생의 장래 희망은 대학 교수이다. 교수가 되어 실험도 하고 학생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간간히 글도 쓰고 말이다. 구체적으로 MIT 공대 교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MIT 공대는 현재 세계에서 공대 서열 순위 1위의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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