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7:45 (목)
 실시간뉴스
혼인율 역대 최저치! 결혼 안 하는 젊은 층 늘어난다
혼인율 역대 최저치! 결혼 안 하는 젊은 층 늘어난다
  • 송혜란
  • 승인 2015.06.26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 이슈
▲ 사진=서울신문

최근 통계청은 지난해 조혼인율(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이 6.0건으로 전년보다 0.4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970년 혼인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혼인율 감소는 곧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그 원인과 해법을 짚어본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서울신문

지난 4월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30만5,500건으로 전년보다 1만7,300건(-5.4%) 감소했다. 1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일반 혼인율도 남녀 모두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혼인 연령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전년 대비 각각 0.2세 상승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1.9세, 여자는 2.3세 상승한 수치다.

반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1만5,500건으로 전년보다 200건(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조이혼율)는 2.3건, 유배우 이혼율은 4.7건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이혼 부부 구성비는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결혼=필수’ 인식 옅어져…
경제적 부담, 결혼 적령기 남녀 발목 잡기도

전문직 여성인 안모 씨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자 명절만 다가오면 친척들로부터 “언제 결혼할거냐”는 잔소리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동갑 친구들은 물론 직장 후배들까지 앞 다퉈 결혼하는 모습을 보며 불안해할 만도 하지만 안 씨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결혼 후 가정을 꾸려 아이를 키우고 남편을 외조하는 것보다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지금이 더 좋다는 이유에서다. 안 씨는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본다”며 “다행히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 친구도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아 갈등이 없다”고 말했다.

7년째 연애 중인 황모(33세‧남) 씨는 늘 결혼을 재촉하는 여자 친구와 다투는 게 일상사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대학 때부터 받은 학자금 대출 이자와 매달 나가는 월세로 인해 모은 돈이 많지 않기 때문. 지금보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가정을 꾸리고 싶어 결혼을 자꾸 미루다 어느덧 여자 친구도 결혼 적령기를 훨씬 넘게 돼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쭉 공부만 하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30대 솔로 남성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나이가 많아 결혼을 전제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선을 보더라도 요즘은 집안, 학벌, 경제적인 수준 등 스펙을 다 따지고 들어오기 때문에 결혼정보 업체 가입도 어렵다며 불평을 쏟아놓는다.

이들처럼 ‘안’하든 ‘못’하든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가족자원경영학과 손서희 교수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 또 직장을 갖고 사회‧경제적으로 안정을 찾는 시기가 늦어진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2.1지속가능연구소가 전국 대학생 2,3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여학생의 47%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주택 마련을 비롯한 경제적인 여건 등 현실적인 이유로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한 결혼정보 회사의 설문 조사에서 미혼 남녀의 67.9%가 “결혼 자금이 부족하면 결혼을 미루겠다”고 응답한 것.

문제는 혼인율 하락이 곧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프랑스, 스웨덴 등 혼외 출산 비율이 50%를 넘어 혼인율과 출산율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유럽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의 혼외 출산율은 2.1%(2010∼2012년)에 불과해 혼인율이 낮아지면 출산율도 함께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게 준비된 상태에서 결혼한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
개인, 사회 모두 힘 모아 헤쳐 나가야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일단 개인적인 측면에서 결혼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결혼과 함께 동반되는 여러 부담을 적극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성균관대 가족학과 조희선 교수는 <퀸>과의 통화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결혼과 동시에 동반되는 일들이 어려워서다”며 “결혼식부터 시작해 가정과 일을 다루는 비중, 경제력 등 결혼 후 갖춰야 할 요건에 젊은이들이 큰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여자는 결혼 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있어 두려워하며 남자는 결혼식, 육아 등에 들어가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압박감을 느낀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여자든 남자든 어느 정도의 준비를 마친 후 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 또한 그들의 교육 수준이 갈수록 높아져 결혼보다 일에 더 중요성을 두고 있다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교수는 결혼식을 거창하게 하겠다는 생각부터 바꾸고 지금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모든 게 준비된 상태에서 결혼한다?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며 “결혼 후 남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사회적인 도움도 필요하다는 조 교수는 “신혼부부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복지 차원에서 우선 분양권을 준다든지 하는 것들은 있지만,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극히 제한적이라 실효성이 없다”며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