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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소통을 말한다①-한국가정문화연구소 김대현 소장
가족소통을 말한다①-한국가정문화연구소 김대현 소장
  • 송혜란
  • 승인 2015.06.23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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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는 말투부터 고쳐라
 

요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을 보면  마치 ‘외계인 가족’ 같다. 각기 다른 별에서 온 가족들이 자신의 언어로만 이야기한다. 그러다 보니 소통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해’나 ‘사랑’이라는 말도 그야말로 다른 별 이야기가 되고 만다. 가족소통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진단했을까? 한국가정문화연구소 김대현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김대현 소장은 대한민국 제1호 가족소통 전문가이자 스타강사다. 그의 강의는 명쾌하고 재미가 넘치지만 마냥 웃어넘길 수 없는 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KBS <여유만만>, EBS <부모> 등 방송 출연 후에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물론 팬 층은 모두 가족소통에 문제를 느끼고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들. 현재는 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현대사회가 겪고 있는 불통의 원인과 소통 비법을 전파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김 소장이 말하는 불통의 원인은 누구나 다 어떻게 소통해야하는지는 잘 알고 있지만 단지 실천에 옮기지 않고 있다는 것에 있다. 운전 시 차선 변경을 할 때 깜박이를 켜야 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이를 잘 지키는 사람이 드문 것과 같다고.

착한 대화법과 나쁜 대화법

그렇다면 가족 간의 소통 부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무엇일까? 김 소장은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나쁜 대화법을 버리고 착한 대화법을 연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말하는 나쁜 대화법은 흔히 상처 주는 말투와 단정 짓는 말, 끊임없는 잔소리다.
특히 상처 주는 말투를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태어나서 한 번도 말투를 배워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제는 현재 자신의 말투가 어떤지를 되짚어보고 혹시라도 남에게 상처 주는 말투라는 생각이 든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자꾸 연습하면 말투도 바꿀 수 있다.
요즘 군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며 폭행, 자살 등 크고 작은 사회적 이슈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게 과연 군내 내에서 만의 문제일까? 김 소장의 대답은 “NO!”다. 보통 이러한 문제들은 가정에서 온 경우가 대다수라고. 폭행사건의 가해자만 봐도 대부분 불후한 가정에서 자란 청년들이다. 가족관계에 있어 쌓인 분노들이 빨리 터지면 학교, 늦게 터지면 군대에서 나타나는 것. 그때 안 터지면 사회에 나와 분출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가정 내에서의 나쁜 대화법 청결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나쁜 대화법의 또 다른 예는 아이를 바보로 만드는 끊임없는 잔소리다. 우리는 한 번도 바보를 본 적이 없음에도 늘 아이에게 “이 바보야!” 혹은 “너는 왜 이렇게 주위가 산만하니?” 등의 잔소리를 스스럼없이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자꾸 위축이 되고 말수가 적어지며 내적인 고민을 이야기하지 않고 쌓아두게 된다. 그게 분노로 변질해 언제 폭발할지도 모르는 시한폭탄이 된다고 김 소장은 경고했다.
정말 자녀가 똑똑하고 집중력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다면 그러한 단정 짓는 잔소리가 아닌 칭찬을 자주 해줘야한다고. 칭찬할 거리가 없다면 어느 정도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하다. 말 한마디라도 “우리 000는 참 똑똑해!”, “우리 000는 뭐 하나를 하더라도 집중하는 힘이 최藉�!”라고 해보자. 잔소리보다는 이러한 선의의 거짓말이 오히려 아이의 행동을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소통의 핵심 ‘경청’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배워야할 착한 대화법은 무엇일까? 소통을 위한 착한 대화법, 그 핵심은 경청이라고 김 소장은 강조했다.
“이청득심(以聽得心). 듣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수없이 하는 멋지고 좋은 말. 이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부모의 뜻대로 변해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비뚤어집니다. 아이를 정말 잘 키우고 싶다면 일단 내 이야기는 뒤로 제쳐놓고 아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또 하나, 경청에도 올바른 방법이 있다. 아이에게 적용하면 좋은 것으로는 3단계 공감법을 추천한다고. 그가 말하는 3단계 공감법은 ‘경청->공감하기->말하기’의 순서다. TV를 보면서 혹은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건성으로 아이의 말을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와 눈을 맞추어야 한다. 이는 부모가 자신의 말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표시라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가끔 고개를 끄덕이거나 추임새를 넣어주는 리액션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그랬구나!”, “정말?”, “대단한데!”, “와우!” 등의 감탄사는 대화를 생동감 넘치게 만들고, 화자의 말을 더 많이 끌어내는 효과가 있다고. 아이가 하는 말을 중간에 자르거나 판단하려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부부가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 남자와 여자의 대화패턴 차이를 이해해야한다. 남자가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이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깃들어 있다. 반면 여자는 해결책을 바라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오해가 쌓이고 다툼이 일어나 가정불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 때 김 소장이 제안하는 대화법은 ‘333 원칙’이다. 첫째, 배우자의 집안 이야기, 과거 이야기, 배우자의 단점. 이 세 가지는 서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둘째, 폭력, 욕, 기물 파손 은 하지 않는다. 셋째, 멈추기, 잘 들어주기, 화해하고 끝내기. 이 세 가지는 꼭 하자.

부모의 자존감은 즉 아이의 자존감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자녀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를 잘하고 외국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과 인내심을 키워주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되는 항목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함부로 일탈에 빠지지 않는다. 이러한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 그런데 자존감이 낮은 부모가 자녀를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김 소장은 자녀의 자존감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되고, 부모의 태도와 행동이 아이들의 자존감 높낮이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모의 자존감을 먼저 높이는 것이 우선인 이유다. 그런데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먼저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또, 완벽한 사람이 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한 가지.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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