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에 위치한 이태원이나 경리단 길처럼 인파로 북적이지 않는 동네 한남동.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품은 미술관과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낸 작은 가게들을 따라 ‘아는 사람들만 간다’는 한남동의 한가로운 산책길로 나서 보았다.
진행 최효빈 기자│사진 맹석호 팀장
한국 미술과 외국 미술이 함께 숨 쉬는, 리움미술관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이름, 삼성미술관 리움(Leeum). 한남동 한적한 공간에 자리한 삼성미술관 리움은 한국 미술과 외국 미술이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우리나라 고미술품 전시를 위한 뮤지엄 1과 한국과 외국의 근·현대 미술품 전시를 위한 뮤지엄 2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는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로 이루어지는데, 상설 전시는 우리나라 고미술품 전시를 위한 고미술관 뮤지엄 1(MUSEUM 1)과 한국과 외국의 근·현대 미술품 전시를 위한 현대미술관 뮤지엄 2(MUSEUM 2)로 이루어져 있다.
뮤지엄 1은 남산의 경사면이 한강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미니멀하면서도 둔중한 입체로 들어서 있는데, 견고한 형태가 전통과 고미술품의 불변하는 가치를 수호하는 요새 또는 성을 연상시킨다. 역원추형 매스 부분 지하에 자리한 로비는 리움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로비에서 뮤지엄 1, 뮤지엄 2,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등으로 연결되며, 미술관의 동선이 이곳에서 시작하고 마무리된다.
뮤지엄 1의 역원추형 매스, 로툰다는 지하의 로비에서 천창까지 뚫려 있으며, 로툰다의 원형 보이드 공간은 관람자에게 로비로부터 그 위의 상부 층들까지 한눈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로툰다 상부의 천창은 부드러운 빛을 관람객들이 모이는 지하의 로비까지 전달하여 자연스럽게 내부 공간을 하나로 묶어 주는 기능을 하며, 전시 공간 사이에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전시작품으로는 1층은 금동 보살 입상, 금동 다층소탑 등의 불교미술/금속공예가 전시되어 있으며 2층은 내연산삼용추도, 수변취안도 등의 고서화가, 3층은 분청사기상감 파어문 매병, 분청사기철화 모란문 장군 등의 분청사기와 백자가, 4층은 청자반양각 연화문 장경병, 청자투각 모란문 합 등의 청자가 전시되어 있다.
뮤지엄 2는 대지 위로 자라난 나무들과 함께 그 형상 자체가 계속 생성되고 있는 현대미술을 상징한다. 지상으로 올라온 상층부는 유리로 된 외벽과 다양한 크기의 직육면체 전시박스(cube)를 주요 요소로 삼고 있다. 자유분방하게 배치되는 이 전시박스들은 건물 내부로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전시 공간을 체험하게 하며, 동시에 건물의 외부 형태를 역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뮤지엄 2는 삼성미술관 리움의 한국 근·현대 미술가뿐 아니라 도널드 저드,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 정상의 현대 미술가들을 망라하는 상설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다.
주 전시홀은 포스트 텐션 구조 공법을 도입해 전시장 내에 기둥이 없는 열린 공간을 구현했다. 현대미술의 특성을 살린 전시를 위한 ‘자유로이 유동하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또한 어두운 전시 박스는 천장의 틈새를 통해 빛이 새어나오게 함으로써 빛과 어둠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을 연출해 냈다.
뮤지엄 2의 지하 1층에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925-4 줄무늬, 앤디 워홀의 꽃 등 국제 현대미술이 전시되어 있고, 1층에는 마크 로스코의 무제, 장 아르프의 날개가 있는 존재 등의 외국 근현대미술이, 2층에는 이중섭의 황소, 박노수의 산정도 등의 한국 근현대미술이 전시되어 있다.
