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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1%대 '내 집 마련', 현명한 결정일까?
초저금리 1%대 '내 집 마련', 현명한 결정일까?
  • 송혜란
  • 승인 2015.05.28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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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진단

 

 

최근 전세금 폭등으로 보증금이 실제 주택 거래가와 별반 차이가 없어지면서 내 집을 마련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금리까지 1%대로 급락한 실정에 남의 집에서 사느니 차라리 대출을 받아서라도 자기 소유 주택에서 살면서 은행 이자를 내는 것이 더 속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결정, 현명한 걸까?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매거진플러스 DB

주택 거래량 100만 건 넘어
서민 중심의 부동산 훈풍 진단

수도권에 사는 소비자 A씨는 2년 동안 살던 전셋집의 주인이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통보해 고민에 빠졌다. 경제적인 사정이 안 좋아 지금 사는 집보다 보증금이 더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나섰지만 출퇴근이 편리한 곳에는 매물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금리까지 1%대로 떨어지자 은행이자로 먹고 살던 임대인들이 그나마 있던 전셋집마저 월세로 돌리고 있는 추세다. 이에 방문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마다 하나같이 대출을 받아 차라리 내 집을 하나 마련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결국 A씨는 전세 대신 집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갖고 있는 돈으로는 어림없어 결국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전세 집을  구하려고 했다. 그런데 워낙 전세매물도 없지만, 어쩌다 있어도 전세 값과 매매가의 차이가 얼마 안 돼 아예 집을 사기로 했다.”

그래도 A씨의 고민은 계속됐다. 혹시라도 나중에 주거지 이전으로 집을 되팔 때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 아무리 1%대 금리 시대라 하더라도 고정금리가 아닌 한 3년 후 이자 납부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

이는 비단 A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B씨 역시 월세 부담으로 전셋집을 알아보다 결국 전세난에 못 이겨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게 됐다. B씨가 주택 구매에 투여한 돈은 약 3000만원. 구매가의 30% 수준이다. 결국 70%는 대출을 받아 구매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B씨는 “혹시라도 향후 집값이 폭락하게 되면 남은 대출금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전세난으로 심리적 압박에 쫓겨 어쩔 수 없이 융자를 받아 집을 사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기자가 직접 찾은 부동산에서는 월세 보증금 500만원만 달랑 들고 와 집을 사고 싶다고 말하는 소비자도 많다고 한다. 나머지는 대출을 받더라도 이자가 월세보다는 저렴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최근 이와 같은 트렌드로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100만 건을 넘어 지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매달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는 역대 동기 최대치인 9만4216가구가 분양 예정이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2월 대비 2조원이 늘었다.

문제는 통계 자료로는 확인이 어려운 ‘비자발적 거래’가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세난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못 이겨 차기 수단으로 주택 구입에 나선 서민층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투기 시대는 끝났다
실수요자에겐 지금이 기회

반면 지금이 서민층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투자가 아닌 의식주의 하나인 주(住)를 해결하기 위한 목표라면 말이다.

김인만부동산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부동산을 투자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 부동산 투기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있어 향후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보다 집을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며 “정말 주택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저금리 시대인 지금이 어쩌면 서민들에게 있어 다시는 없을 기회다. 좋은 집을 잘 골라 구매해 오랫동안 잘 살면 된다”고 말했다.

또,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매년 오르는 물가만큼 집값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주택 구입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고 덧붙였다. 먼저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 시 매년 변동하는 이자율에 따른 부담 가능 여부를 잘 따져야 한다고.

김 소장은 “지금 금리가 1%대라고 하더라도 고정금리가 아니기 때문에 3~4년 후의 금리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보통 금리는 3~4년 후 0.5%~0.6% 정도 오른다”며 “현재 월 소득을 감안해 장기적으로도 연 이자를 내는 데 있어 부담이 없는지를 잘 계산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주택 상태 여부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일부의 문제지만 신축빌라 같은 경우 단기간 안에 짓다 보니 부실공사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며 “오래 살 집이라면 건축과정에 불법사항은 없는지, 내부시설물 등 하자는 없는지에 대한 여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빌라 분양 시 역세권 위치나 중간층 선택, 대지 지분이 많으면서 주차장 확보가 가능한 곳, 편리한 동선의 구조, 주변 환경, 생활편의시설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등기부 등본을 보고 소유자를 확인한 후 전용면적과 대지 지분 등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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