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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맛을 찾아 떠난다, 재래시장 워킹 투어
전통의 맛을 찾아 떠난다, 재래시장 워킹 투어
  • 최효빈
  • 승인 2015.06.26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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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기행
 

뜨거운 온도를 가진, 광장시장

재래시장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광장시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시장이다. 일단 규모부터 어마어마한 광장시장은 계절과 상관없이 항상 뜨거운 온도를 지닌 곳이다. 마약김밥과 육회, 고기완자, 막걸리를 곁들인 녹두빈대떡은 오래 전부터 광장 시장을 대표하는 메뉴이다.

광장시장의 녹두빈대떡, 특히 20년 전 광장시장에서 가장 먼저 빈대떡을 부치기 시작한 순희네 빈대떡은 언제나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핫플레이스다. 순희네 빈대떡은 시장 안에 6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데, 맛있는 빈대떡의 비결은 최상의 재료를 가지고 막 부친 빈대떡을 파는 것이라고 밝혔다.

팬에 넘실대는 기름 위로 두꺼운 녹두빈대떡이 부쳐지고 각종 나물과 음식, 식혜 등 먹거리가 잔뜩 늘어선 시장은 주말·평일 할 것 없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그렇기 때문에 빈대떡을 하나 먹을라 쳐도 기다려야 하는 것은 기본, 심지어 줄이라는 것이 없어서 음식을 거의 비운 손님의 뒤에 눈치껏 슬쩍 대기해야 한다.

또한 음식을 먹을 때는 길고 좁은 형태를 가진 의자에 모르는 사람과 나란히 앉아야 하는데, 워낙 좁다 보니 옆 사람과 몸 닿는 것이 불가피하다. 사람 많고, 자리 없고, 불편하게 먹어야 하는 시장의 먹거리. 누군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이 바로 재래시장의 매력이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사람들의 얼굴,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기다림, 언뜻 보면 동행인 듯 보이기도 하지만 생판 남남이 살을 맞대고 음식을 먹는 것. 이것이 바로 재래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인 것이다.

술을 할 줄 안다면 녹두빈대떡과 막걸리를 함께하는 것도 좋다. 뜨거운 기름에서 갓 나온 뜨거운 빈대떡에 시원한 막걸리를 한 잔 기울이다 보면 주변의 시끄러운 배경음과 빈대떡, 막걸리가 하나가 되면서 어느새 만족스러운 기분이 된다.

그렇게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소화도 시킬 겸 천천히 구제 상가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옷뿐만 아니라 잡화, 신발, 가방 등 다양하고 쓸 만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그야말로 ‘득템’할 수 있다. 의류의 경우, 보세 의류부터 유명 메이커 의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옷을 구입할 수 있다.

동대문과는 다르게 균일가가 아닌 가격을 판매자가 정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가격 흥정은 필수.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처음부터 “얼마에 주세요.”라고 말하기보다는 우선 마음에 든다고 표시를 한 후 한 바퀴 쭉 둘러보고 와서 만 원부터 천 원 단위까지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마음에 드는 예쁜 옷은 다른 구매자에게 팔릴 수 있으니 시장 계획이 있다면 오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주소 1호선 종로5가역 8번 출구

시간 일반상가 08:30~18:00/먹거리 08:30~23:00/의류 21:00~익일 10:00

문의 02-2269-8855

 

 

오래된 물건들 집합소, 동묘 벼룩시장과 서울 풍물시장

“보고 있나, 지디!” 한 마디로 전국의 패피(패션 피플)들의 이목이 집중된 동묘 벼룩시장. 동묘공원 앞 도로 양 옆으로 쭉 늘어선 노점으로 이루어진 동묘 벼룩시장에서는 의류, 가전제품, 골동품 등 세월을 짐작할 수 없는 수많은 물건들을 팔고 있다.

오래된 카메라부터 타자기, 책, LP판, 의류, 세탁기까지 정말 없는 것이 없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거의 모든 종류의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곳이 바로 삶의 현장’이라는 느낌을 훅 끼치는 동묘 벼룩시장은 동대문시장이나 광장시장의 구제 상가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첫 번째는 상인들. 고객이 지나가면 어떻게든 가게 안으로 들이려는 활동을 펼치는 타 시장의 판매자와는 달리 동묘 벼룩시장의 상인들은 손님이 물건을 만지작거려도 말을 걸지 않는다. 오히려 가격이 얼마냐는 물음에 마치 ‘이 물건의 주인이 될 거면 사 가겠지.’ 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답하곤 한다.

옷가지가 성인 허리만큼 무더기로 쌓여 있는 한 좌판에서는 주인이 오히려 ‘옷을 밟아도 되니 안쪽까지 깊이 들어가서 맘에 드는 옷을 찾아가라’고 외친다. 역시 가격 얘기는 꺼내지도 않은 채 말이다.(가격은 팻말에 적혀 있다. ‘단돈 이천 원’이라고.)

동묘 벼룩시장이 조금 특별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물건들에 있다. 앞서 말했든 신기한 물건들이 많은 시장의 물건들은 물론 새 것도 있지만 매우 낡은 것이 더욱 많고 출처가 불분명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왠지 물건에 깊은 사연이 있을 법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물건들 사이로 첫 눈에 맘에 쏙 들어온 물건을 발견한다면, 그리고 그 물건을 이천 원에 살 수 있다면 동묘 벼룩시장에 대한 애정도는 급상승한다. 여기에 시장답게 적당한 흥정이 들어가면 금상첨화.

득템의 기분을 안고 마지막으로 시장 안에서 들르면 좋은 곳은 한쪽 길목으로 늘어선 중고도서와 LP판을 파는 곳이다. 오래될수록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책, LP판은 너무 바래서 읽을 수도, 턴테이블이 없어 듣지는 못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빈티지한 인테리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꾸기에 좋다.

 

동묘 벼룩시장

주소 1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

시간 평일 14:00~일몰, 토~일 10:00~일몰

 

 

동묘 벼룩시장에서 늘어진 물건들을 구경하며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새 서울 풍물시장에 다다른다.

동묘 벼룩시장과는 달리 실내에 위치한 서울 풍물시장은 청계천 복원사업이 이루어질 때 황학동 벼룩시장 등 주변 노점상의 상당수가 동대문 풍물벼룩시장으로 이주했다가 다시 지금의 부지에 새로 건물을 지어 이전하게 되었다.

노점으로 이루어진 동묘 벼룩시장과는 달리 실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어쩐지 더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 드는 서울 풍물시장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생활 잡화, 공예 골동품, 의류, 지역 특산품 등을 파는 구역이 나뉘어져 있어 구경하기가 편하다.

풍물시장의 상인들 역시 물건을 구경해도 터치하지 않으며, 동묘 벼룩시장의 상인들과는 달리 시장 안에서 소리를 지르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물건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시장 특유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덜한 편이며 구경하는 사람도 많지가 않아 좀 더 여유롭게 구경하기에 좋다.

이 밖에도 서울 풍물시장에는 카메라 상가, 주류 상가, 수석 상가, 건강식품 상가, 스포츠용품 상가, 음반 상가, 전자 상가, 보석 상가, 시계 상가, 액세서리 상가, 가방 상가, 신발 상가, 악기 상가 등 다양한 상가들이 입점해 있으며, 2층에는 식당가도 형성되어 있어 쇼핑 후 끼니를 때우기에도 좋다.

 

서울 풍물시장

위치 1, 2호선 신설동역 9번 출구

시간 10:00~19:00(휴장일 매달 둘째, 넷째 화요일)

문의 02-223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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