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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의 독서 처방전
서민 교수의 독서 처방전
  • 권지혜
  • 승인 2015.09.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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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책을 읽고 서평을 써보세요”
 

태풍이 한차례 지나간 뒤 푹푹 찌는 무더운 여름. 양재 시민의 숲에서 서민 교수를 만났다. 집이 천안인 그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다고 한다. 강의 2시간 전, 푸르게 우거진 녹음 아래서 그와의 유쾌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서교수와 만나 나눈 독서와 서평에 관한 이야기.

서민 교수는 MBC 예능 프로그램 <컬투의 베란다쇼>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개성 있는 외모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개그맨인가 하는 오해를 낳기도 했지만, 그는 사실 단국대 의과대학에서 기생충학을 가르치는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기생충학 박사다. 각종 매체에 기고하는 기생충 관련 칼럼으로 많은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생충학 분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한번 글을 올릴 때마다 그의 블로그에는 5,000명이 넘는 독자들이 포스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고 한다. 그의 글을 본 독자들은 대부분 ‘재미있다’, ‘웃기다’, ‘(글이)잘 읽힌다’는 평을 보낸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오염된 세상과 맞서는 독서 생존기’라는 부제를 달고 서평집 <집 나간 책>을 출간했다. 이번에도 그는 책을 통해 ‘책을 읽어라’, ‘서평을 써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서민 교수는 책과 담을 쌓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우리 주변에는 책을 읽는 사람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지하철을 타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안타깝게도 그런 모습은 점점 옛날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듯 우리가 책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 교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상용화를 주원인으로 들었다. 통신기기의 발달로 사람들이 ‘짧은 글’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 출퇴근길이나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사람들은 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는데 이때 읽을 수 있는 글은 대개 가볍고 짧은 이야기들뿐이다. 5분 내외로 다 읽을 수 있는 ‘단서(短書)’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에 대해 점점 버거워하기 시작한다.
그는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책과 어색해지는 사람들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결국, 그는 그들을 위해 그간 블로그에 올렸던 서평들을 한데 모은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이 책을 조금 더 읽었으면 하는 그의 바람을 담았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리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기 때문이죠.”
그는 책은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가장 좋은 매개체라고 했다. 여러 가지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서 교수는 “책을 읽지 않으면 자기밖에 모르게 되고, 사회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런 사람들이 모인 사회는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기 때문에 부조리한 사건이나 사고가 생겨도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고. 진실은 파헤쳐지지 않고 사람들은 목소리가 큰 권력자의 말을 그대로 믿게 된다. 사회에 대한 무관심은 비판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진실은 저 너머로 사라지고 만다.
그는 “이 세상에서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길은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지녀야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한 자기 생각을 갖는데 간접 경험의 보고(寶庫)인 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책 읽는 습관 들이기

책을 읽는 습관이 좋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인지하고 있다. 단지 시도가 어려울 뿐이다. 막상 책을 읽으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고, 또 거기에 서평까지 써보라고 하니 시작 전부터 질색하게 된다. 그는 이런 사람들에게 ‘소설’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처음에 읽을 때는 재미있는 책, 소설을 읽고. 그 다음에 좀 내공이 쌓이면…. 계속 소설을 읽으면 된다. 소설이 너무 지루하다! 그러면 재미있는 소설을 찾아 읽고…”
그는 농담 던지듯 이야기했지만, 책에 질리지 않게 꾸준히 재미있는 책을 찾아 읽기를 바라는 것이 진심이라고 했다.
그는 일반 책보다 조금은 두꺼운 ‘돈키호테’와 같은 소설책이 좋다며 추천했다. 그가 항상 권하는 책이라고 한다. 축약본이 아닌 원본의 돈키호테는 페이지 수가 무려 723장에 달한다. 돈키호테의 내용은 책장이 술술 넘어갈 만큼 엄청나게 재밌지는 않지만, 끈기를 갖고 723장의 돈키호테를 다 읽고 나면 ‘아, 이제 더는 내가 이 세상에서 못할 건 없다’고 생각될 만큼의 엄청난 용기가 생긴다고.

다독, 다작, 다상을 충족하는 서평 쓰기

이렇게 읽은 수많은 책을 토대로 서평을 쓰면 단순했던 독서활동은 비로소 그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된다.
“글쓰기에 관한 모든 책이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多想)을 권하는데, 서평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좋은 수단입니다.”
최근 출간된 그의 서평집의 궁극적인 목표도 독자들이 그의 글을 읽고 ‘나도 한 번 서평을 써볼까’하는 욕구를 느끼게 하는 것에 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다 보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되고 동시에 글 쓰는 능력도 향상된다. 또한 서평을 쓰면서 탄탄해진 글쓰기의 기본기로 새로운 형식의 글도 써볼 수 있다.
처음에는 글감을 찾기가 제일 어려울 것이다. 그의 다른 글들을 살펴보면, 주로 일상 속에서 찾은 글감으로 이루어져 있다. 길을 걸으면서 보이는 주변 환경을 매개로 상상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경험하는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글감이라고 했다. 그리고 글을 재미있게 쓰는 능력은 많이 쓰다 보면 저절로 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을 바로 보려면 책을 읽어라. 그리고 서평을 써라. 어렵지 않다. 일단 펜을 들고 쓰기 시작하면 서평이 된다. 그리고 모든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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