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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깃털처럼 피어나는 자귀나무 이야기
공작 깃털처럼 피어나는 자귀나무 이야기
  • 송혜란
  • 승인 2015.07.22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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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규새의 한 맺힌 피 한 방울이 꽃으로 피어나면 진달래가 되고 나무로 피어나면 자귀꽃이 된다.

장미처럼 화려하지는 않다마는
보는 둥 마는 둥 하지 마오.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매력은 있다오.

꽃구름이 피어나는 파란 하늘 아래
연분홍 꽃을 피워 그대.
행복에 젖게 해 준다오.

살다가 토닥거릴 때면
꽃송이 피워 보내 드려 웃음꽃이 마르지 않게 하고
토라져 돌아누울 때면
꽃향기 바람에 실어 보내
마음마저 돌려놓는다오.

밤마다 꼭 껴안고 지새는
내 잎 모양마저 훔쳐보고
시샘이라도 하는 듯이 닮아 보련 듯이 따라 해보는
그대들에게도 꿈같은 행복 찾아준다오.

곽종철의 자귀나무 시 한편이다.

시골에서는 짜구대 나무라 부른다. 소가 나뭇잎을 좋아해서 짜구 나도록 먹는다고 해서 짜구대 나무라고 한다는 시골 할매의 말씀도 재미있고 자는데 귀신이라고 자귀나무라고 불린다는 말도 있다.

자귀의 본 뜻은 두견새를 자규새라고 한다. 봄밤에 밤새 울어 대는 두견새의 서러운 한번 울음마다 피 한방울이 맺히는데, 자규새의 한 맺힌 피 한방울이 꽃으로 피어나면 진달래꽃이 되고 나무로 피어나면 자귀나무 꽃이 된다고 한다.

 

대원사 연지문을 지나면 숲의 터널을 만들어서 꽃비를 내려주는 꽃이 자귀나무이다. 아카시아 잎새 같은 파란 꽃잎 위에 공작새 깃털을 닮은 분홍색 꽃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랑의 신 크리슈나는 공작을 타고 아름다운 피리소리로 사랑을 꽃 피워 간다.

공작은 독사를 먹고 살기 때문에 부처님이 숲속에서 명상에 들때는 공작이 독사의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 공작은 독사를 잡아먹고 소화시켜 아름다운 깃털과 사랑스런 목소리를 만들어낸다.

자귀나무의 공작깃털 분홍꽃처럼 사랑을 이루고자 하면 귀로 들어오는 나쁜 소리를 듣더라도 화내지 말아야 한다. 공작처럼 독한 말을 한 사람을 이해하고 소화시켜야 사랑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이 공작의 연금술이다.

자귀나무 꽃을 머리에 꽂고 사랑의 신 크리슈나를 노래해 보자.

하레 크리슈나 하레 크리슈나
크리슈나 크리슈나 하레 하레
하레 라모 하레 라모
라모 라모 하레 하레

일본에서는 자귀나무를 잠자는 나무. 네무누끼라고 부른다. 해가 지면 나뭇잎이 서로 껴안고 밤을 지새기 때문에 합환목, 야합목으로도 불린다. 결혼 기념으로 뜰 앞에 자귀나무를 심으면 평생 잉꼬부부로 지낼 수 있다고 한다.

부부 사이가 좋지 못할 때는 자귀나무 꽃잎을 베개 속에 넣고 자면 없던 금슬도 살아난다고 했다. 여자의 속주머니에 자귀 꽃잎을 넣어 가지고 다니면 바람난 남편이 돌아오고 짝사랑 하는 사람에게 자귀꽃을 선물하여 냉큼 받으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하였다.

여름이 짙어갈 때 야자수 같은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 주는 자귀나무 아래 고요히 앉아서 내 안의 맺힌 상처를 정화하고 내가 남에게 주었던 아픔을 참회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글 사진 석현장(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 대원사 티벳박물관장, 현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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