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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사과로 쉽게 만들어요-사과 효소와 애플 사이다
햇사과로 쉽게 만들어요-사과 효소와 애플 사이다
  • 권지혜
  • 승인 2015.09.24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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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식탁
 

올해 정원에서 수확한 사과 효소를 만들다가 발효 시 나는 향기가 어디서 많이 맡아 본 그런 향이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바로 내가 사다 마시던 애플 사이다가 아닌가! 그래서 8년 전 내가 만들던 일 다 잊고 처음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과연 더 놀라운 건 수제 애플 사이다 제조 과정은 그동안 내가 만들던 과일 효소의 발효 과정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다만 처음부터 사과를 으깨서 짠 즙을 발효에 쓰면 된다. 하지만 가정집에서 믹서로 사과를 으깨기는 아주 어려우므로 꿀 효소를 만들 때처럼 약간의 꿀에 재웠다가 사과에서 수분을 빼낸 후 믹서에 갈면 수월해진다. 2주 발효 후 걸러 숙성은 6개월. 그래서 모든 이 과정이 요즘 꿀 효소 만들기 과정과 거의 같다.

애플 사이다. 영어로는 ‘Apple Cider’, 미국식 발음은 [애쁠 싸이러], 한국말로는 ‘사과 사이다’ 그 정도겠다. 그런데 사이다 하면 시중의 탄산음료가 떠오르지만, 애플 사이다는 그처럼 뽀글거리는 거품이 심하진 않으며 목안을 톡 쏘는 짜릿함도 덜한데 왜 사이다라고 했나. 사전적 의미로 사이다라는 말은 사과를 짠 즙(주스)으로 만들며, 식초의 베이스는 물론 음료로도 쓰이며, 발효하면 알코올음료도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알코올이 들어간 사이다는 하드 사이다(Hard Cider), 비알콜 애플 사이다는 그냥 사이다라고 한다.
미국에는 한국의 ‘7별 사이다’ 같은 건 없고, 사이다라고 하면 모두 애플 사이다를 말하는지 누구나 다 안다. 알코올음료로 만들어진 애플 사이다의 알코올 농도는 보통 1.2~8.5%인데, 이 이상의 알코올이 만들어진 애플 사이다는 애플 와인이라고 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진짜 애플 사이다는 90% 이상의 신선한 사과즙을 사용해야 한다고 정의해 두었으나, 시중의 대량 제조 사이다는 사과 농축액이나 주스 35~50%만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공장 제조 사이다에는 맥주보다 설탕 함량이 많은 음료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나의 실험에 의하면, 사과 효소 기법으로 정확한 하드 사이다(Hard Cider), 즉 알코올 사이다가 만들어진다. 유진의 2014년 애플 사이다, 뜨겁게 마시는 음료 시음식.

자, 애플 사이다에 대해 이제 총체적 정리에 들어가 보자. 애플 사이다라는 건 사과를 즙낸 것으로 만들며, 달고 신맛이 나는 음료일 수도 있고, 식초를 발효하기 위해 베이스로 쓰일 수도 있으며, 설탕을 추가하여 발효하면 알코올음료(Hard Cider)를 만들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처음 만들어 본 애플 사이다는 2008년도에 이웃집 정원의 사과를 얻어 갈아서 그대로 항아리에 담아, 겨울 내내 야외 데크에서 6개월 발효하여 만든 것이었다. 이렇게 만들면 푸른곰팡이가 위를 덮는 사태가 오기에 나중에 잘 걸러야 한다. 이것은 사과 식초 만들기라고, 나의 카테고리 식초 레시피에 있지만, 엄격히 말하면 이것도 발효 애플 사이다이다. 그 후 과일 효소와 포도 와인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느라 애플 사이다는 시장에서 오가닉으로 사다 가끔씩 그리운 맛을 충당했다.
애플 사이다의 본고장인 영국판 수제 애플사 이다 레시피를 찾아 비디오로 읽어가며 보았다.
영국 애플 사이다 레시피는 무설탕이므로 알코올을 기대하지 않는 보통의 애플 사이다이지만, 나는 이미 효소를 만들려고 꿀과 재워 둔 상태다. 보통은 설탕을 쓰지만, 몇 해 전부터 나는 모든 효소나 와인에 꿀을 위주로 쓴다. 하드 사이다, 즉 알코올 애플 사이다를 만들기에 제격이라 레시피를 보자마자 실험실로 돌입, 사과 효소에서 애플 사이다로 돌려버렸다.

