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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에 가고 싶다-대전 장태산
그 산에 가고 싶다-대전 장태산
  • 송혜란
  • 승인 2015.08.26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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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구름 위를 산책하다
장태산 위에서 바라본 숲의 전경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주루룩...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깊은 산 깊은 계곡도 좋지만 이럴 때 가볍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산이 좋을 듯싶다. 대전 장태산은 국내 최대의 메타세쿼이아 숲을 품고 있는 야트막한 산이다. 전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서 볼 수 있는 하늘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그 그늘에서 사람들은 긴장을 내려놓고 맘껏 휴식을 취한다. 여기에 장태산의 명물인 스카이웨이를 걸으면 마치 초록구름 위를 걸어가는 환상에 빠져든다. 더위가 절로 달아나는 기분이다.

글 사진 유인근(스포츠서울 기자)

살아있는 화석식물, 메타세쿼이아

장태산은 높이 186m의 나지막한 산이다. 산세가 유려하지도 않아 볼거리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 산에 자리한 휴양림이 대전 시민들로부터 힐링의 명소로 사랑받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오로지 울울창창한 '메타세쿼이아' 숲 때문이다.

메타세쿼이아는 흔한 나무가 아니다. 전남 담양과 전북 진안의 메타세쿼이아도 유명하지만 모두 가로수로 심어졌다. 그러나 대전 장태산의 메타세쿼이아는 비록 유명세는 덜해도 급이 틀린 곳이다. 이곳의 메타세쿼이아는 길가에 심어진 가로수가 아니라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6000그루가 넘는 메타세쿼이아가 집단 식재되어 주라기 공원에라도 온 것 마냥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겨준다.

언뜻 보면 편백나무나 삼나무와 생긴 모양이 비슷하지만 메타세쿼이아는 '살아 있는 화석식물'로 불리는 전설의 나무다. 1억년 전 백악기 공룡시대의 화석에서도 발견됐으며 실제 한국에서도 포항에서 메타세쿼이아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높이 35m, 지름 2m까지 자라는 키다리 나무다.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며 때문에 요즘엔 가로수로 인기가 높다. 한여름은 짙은 녹색의 뾰족한 잎이 특징이지만 가을에는 붉은빛을 띤 갈색으로 물들어 주변을 운치 있게 만들어준다. 그런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대전 서남쪽 장태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에 가면 원 없이 볼 수 있다.

이곳 우리나라 최대의 메타세쿼이아 숲에서는 언제나 맑은 산소가 펑펑 솟아난다. 그야말로  산소공장이 따로 없다. 그 신선한 산소를 마시기 위해 많은 이들이 장태산을 찾아 태양이 가려진 시원한 나무 그늘 속을 걸으며 산림욕을 즐기고 힐링을 체험한다. 메타세쿼이아 숲이 만들어내는 이국적 풍경과 힐링의 이미지 때문에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대전 대표 관광명소 12선' 중의 하나에 꼽힐 정도로 명소가 됐다.

한 독림가의 꿈이 힐링의 명소로 변신하다

국내에 있는 휴양림은 대부분이 국공유림인데 장태산은 특이하게 대한민국 최초의 사유휴양림에서 출발했다. 1970년대 초반 국내 최초의 독림가(篤林家)인 고 임창봉(2002년 타계) 선생이 20년 동안 전 재산을 털어 평생을 가꾼 24만 평 규모의 숲이 그 시초가 됐다. 충청권 최대 재력가 중 한 명이었던 고인은 개인 재산 200여 억원을 들여 장태산휴양림 터를 사들이고 메타세쿼이아 등 나무 20만 그루를 심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 가꿨다.

