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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다, 바람 잡는 ‘꽃할배’들과 최지우
떠나고 싶다, 바람 잡는 ‘꽃할배’들과 최지우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5.05.29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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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여행

▲ 사진=tvN 캡처

부러운 노인들, 꽃보다 할배들이 이번엔 그리스로 떠났다. 바람이 낙낙해지는 봄날, 이보다 부러울 수가 없다. 게다가 아리따운 최지우까지 함께! 한동안 ‘그리스’ 노래 부를 사람들 넘쳐날 것 같다. 언젠가 우리도 곧 뜬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꼼꼼히 봐둬야겠다.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

 <꽃보다 할배 in 그리스>가 가뿐히 4회 내내 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70대 멋쟁이 할배들과 짱짱한 짐꾼이 함께 나서는 나영석 표 네 번째 배낭여행이다. 이번엔 ‘보조 짐꾼’ 최지우가 합류하면서 기대를 더했다. 바야흐로 봄, 떠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 여행 부추기는 계절. 이만한 사전답사가 없다.

친구, 여행, 그리고 짐꾼
TV로 보는 여행은 참 신선했다. 우리에게 친근한 노년 배우들이 배낭을 멨기 때문일 거다.‘꽃보다’ 시리즈는 곧 낭만이다. 오래간만의 첫 만남엔 다소 어색하던 네 사람은 함께 지나온 과거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비슷한 지점에 서서 같은 고민을 나누기도 하며 두런두런 걷고 먹을 것을 고르고 새로운 것을 보며 간만의 신선한 감각을 일깨웠다.
나이가 지긋한 선생님들의 배낭여행 이야기에 젊은이들은 누구보다 열광했고 먼 훗날의, 아니 이제 머지않은 일일지도 모를 언젠가의 여행을 계획하기도 했다. 배낭여행은 모름지기 팔팔한 10대, 20대들의 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 숫자를 대단히도 늘려놓았더니 색다른 재미와 이색적인 풍경이 나타났다.
다시 모여 떠나는 여행은 그래서 더 기대된다. 이번엔 그리스. 함께 가는 짐꾼은 딱히 어리지도 않다. 40대의 이서진이 앞장서고 ‘여신’포스 풍기며 최지우가 함께했다. 목적지는 그리스. 할배들이 1순위로 꼽은 나라다. 나영석 PD와 네 배우들이 물망에 올렸던 것은 쿠바와 그리스. 비교적 계절이나 날씨 여건이 좋은 그리스가 최종 낙점됐다. 지난 2월 시작해 열흘의 일정으로 촬영을 마친 꽃할배들과 짐꾼들은 조금의 여독, 이국에서의 추억을 품은 채 짐짓 아쉬운 시기이겠다.
화면으로 느끼는 풍경은, 직접 보는 것을 따를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이 프로그램에서 설렘을 느끼게 되는 건 같은 곳에서 함께 자고 먹고 보는 ‘동행’의 풍경일 거다. 물론 각지의 랜드마크를 기대하고 미리 보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는 없겠지만.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란 것이, 아직 ‘노인’이 돼 보지 않은 많은 이들에겐 번거롭기도 하고 자칫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가보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메뉴도 제각각인데다 서로의 일상을 가까이서 접하다보면 의외의 ‘잘 안 맞는 부분들’을 마주치게 될 것이 뻔하다는 것을 한두 번쯤 겪어봤을 테니까.
그래서 할배들의 여행은 더욱 길라잡이가 된다. 여행의 속도를 좀 늦추고, 강박을 줄이다 보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재미난 거리들이 무진장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스 편은 최지우의 등장으로 더욱 환영받는다. 과연 ‘지우히메’를 짐꾼으로 잘 부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 예능에서의 최지우의 얼굴에 대한 호기심이 참 대단했다.

▲ 사진=tvN 캡처

‘꽃보다’ 시리즈는 곧 낭만이다. 타국에서 보내는 노년의 호시절은 누구든 탐낼 만하지 않은가.
 

여행의 꽃, 고생하며 맛보는 즐거움
<삼시세끼>도 그랬고, 지난 ‘꽃보다’ 여행들도 쭉 그랬다. 경치 좋고 공기 좋은 데에 도착하면 어김없이 고생이 시작된다. 나영석 PD는 이번 방송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들을 ‘혹사’시키는 이유에 대해 “물론 선생님들의 연세 상 '고된 포맷'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방송이란 시청자가 지켜보는 것이다”라고 운을 떼며 “연세 많으신 분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끝내 해내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낼 것”이라고 답했다.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다. 대단하지도 않은 일상이고 여정이다 보니, 난감한 상황에 몰고 가 보기도 하고 어려운 임무를 맡게 하기도 하면서 여행에 생기를 돋우는 것이다.
1회. 그리스가 ‘신과 인간의 경계가 가장 모호한 나라’로 일컬어지는 만큼 4명의 ‘할배’는 신들의 이름을 얻었다. ‘순재우스’, ‘구세이돈’, ‘근풀론’, ‘헤라클래섭’. 실질적인 고생 담당 이서진과 최지우도 ‘서지니우스’, ‘지우프로데티’가 돼 여행을 시작한다. 식당을 예약하고 표를 끊어 여행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완벽한 가이드 이서진 곁에 딸 같은 세심함을 가진 최지우가 살갑고 든든한 받침이 되면서 고생도 배가 됐지만 여행의 묘미가 한층 살아난다.
‘꽃보다’ 여행자들의 여정은 아테네에서 공중 수도원 메테오라가 있는 칼람바카까지 이어졌다. 아름다운 그리스의 풍광 안에서 서로 아끼는 여럿이 모여 걷는 뒷모습과 마주앉아 식사하며 다음 갈 곳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만 있자니 정말,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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