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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유괴사건을 다룬 영화 ‘그놈 목소리’로 5년 만에 컴백 김남주
실제 유괴사건을 다룬 영화 ‘그놈 목소리’로 5년 만에 컴백 김남주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02.1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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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약할지 몰라도 어머니는 강하다던가. 몇 해 전만 해도 도시적 이미지가 강한 김남주에게서 애끓는 모정 연기를 보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5년 만에 새 작품 ‘그놈 목소리’를 들고 온 엄마 김남주는 확실히 달라졌다. 화려한 CF 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노메이크업과 부스스한 머리로 아이 이름을 울부짖는 엄마만이 있을 뿐이다.

글_ 윤혜진 기자 사진_ 양우영 기자

지난 1월 4일 압구정 CGV에서 영화 ‘그놈 목소리’ 제작 보고회가 열렸다. 제작 보고회란 영화 개봉에 앞서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을 공개하는 자리. 보통 분주하게 취재진과 영화 홍보 담당 직원이 움직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질문이 오간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무대 위에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백지연 씨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진행을 맡은 그녀는 마치 뉴스를 전하듯 지난 1991년 이형호 군 유괴 살해 사건 발생 당시의 자료 화면을 담은 메이킹 필름부터 공개했다. 여전히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숨길 수 없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로서 직접 시청자들에게 뉴스를 전했던 것. 그녀는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다시 떠올리기도 싫을 만큼 끔찍한 범죄였습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영화사 집은 사건 자료를 정리하던 중 백지연 씨가 사건을 보도했던 것을 알게 돼 진행을 부탁했다고.
이윽고 배우와의 대화 시간이 시작되자 빨간 원피스를 입은 날씬한 김남주가 들어섰다. 한 아이의 엄마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영화 촬영 소감을 밝힌 첫 마디에서부터 예전의 그녀가 아님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두 돌이 지난 딸의 재롱을 보며 하루하루가 즐거운 부모 입장에서 아들을 유괴 당하고 비탄에 잠긴 엄마 역은 벅찰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제가 맡은 역은 유명 앵커의 아내이자 뚱뚱한 아들의 체중 조절에도 신경 쓰는 엄마 오지선 역입니다. 처음에는 연기자를 떠나 한 아이의 엄마로서 공감은 갔지만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머리가 쭈뼛쭈뼛 설 정도로 무서웠고 너무 슬퍼 밤새 울었거든요.”
그녀의 스크린 나들이는 이번이 두 번째다. 데뷔작 ‘아이 러브 유’가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해 신중하게 고른 탓도 있지만 그동안 결혼과 출산으로 CF를 제외한 나머지 활동은 중단했었다. 그런 그녀를 카메라 앞으로 불러 세운 건 감독과 훌륭한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이었다. 영화 ‘너는 내 운명’을 연출한 박진표 감독은 연기하다 감정에 복받쳐 실신하면 구급차를 불러줄 테니 걱정 말라며 그녀에게 힘을 북돋아줬단다.
그러나 막상 촬영이 시작되고 감독이 가장 많이 한 말은 “감정을 자제해 달라”였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보다 못해 한 말이었다. 실제로 그녀의 가슴은 촬영 내내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컷 소리가 나고도 가슴에 응어리진 답답함 때문에 주먹으로 가슴을 내리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특히 스태프들이 얼음 주머니를 끼고 살던 폭염 속에서 붉은 옷을 입고 오라는 범인의 지령 때문에 혼자 모피 코트를 입고 하루 종일 달리던 날은 울다 지쳐 실신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이 역할을 연기하기가 쉬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한 아이의 엄마여서 연기하기가 힘들더군요. 형호 군 부모님 생각이 너무 많이 났어요. 연기를 하며 감정을 자제해야 했던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남편 역의 설경구 씨가 밥을 못 먹어 말라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힘들었고요.”

CF도 하나의 작품, 활동 쉰 적 없다
대체로 여자 스타들은 결혼 후 다시 아가씨 역을 맡지 못하는 게 일종의 연예계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당연히 캐스팅 기회도 줄어든다. 그러나 그녀는 결혼을 하고 오히려 CF 퀸으로서 입지가 굳건해졌다.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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