리움미술관을 한 바퀴 돌고 돌아가는 길. ‘미술관’을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왠지 모를 어려움, 딱딱함과 같은 감정들이 모두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구조물의 외관과 내관, 전시된 작품이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의 사연을 간직한 채 마치 관람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까. 영화관 데이트에 지친 커플, 교과서 밖의 예술 작품이 필요한 어린이와 학부모 등 반복된 일상에 지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위치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
관람 시간 오전 10: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설명(상설 전시) 1회10:30~12:00, 2회 13:30~15:00 3회 주말 15:00~16:30 (영어, 외국인 관람객 대상)
디지털 가이드 2,000원
할인카드 삼성S클래스 카드는 50% 할인
이름처럼 놀라운, 원더커피
리움미술관에서 내리막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원더커피’가 나온다. 커피 맛으로 손님들을 놀래고 싶다는 의미로 지은 ‘원더커피’는 2014, 2015년 연속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커피 맛집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주차 공간도 없고 매장 규모도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커피 맛을 보기 전부터 가슴이 설ㅤㄹㅔㅆ다.
원더커피의 원두는 산뜻하고 밝은 느낌의 스페셜티 블렌딩과 묵직하고 다크한 이탈리안 블렌딩의 원두가 있으며, 각각의 취향대로 원두를 주문하여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안 원두의 경우 항공으로 공수하기 때문에 여타의 수입 원두들보다 원가 부담이 상당하긴 하지만, 더 신선한 상태로 풍미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그 독특한 풍미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몇 개의 테이블과 한쪽 벽면으로 죽 늘어선 의자들, 배관으로 장식한 인테리어를 감상하며 원더커피를 대표하는 메뉴들을 기다렸다. 에디터가 주문한 메뉴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여름에 인기가 높다고 하는 베리큐브 에이드, 수제 티라미수.
베리큐브 에이드는 라즈베리를 베이스로한 상큼한 음료이며, 티라미수는 식사 후에 즐길 수 있는 100% 마스카포네 치즈와 양질의 달걀을 사용한 수제 티라미수로, 특히 티라미수는 평소 티라미수를 좋아하여 자주 사먹곤 하는 에디터마저도 깜짝 놀랄만한 맛을 보유하고 있었다.
원더커피의 메뉴 라인업을 보면 대체적으로 이탈리안 스타일을 표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주 고객층은 인근 직장인들과 주민들로 이탈리안 스타일을 좋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즐겨 매일 찾는 단골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위치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9-18 1층
문의 02-793-5521
영업시간 평일 09:00~22:00/ 주말 및 공휴일 10:00~22:00
휴무 명절 휴무
주차 불가(인근 한강진 공영주차장 이용 추천)
메뉴 에스프레소 4000원/ 아메리카노 4500원/ 베리큐브 에이드 6000원/ 티라미수 7000원
담백하고 깊은 피자와 파스타, 트레비아
원더커피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다 보면 유럽에서나 볼 법한 예쁜 이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트레비아’라고 불리는 이 가게는 2008년 이태원에서 오픈하여 7년 정도 된 오너쉐프 레스토랑으로 샐러드로 사용하는 야채들을 직영농장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들을 사용하는 등 기본 재료에 충실한 메뉴들을 만들고 있다.
파스타는 이태리 안티모사의 파스타 전용밀가루를 사용하여 직접 뽑은 생면을 사용하며 쉐프가 고안해 낸 여러 가지 모양의 수제파스타를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뜨레 디 꾸오리 파스타, 파빠를델레 아이 풍기 페스토, 4가지 종류의 피자와 생맥주세트가 있다.
뜨레파스타의 ‘뜨레 디 꾸오리’는 이태리어로 하트가 세 개인 카드를 의미하는데 쉐프의 이태리 지인이 이 파스타를 먹고 난 후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새루와 리꼬타치즈 시금치가 들어간 파고티니, 소고기와 타르투포오일 버섯이 들어간 아뇰로띠, 감자 뇨끼 세 가지 수제 파스타가 들어가며 소스는 허브와 토마토 생크림이 들어간다.
파빠를델레 아이 풍기 페스토는 이탈리아 안티모 카푸토사의 파스타용 전용 밀가루 100%를 사용하여 만든 생면으로 만들었으며 피자와 생맥주세트는 4가지 맛으로 이루어진 피자와 페로니 맥주 두 잔으로 이루어진 세트 메뉴로 한 번에 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은 이, 여름철 입맛이 없는 이에게 추천하는 메뉴이다.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7 버들약국
문의 02-795-6004
영업 시간 매일 11:30~23:00
휴무 명절당일
메뉴 뜨레 디 꾸오리 파스타 1만8천 원대/ 파빠를델레 아이 풍기 페스토 1만8천 원/ 4가지 종류의 피자와 생맥주세트 3만7천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