그는 수백억 원의 자산가치가 있는 장태산을 자식들에게 한 평도 물려주지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차라리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며 대전시에 소유권을 넘겼고 대전시가 이를 인수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휴양림 입구부터 메타세쿼이아가 인상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는 언제 봐도 듬직하다. 이리저리 뒤틀리지 않고 그저 하늘로만 곧게 뻗었다. 긴 삼각형 형태를 이룬 나뭇가지는 멋스럽다. 그런 나무들이 빽빽하게 군집을 이뤄 아름다운 숲을 만들었다.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곧 숲속 산림욕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부터 전국 최대 규모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펼쳐진다. 숲 곳곳에 나무 데크와 벤치, 나무침대 등 휴식공간이 많아 휴식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그늘 밑에서 낮잠을 즐기고, 한가롭게 책을 읽는 사람들...평화로운 그 모습에 나도 몰래 긴장이 풀어지고 나무 침대 한자리를 꿰차고 누워 하늘을 본다.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의 초록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무척 싱그럽고 눈부시다.

등산로를 따라 산책로 수준의 완만한 오르막길을 걷다보면 금방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에 있는 전망대는 목조 2층 팔각정자로 되어 있어 산 아래 풍경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주변의 풍경은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무엇보다 휴양림 입구의 용태울 저수지가 그림 같은 풍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높이 27m의 스카이타워에서 내려다본 스카이웨이

울창한 나무 위로 걸어가는 스카이웨이

메타세쿼이아 나무와 함께 장태산 휴양림의 최고 명물로 통하는 것은 '스카이웨이'다. 이곳에 와서 꼭 체험하고 가야 할 명소다. 스카이웨이는 말 그대로 하늘길이다.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북악스카이웨이는 여러 번 가봤지만 공중을 걸어다니는 스카이웨이는 장태산에서 처음 경험해봤다.

워낙 메타세쿼이아의 키가 크다 보니 나무 중간쯤의 높이에 목재 데크로 하늘길을 만들어놓았다. 556m의 길이로 조성된 스카이웨이를 걸어가면 까마득히 우러러보기만 했던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허리를 눈앞에서 자세히 보고 만질 수 있다. 어느 곳에서도 해볼 수 없었던 색다른 숲 체험이 마냥 신기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까마득한 저 아래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내려 보는 기분이 묘했다.

스카이웨이는 끝에서 높이 27m의 스카이타워와 연결된다. 달팽이관처럼 빙글빙글 도는 데크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나무 보다 높은 높이 때문에 바람에 살짝 살짝 흔들리기도 한다. 마치 어린 시절 나무 위를 조금씩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게 스카이타워 정상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숲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변의 산과 나무들이 가깝게 다가서고 숲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땅에서는 하늘 위로 그렇게 까마득하게 보였던 키 큰 메타세쿼이아들이 이제 발 아래에서 도토리 키재기 하듯 서 있다. 스카이타워 아래는 온통 초록세상이다. 메타세쿼이아의 푸른 잎들이 바람결을 따라 이리저리로 흔들리는 모습이 맑은 수채화처럼 보기 좋았다. 사람들이 나무 사이로 길게 뻗어 있는 스카이웨이를 한가로이 걸어가는 모습은 두둥실 초록 구름 위를 산책하는 것처럼 보였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시설을 다 돌아보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천천히 스카이타워는 물론 정상의 팔각정까지 다녀와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숲에서 빈둥빈둥 시간의 무료함을 즐기고 나른한 휴식을 취하다보면 하루해가 너무 짧다.

이 숲의 매력을 더 깊게 느끼고 싶다면 숲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휴양림에서 운영하는 숙박시설을 이용해 하룻밤을 지내며 숲이 주는 선물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찾아가기
*대중교통은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호남선 열차를 이용해 서대전역에서 하차한 후 서부터미널로 이동한다. 서부터미널이 종점인 22번 시내버스를 승차하여 장태산 자연휴양림 앞에서 내리면 된다. 장태산 자연휴양림(042-270-7883)으로 연락하면 자세한 정보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승용차는 호남고속도로 서대전나들목으로 나와 가수원사거리에서 우회전한 후 8㎞ 정도 직진한 뒤 흑석네거리에서 좌회전해 4㎞를 가면 장태산 자연휴양림 입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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