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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소통 화합을 말한다②-가족소통 전문가 김주희
가족소통 화합을 말한다②-가족소통 전문가 김주희
  • 송혜란
  • 승인 2015.06.23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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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대화 규칙’을 지키자
 

오늘도 대한민국의 많은 가족들이 서로 표현하지 못한 불만으로 속병을 앓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잔소리, 형제자매들 간의 다툼 등의 스트레스에 치여 다니며, 어머니는 남편, 고부간의 갈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마디로 먹통가족이 되어가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김주희 가족소통 전문가를 만나 들었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김주희 강사는 이화여대에서 아동학을 전공, 현재 동덕여대에서 아동문학, 논리논술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철학 강의를 하며 만난 수많은 학생들이 가족과 말이 안 통해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아온 그는 이를 위해 서울 지역 초등학생 700여명을 상대로 가족 불만사항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불만에 대한 답은 주로 부모님의 잔소리와 형제자매 관계, 말이 안 통하는 부모님, 부모님의 다툼 등으로 나타났다. 말이 안 통하는 먹통 가족 사이에 쌓인 불만과 감정을 대화로 풀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 결과를 토대로 그는 본격적으로 가족소통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가족 간의 대화에도 규칙이 있다

우리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가끔은 가족 때문에 너무 화가 나고 우울할 때가 있다. 우리 가족은 왜 모이기만 하면 늘 삐걱거리는 걸까? 대개는 가족 간의 대화에도 규칙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일 경우가 많다.
그는 대화에 서툰 가족이라면 ‘우리 집 대화 규칙’를 반드시 숙지하고 연습하라고 조언했다.

그가 말하는 대화 규칙은 첫째, ‘상대방에게 대화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대화한다’.
많은 어머니들이 아이와 대화하기가 힘들다고 말할 때의 타이밍을 보면 늘 정신없이 바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이는 자꾸 무언가를 물어보는데 어머니는 대답할 여유가 없을 때. 그럴 땐 꼭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그만 좀 물어봐”, “정신없게 왜 이래”라며 윽박지르게 된다고. 이는 어머니들도 마찬가지다. 항상 아이들이 책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대화를 거니 문제가 된다.
따라서 가족 간에 대화가 필요할 때는 따로 시간을 할애할 필요하고 있다고 김 강사는 조언했다.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캠핑이라고.
“가족들이 다함께 떠나는 캠핑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캠핑은 같이 고기를 구워 먹는 등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 많을 뿐 아니라 모닥불에 불을 지피고 둥그렇게 모여 앉아 이야기할 때는 서로의 마음을 열기 제격인 시간이에요. 그게 번거롭다면 함께 산책을 나간다든지 잠시 카페에 들려 나누는 담소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그가 제안하는 대화 규칙의 두 번째는 ‘서로 평가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너는 애가 왜 이러니?”, “허구헌날 그 모양이구나”, “너가 그러면 그렇지. 그럴 줄 알았다” 등. 이러한 대화법은 서로가 다시는 말하고 싶지 않게끔 마음의 문고리를 아예 잘라버리게 한다고. 
이 외에도 그가 내세우는 대화 규칙에는 “상대방이 말할 때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들어 준다”, “자기주장만 고집하기 위한 ’하지만‘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등이 있다. 매우 당연한 것인데도 그동안 잘 지켜지지 않는 상식적인 것들이다.

가족이기 전, 각 개인은 독립된 인격체

간혹 어머니에 대한 불만으로 “엄마는 동생을 왜 낳았어?”라고 털어놓는 아이들이 있다. 첫째 입장에서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는 자기 혼자 오롯이 사랑을 독차지했는데 둘째가 태어나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모두 동생한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원래 사랑이란 것이 올(all)이 아니면 낫띵(nothing)이 되는 것이라는데, 아이들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은가 보다. 이 때 아이들이 비뚤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개개인을 독립된 인격체로 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다자녀 가정에서 쌓이는 아이들의 불만은 대개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생기는 역할의 부담 때문인 경우가 많다. 첫째에게는 “너가 언니니까 동생한테 양보해야지”라고 말한다든지 둘째에게는 “동생이 언니한테 이러면 안 되지” 등의 말을 자꾸 하기 때문.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누구의 언니 혹은 누구의 동생이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너는 너니까 너 스스로 행동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식이다. 이렇게 해야 아이들도 스스로 자아를 찾아갈 수 있다.

고부갈등 제로, 비결은?

한때는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고부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실제로 고부갈등 제로의 삶을 살고 있는 김 강사는 그 비결로 ‘무조건 이해, 인정해주기’를 꼽았다. 나이 든 어른들과의 대화법은 일반적인 대화 방식과 조금 차이가 있다고.
사람이 오래 살다 보면 어릴 때부터 가졌던 생각이 고정된다. 물론 자기성찰을 자주 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유연해 남의 의견에 잘 공감하고 수용하려는 측면이 있지만 대부분의 나이 든 사람은 자기만의 프레임 안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그들과 대화를 할 땐 무조건 인정해 주는 것이 좋다. 그들이 살아온 생애 히스토리를 역추적해 살펴보면서 왜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라는 것이다. 물론 정서적으로는 ‘그것은 당신의 의견입니다’라고 어느 정도는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만 말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로 당신의 의견에 태클을 건다고 해도 절대 그들을 설득해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가 조언하는 고부갈등 제로의 비결은 어쩌면 아주 쉬운 방법인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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