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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위헌요소는 없다
김영란법에 위헌요소는 없다
  • 송혜란
  • 승인 2015.06.21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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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김영란법’을 원조 법안 발의한 김영란 전 대법관의 남편 강지원 변호사가 김영란법의 위헌 논란에 대한 의견을 퀸 독자에게 보내왔다. “김영란법에 위헌요소는 없다.”는 강 변호사의 기고 전문을 그대로 옮긴다.

글 강지원 변호사 사진 매거진플러스

“김영란법은 ‘회개반성법’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회개하고 반성하자는 법이라는 뜻이다. 김영란법에 대한 나의 해석이다.
그동안 우리는 사실 참으로 잘못된 습관과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치열한 삶을 살아오는 과정에서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욕구를 달성하기 위해서 몸부림쳐 왔다. 그런 결과로 놀라운 성취를 이루고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는 실로 부끄럽고 치욕적인 잘못들을 너무 많이 저질러 왔다.
자식 취직 문제가 생기면 어디 유력한 사람 없나, 입찰공고가 붙으면 공사를 따기 위해 어디 얘기해 줄 사람 없나부터 찾았다. ‘빽’써줄 사람,‘줄’대줄 사람 찾는 것이 거의 습관화되다시피 했다. 그리고 공짜는 없었다. 늘 돈봉투가 뒤따르고 현금박치기가 행해졌다. 죄다 부패였다. 그것은 편법이었고, 새치기였고, 불공정이었고, 불평등이었다.

김영란법에 위헌요소는 없다. 이 법에 대해 위헌이니 뭐니 하며 입법을 방해하려고 하는 이들이 있으나, 그 누구도 주장만 할 뿐, 어느 것 하나 뚜렷한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위헌 주장의 속마음은 이 법에 대한 저항심이다. 과거에 관습적으로 해오던 일들이 갑자기 범죄로 규정되다 보니 죄다 범죄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싫다는 속내를 드러내게 되는데, 그냥 싫다고 하면 너무 속이 보여 구실을 붙인다. 위헌이라는 것이다.
이 법의 대상에 언론과 사립학교가 포함된 부분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있다. 사실 이번에 이런 민간 분야가 포함된 것이 잘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당초 김영란 전 위원장이 추진한 것은 공직 부패의 척결이었고, 그때도 민간 분야에의 확대가 거론되기는 했지만 그것은 2단계 추진과제였다. 그리고 이처럼 중요한 문제가 입법화되려면 충분한 숙려기간이 필요하다. 예컨대 정부법안이 성안되면 입법예고 등 여론을 수렴하고 국무회의를 거치는 등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 부분은 국회의원 몇 사람이 앉아 토론하다가 느닷없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그 충정은 이해하지만, 너무 성급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
자, 그렇다고 하여 이렇게 통과된 법이 위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아니다. 이 부분이 위헌이라고 하고자 한다면 소위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한다. 즉 ①목적의 정당성 ②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민간 분야의 부패 또한 매우 심각한 수준인 점, 이 부분에 대한 부패 방지책이 절실한 형편인 점, 현행법상으로 민간 분야에 대해 형법상 배임수재죄나 특가법상 금융기관 임직원의 죄 등 다양한 처벌 법규가 존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 분야 처벌 법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 또 언론과 사립학교는 공공성이 보다 높은 분야라고 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법은 위헌이 아니다.

특히 국민의 법 감정은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법은 법률가 몇 사람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형제도나 간통죄의 위헌여부 심사 시에도 국민여론은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실제로 간통죄의 경우 4차례나 합헌결정을 하다가 다섯 번째에 위헌결정을 내린 것을 보면, 위헌여부는 1+1=2와 같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법 감정을 얼마나 존중해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69.8%가 이 부분에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 이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김 전위원장이 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고 하여 법률 전문가가 여론조사를 들이댔다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다.
100만 원 초과 금품 수수 시 직무 관련성이 없다 하더라도 처벌토록 한 부분에 대해서도 위헌주장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잘못된 주장이다. 이 법을 자세히 보면 직무 관련성이 없다 하더라도 처벌한다는 원칙에 대해 예외적으로 불 처벌하는 사례를 적시하고 있는데, 강의 사례금 외에도 모두 8가지다. 그 마지막 조항을 보면 ‘그 밖에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은 수수해도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의 본질적 내용은 공직자 등이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 금품들을 수수하면 처벌한다는 것이다. 이 사회상규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할 수는 있겠으나, 이는 형법 등 타 법률에서도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온 일반적인 법률용어이다. 그러니 전혀 명확성이 없다거나 잘못 이용되어 ‘수사권 남용’,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라는 주장들은 잘못된 것이다.

또 부정청탁이라는 개념이 애매모호하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 역시 법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누구나 부정청탁을 하면 죄다 과태료 처분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잘못이다. 이 법의 본문에는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부정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제재조항에서는 본인은 제외하고 제3자를 통한 경우에 한하여 과태료 처분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핵심은 제3자를 동원해 ‘빽’을 쓰는 청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부정청탁의 개념은 넓을수록 좋다. 그러니 애매모호하다는 말이 나올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조항이 불고지죄나 연좌제 금지, 양심의 자유, 자기책임의 원칙들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 역시 이 법의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주장이다. 배우자가 금품수수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면 배우자는 공직자의 신고여부를 불문하고 그 법으로 처벌될 일이다. 따라서 이 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법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그 이외의 경우이다. 그러니 불고지죄니 뭐니 하는 문제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

현재 통과된 법은 당초 원안보다 많이 후퇴한 법이다. 그래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는가. 칼자루를 쥔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축소해 놓은 것을.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 상태로나마 제대로 시행을 해보고 그러고서도 계속 부족한 점이 드러나면 그때 가서 또 다시 칼을 들이댈 수밖에. 이 상태만으로도 툭하면 청탁 전화 1통, 돈봉투 1장을 돌리던 습관을 고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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