찾아보면 애플 사이다의 레시피는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효소 발효를 수년 동안 해 본 사람은 다양한 레시피 중에 어떤 것을 따라할 만한지 혹은 제각각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지 파악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나의 요점은 역시 효소 발효 실험하듯 와인 만들 듯 애플 사이다도 앞으로 더 많은 나의 수가공 방법, 꾸준한 실험으로 나만의 맛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2주 후 걸러 뜨거운 애플 사이다로 미리 시음식까지 거쳤는데, 이는 유럽이나 미국의 농장에서 애플 수확한 날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즉석에서 사과즙을 짜 뜨겁게 마시는 애플 사이다이기도 하다.

나는 이 애플 사이다를 담기 위해 일부러 지난여름에 와이너리에서 애플 사이다, 하드 사이다(Hard Cider)를 사서 맛을 보았고, 빈병을 오늘을 쓰기 위해 잘 모셔 두었다.

가만히 다른 병에 따라 내고 남은 병 밑의 이것은 중요한 발효 제제이므로 버리지 않는다. 나는 이것으로 식초도 만들고, 빵에 넣어 천연 효모로 쓰기도 한다.

이대로 선선하고 어두운 곳에서 6개월 두었다가 차갑게 또는 뜨겁게 마시면 된다. 병 입구는  사진을 찍느라 뚜껑을 느슨하게 씌웠지만 원래는 코르크 마개를 한다.

tips. 병 입구를 코르크 대신 헝겊으로 막아 공기가 통하게 하여 오래 두면 식초가 된다. 처음부터 사과 식초를 만들 생각이면 일체의 설탕, 꿀은 쓰지 않고 시작한다.

걸러 담은 애플 사이다를 시음하기로 했다. 냄비에 애플 사이다를 붓고, 사과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계피스틱 1개를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스팀을 낸다. 끓이지는 말 것.

<햇사과로 만드는 쉬운 애플 사이다(사과 효소 VS. 애플 사이다)>

-만드는 법
재료(약 750~900ml)
중간 크기 사과 약 10개, 꿀 반 컵, 오가닉 설탕 2T

tips. 필요한 사과 양을 재는 법: 1L의 사이다를 원하면 필요한 사과는 약 10~12개 또는 2kg. 만들고자 하는 사이다의 두 배의 양의 재료를 준비하면 된다.

1-입구가 넓은 병을 준비해 끓는 물에 깨끗이 소독한다. 물기를 제거한 후 바닥에 오가닉 설탕 1T을 깐다.
2-잘게 자른 사과를 넣은 후, 꿀을 붓고 맨 위로 설탕 1T을 뿌려 준다. 나는 여기에 사과를 닮은 그린 로즈힙(장미 열매) 자른 것 반 컵과 미니 호박 자른 것 반 컵을 추가했는데, 여러분은 이 재료는 무시해도 좋다. 나는 같은 날 뒷마당에서 수확한 것이라, 호박의 천연 단맛과 로즈힙에 묻은 야생 효모의 기능을 기대해서 넣었다. 발효 기간 동안 관찰해 보니, 그간 마셔본 애플 사이다의 향이 완전 살아 있다.
Tips. EM은 쓰려면 중간에 최소량 한 꼬집만 뿌려 준다.

사과를 수확한 날 만든 애플 사이다. 장미 로즈힙과 호박도 수확 기념 찬조 출연. 로즈힙의 수분이 날아가 쪼그라드는 상황을 지켜보니, 병 안에 갇힌 잘게 자른 사과의 수분이 꿀 속에 잡히는 경위도 상상이 된다. 입구는 헝겊으로 둘러 주고, 이틀에 한 번씩 위가 마르지 않도록 나무주걱으로 섞어 준다. 5~7일 후 거품이 일면 재료를 모두 믹서에 간다.

거르는 날
깨끗한 거즈를 준비하여 큰 양푼에 씌우고 갈아 준비한 사과즙을 담아 쥐어 짜 액체와 건더기로 분리한다. 끓는 물에 소독한 빈병을 준비하여 액체 짠 것을 깔때기에 바쳐 담고 코르크(또는 헝겊)로 막는다. 건더기는 버리지 않고 재활용할 것이다.

건더기 재활용
짜낸 건더기를 원래 담았던 큰 병에 담는다. 집에 남아도는 장아찌 물과 식초를 2:1로 부어, 입구를 헝겊으로 두르고 장기적으로 숙성해 맛술을 만든다.

담은 지 2주 후 맨 아래에 밑이 생긴다. 이 밑을 남기고 위의 맑은 액만 따라 다른 깨끗한 병에 담아야 한다. 뜨겁게 호호 불며 마시는 애플 사이다. 즉석에서 마셔도 되고, 6개월 후에 마시면 톡 쏘는 맛의 탄산 스타일 애플 사이다가 될 것이다. 6개월 동안 기다리기가 지루하겠지만, 기다린 만큼 애플 사이다는 숙성하고, 더불어 나도 성숙해진다.

Q. 사과 효소 만드는 도중, 애플 사이다로 변경이 가능할까?
A. Y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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