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황색, 적색, 청색 등 다채로운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보석 토파즈. 예로부터 토파즈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친구와 애인이 평생 떠나지 않으며 슬픔을 없애 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정과 희망을 상징하는 토파즈의 세계로 초대한다.
진행 김이연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글 이영미(주얼리 디자이너, 세미성 대표)
팔색조처럼 다양한 컬러를 지닌 토파즈
천연의 적색 ‘임페리얼 토파즈’는 고가치 형성
일반인들이 흔히 파란색 보석으로 알고 있는 토파즈의 명칭은 ‘황옥’이라고 한다. 안개 속에 가려진 신비로운 홍해의 Topazios(토파지오스) 섬에서 산출되어 토파즈라 하였다는 설과 이 돌이 최초로 발견되었을 때 적색을 띠고 있어서 산크리스트 어로 ‘불’을 뜻하는 tapaz(토파즈)에서 기원되었다는 설이 있다.
규산염과 알루미늄·불소화합물이 결합된 토파즈는 무색투명하지만, 결정구조 내에 극미량의 이온이나 결정구조의 변형에 의해 분홍색, 황색, 갈색, 적색, 청색, 밝은 녹색등 다양한 색을 띤다. 같은 색이라 하더라도 소량 포함되어 있는 물과 불소의 배합 비율에 따라 색의 농도와 깊이가 다른 매력적인 색상과 아름다운 광채를 나타낸다. 또한 경도 8로 매우 단단하여 보석으로서 훌륭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19세기 우랄산맥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토파즈 결정의 구성 원소 중 하나인 알루미늄이 크롬으로 치환되면 분홍색, 적색을 띠게 된다. 위스키처럼 붉은 톤의 주황색, 황금빛을 띤 적색 또는 와인색을 띤 것을 임페리얼 토파즈라 부르는데, 왕족만 소유할 수 있을 만큼 매우 귀한 보석이었으며 현재도 천연의 적색 토파즈는 매우 희소하여 높은 가치로 형성된다. 토파즈는 합성으로 제조되지는 않지만, 인위적인 열처리와 방사선 처리에 의해 새로운 색상으로 탄생한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분홍색 토파즈는 크롬 성분을 함유한 갈색 또는 황색 토파즈를 열처리하여 얻은 것이다.
토파즈 중 가장 대중적인 ‘블루 토파즈’
밝은 암청색을 띠는 ‘슈퍼블루’가 가장 인기
2000년 이후 많은 양의 블루 토파즈가 시장에 등장했는데, 실제로 청색을 띠는 토파즈는 자연에서 거의 산출되지 않으며 무색의 토파즈를 방사선에 의해 색상 처리된 것이다. 암청색을 띠는 것은 ‘런던 블루 토파즈’라는 명칭으로 다량 생산되어 저렴한 가격대로 거래되며, 보석의 밝기를 향상시킨 ‘슈퍼블루’가 가장 가치가 있다.
색상 처리된 블루 토파즈는 충격에 약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에 깨지거나 강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색이 바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토파즈가 세팅된 주얼리를 세척할 때에도 초음파나 증기 세척은 피하고, 따뜻한 비눗물로 부드럽게 닦아 주어야 한다.
아쿠아 마린이 녹색을 띤 청색 또는 청색으로 매우 매력적인 다색성을 띠는데 반하여, 블루 토파즈는 선명한 하늘색이나 강렬한 청색을 띠며 색이 균일하다.
토파즈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들
토파즈는 크기, 캐럿 중량, 커팅 스타일, 색상, 처리 방법 등을 고려하여 가치를 결정하는데,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색상과 광채를 우선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 색상은 결정체 방향에 따라 톤이 다르게 보이며, 관찰하는 빛에 따라 색상의 효과가 달라진다. 황색은 백열광, 블루 토파즈는 형광등 아래에서 볼 때 더욱 아름다운 색을 나타낸다.
토파즈는 종종 매우 큰 결정으로 산출되는데, 무려 4kg이 넘는 것도 있다. 내포물이 없는 아주 깨끗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일반적으로 오벌이나 물방울 모양으로 커팅한다.
고대 설화에 따르면 토파즈는 분노를 진정시키고 열을 가라앉히며 광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특히 블루 토파즈는 창조적인 영감을 제공하여 예술가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