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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평론가 이주헌-서양 미술을 보는 세가지 시각
미술평론가 이주헌-서양 미술을 보는 세가지 시각
  • 송혜란
  • 승인 2015.09.24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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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의 이해
비너스의 탄생 ㅣ 보티첼리 작품 (사진=서울신문)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이는 드물다. 단순히 그림을 형태, 색채, 구성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그림은 물리적인 아름다움 보다는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볼 때 비로소 완전한 이해가 가능해진다. 그 구체적인 이야기를 <이주헌의 서양미술특강>의 저자이자 미술평론가인 이주헌 작가에게 들어본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자료사진 서울신문

“그림에는 화가가 느꼈던 감정이나 정서, 그 사람이 살았던 시대와 정신, 삶의 모습이 다 담겨 있어요.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생각하면서 그림을 보게 되면 그림이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창고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이 작가는 특히 서양미술을 볼 때 서양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조언한다. 우리의 시각으로 본다는 것은 우리가 잘 모르는 것, 그것이 설사 미술과 거리가 먼 것이라고 할지라도 하나하나 이해하려는 것을 말한다고.

“예를 들어 서양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가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 신화예요. 이 둘을 빼고 서양미술을 논할 수 없습니다. 기독교는 워낙 많이 알려졌지만 그리tm 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유명한 신 이름만 알지 자세한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드물어요. 서양미술을 보기 전에 이러한 내용을 미리 공부하고 혹은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서양미술의 세 가지 특징

더 나아가 그는 서양 미술을 바라볼 때 그들이 가진 세 가지 특징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세 가지 특징은 서양미술이 동양미술보다 인간 중심적이고 사실적이며 감각적이라는 것이다.

동양미술의 인간성은 자연의 일부다. 인간은 항상 자연에 귀화해야 한다고 본다. 자연은 우리의 조상이고 어머니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은 인간을 만물의 지배자라고 여긴다. 그리스 로마 신화만 봐도 만물의 척도가 인간이다. 그들은 굉장히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지녔다. 이렇게 서로의 문명 발달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미술도 각기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서양미술이 사실적인데 반해 동양미술은 그보다 진실을 다루기도 한다. 자신이 보는 시각을 2차원적인 평면 위에 옮기는 방식을 쓰는 것이 서양미술이라면, 동양미술은 자연 안에서 만물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에 더 신경을 쓴다. 동양미술보다 서양미술이 더욱 감각적인 이유다.

“이러한 시각을 통해 서양미술의 문화와 본질에 대해 더 가까이 접근하고 나면 우리 미술의 실상까지 이해하게 돼요. 미술을 즐기는 것은 결국 우리의 삶을 즐기는 것이며 미술을 이해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주헌(미술평론가)
홍익대학교 서양학과 졸업
전 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전 한겨례신문 미술 담당 기자
전 서울미술관 관장
전 학고재 아트 스페이스 서울 관장
현 양현재단 이사
저서 <이주헌의 서양미술특강>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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