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21:55 (목)
 실시간뉴스
1%대 금리 시대, 집테크 인기 상승
1%대 금리 시대, 집테크 인기 상승
  • 송혜란
  • 승인 2015.06.23 0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후 걱정엔 ‘주택연금’이 답
 

“금리가 훅 떨어지면서 매달 이자로는 먹고살기 힘들어졌어요. 그렇다고 주식이나 채권을 할 수도 없고….” 퇴직 후 노후가 걱정인 한 중년 남성의 푸념이다. 이 경우 자기 소유의 집만 있다면 ‘주택연금’이 답이 될 수 있다. 1%대 금리 시대의 도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집테크. 그 금융상품인 주택연금에 대해 알아보자.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지방에 사는 김모(63세) 씨는 최근 들어 걱정이 많아졌다. 퇴직 후 평생 모은 돈으로 구입한 집을 임대해 받은 전세금 이자로 생활해 왔는데, 금리가 1%대로 쭉 떨어지면서 생활비도 함께 확 줄었기 때문이다. 몸이 안 좋아 매달 병원비로 나가는 돈만 해도 수두룩하다. 그렇다고 결혼 후 아이 양육비에 허우적거리며 사는 자식들에게 손을 내밀 수는 없는 노릇. 이대로라면 안정된 노후 생활도 다 물거품이 될까 매일 밤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고.

그러던 어느 날, 동창회 모임에 갔다가 친구들에게 주택연금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 김 씨는 곧장 주택금융공사로 향했다. 직원의 상담을 받고 가입까지 모두 완료한 그는 그제야 비로소 모든 근심 걱정 없이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김 씨는 “연금 가입 후 생활이 훨씬 여유로워졌다”며 “진작 가입할 것 그랬다”고 후회했다.

올 1분기 가입자, 전년 대비 41.6% 증가

주택연금이란 만 60세 이상의 퇴직자가 자기 소유의 집을 담보로 평생 혹은 일정 기간에 매월 연금 형식으로 노후 생활 자금을 받는 역모기지론을 말한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 지정 은행이 매월 연금을 주는 방식이다.

최근 이러한 주택연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금공은 3월 한 달간 주택연금에 564명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택연금 출시 이후 올 3월까지 총 가입자는 2만4129명에 달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입자는 23.1%(458명→564명), 보증 공급액은 26.8%(4,615억 원→5,850억 원) 늘어난 수치다.

또한 전월 대비 증가율로는 가입자가 18.0%(478명→564명), 보증 공급액은 0.6%(5817억 원→5850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올 1분기 가입자는 1,49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1.6%(1056명→1495명), 보증공급액은 50.1%(1조1,443억 원→1조7,174억 원)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주금공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 매달 받는 주택연금의 실질 가치가 높아지고, 사후 정산해야 할 금액이 줄어든다”며 “금리가 낮은 시기에 주택연금이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로 치달으며 자금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즘. 그렇다고 리스크가 큰 주식이나 채권 등에 돈을 넣기엔 부담이 큰 퇴직자들이 주택연금을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김 씨처럼 자식들에게 부양 부담을 덜어주거나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기 위해 고심한 결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래 살면 살수록 이득인 주택연금
일찍 사망하면 차액 상속 가능

그러나 무엇보다 주택연금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쏠쏠한 혜택에 있다. 오래 살면 살수록 이득이며, 일찍 사망할 경우 차액이 고스란히 자식에게 상속된다.

주택연금은 죽을 때까지 매월 같은 액수의 연금을 받는 ‘종신지급(정액형)’과 시기에 따라 받는 돈을 조절할 수 있는 ‘확정기간’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정액형 주택연금은 가입 당시의 나이와 집값에 따라 결정된다. 집값에서 가입한 때부터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평균 수명 때까지의 기간을 나눈 금액을 매달 받는다. 평균 수명이 82세인데 60세에 가입했다면 앞으로 22년을 더 살 것으로 가정하고 연금 수령액이 산출되는 것. 종신지급이라 평균 수명보다 더 오래 살아도 사망 때까지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3억 원짜리 집을 종신지급 방식으로 60세에 가입하면 매달 68만 원을 받고, 70세에 가입하면 99만 원을 받는다. 82세까지만 산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82세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매월 돈을 버는 꼴이다. 이 때문에 종신지급형을 선택한 사람이 전체의 70% 정도로 확정기간형보다 많다.

가입 시 건강 상태 등의 변수는 고려하지 않으며 급한 돈이 필요할 땐 일시 인출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물론 주택연금은 장수(長壽) 리스크가 있는 금융 상품이기 때문에 보증료가 따로 있다. 주금공이 가입자로부터 받는데, 가입비 성격의 초기 보증료가 집값의 1.5%, 매월 연금 수신 잔액 보증료는 0.75%다. 여기에 연금을 지급하는 은행에 매월 정해진 이자를 갚아야 한다. 가입자가 매월 받는 연금은 보증료와 이자를 모두 뺀 금액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