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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고, 떼쓰지 않는 프랑스 육아법
울지 않고, 떼쓰지 않는 프랑스 육아법
  • 권지혜
  • 승인 2015.09.24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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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아교육

엄격한 규율 속에 자율적으로 키우기

마트의 장난감 코너. 한국 아이들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평생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듯이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있다. 엄마가 집에 가자고 해도 발을 뗄 생각을 않는다. 장난감을 사달라며 떼를 쓰고 급기야 바닥에 누워 버리고 만다. 하지만 프랑스 아이는 다르다. 장난감을 갖고 싶다고 떼를 쓰지 않고, 집에 가자는 엄마의 말에 바로 장난감 코너에서 나온다. 프랑스 엄마들은 어떤 육아법을 쓰기에 이렇게 아이가 울지도, 떼쓰지도 않는 것일까?

한국 엄마들은 항상 고민이 많다. 과연 아이를 잘 훈육하고 있는 건지, 자신의 훈육 방식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그렇기 때문에 육아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점점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고집을 피우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점점 힘에 부친다. 그런 반면에 프랑스 엄마들은 육아 스트레스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 훈육 방식에 대한 고민도 크게 갖지 않는다. 그 해답은 그들의 육아법에 있다.

잠투정하지 않는 프랑스 아이

아이가 저녁에 잠이 들어 아침까지 푹 잘 자는 것은 엄마들 모두의 바람이다. 생후 6개월 이전의 아이는 아직 밤낮의 구분이 없는 상태다. 이런 시기의 아이들은 2시간에 한 번씩 깨서 울음을 터뜨린다. 한국 엄마들은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마자 곧장 아이를 안아서 달랜다. 하지만 프랑스 엄마들은 그렇지 않다. 아이가 스스로 다시 잠들 수 있도록 기다려 준다. 물론 곁에서 아이가 왜 우는지 확인은 하지만 달래 주려는 행동은 취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아이는 칭얼거리다가 이내 다시 잠이 들고, 그것에 익숙해진다.
아이의 수면 사이클이 일정해지면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만의 공간을 마련해 준다. 태어난 지 고작 6개월 남짓한 아이를 혼자 자도록 하는 것은 한국 엄마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아이만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도 밤에 깨지 않고 혼자 자는 법을 배우고, 부모 입장에서도 부부 사이의 친밀감을 회복하는 데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부모의 침실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를 아이 방에서 재우되, 방문을 열어 놓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도 자기만의 공간이 있는 침대에서 혼자 잠드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잠투정을 예방할 수 있다. 아이가 자다가 깼을 때 놀라지 않고 익숙함을 주기 위해 아이의 옆에 인형이나 익숙한 물건을 놔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렇게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혼자 자는 습관을 들여 아이의 독립심을 키워 준다.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하는 프랑스 아이

자다 깨서 울어도 달래 주지 않는 프랑스 엄마의 육아법은 아이가 크면서도 계속된다. 아이는 커가면서 많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놀다가 넘어져 다치거나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 울음을 터뜨린다. 대개 한국 엄마들은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면 바로 아이에게 다가가 왜 우는지 물어보며 달래 주거나 울지 말라고 다그친다. 그러면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게 되고, 부모에게 의지하게 된다. 바로 달래 주며 상황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이에게 ‘울면 엄마가 다 해결해 주는구나’하는 인식을 심어 주게 되고, 울지 말라고 다그치면 아이는 점점 위축하게 된다. 처음부터 엄마가 아이가 우는 것에 개입해 달래 준다면 아이의 울음은 더욱 길어진다. 나중이 되어 엄마가 개입하지 않으려고 해도 아이는 계속 울면서 엄마가 도와주기만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가 울어도 바로 가서 달래 주지 않는다. 그냥 울도록 놔 둔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아이는 울다가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고 울음을 그친다. 아이가 울음을 그치면 엄마가 다가가 이유를 묻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깨우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안 돼!” 좌절과 절제를 배우며 자라는 프랑스 아이

프랑스의 대부분 가정에는 엄격한 규율이 있다. 그 규율은 엄마와 아이 사이의 약속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하면 프랑스 엄마들은 하라고 허락한다. 대신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시간을 정해 놓는다. 엄마는 아이에게 얼마나 할 것인지를 묻고, 아이가 대답하면 그 시간 동안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게 한다. 아이는 자신이 스스로 말한 약속이기 때문에 시간이 되면 컴퓨터 게임을 중단한다.
프랑스 가정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규율은 바로 식사 예절이다. 프랑스 부모들은 식사 예절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식사 중에는 돌아다니면 안 되고, 예의를 갖추어 식사가 모두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 프랑스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식탁 앞에서 앉아 있는 법을 배운다. 식사 도중에 일어나려고 하면 프랑스 엄마들은 아주 엄격하게 “안 돼!”라고 말한다. 단호하게 말하는 엄마의 모습에 아이들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한다.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프랑스에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프랑스 아이들 중에서도 밥을 먹지 않으려 하거나 편식하는 아이들이 있다. 프랑스 부모들은 최대한 아이가 원하는 대로 들어 주되, “이것을 다 먹으면 놀 수 있다”는 식으로 아이를 회유하는 방식을 쓴다. 식사가 끝나기 전에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기 때문에, 식탁에서 벗어나 놀기 위해서 밥을 다 먹게 된다.
프랑스 엄마들이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안 돼”라는 말을 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좌절을 가르치고 참는 법을 가르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더 큰 좌절에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상 원하는 것을 얻을 수만은 없다.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그것을 가르치고, 좌절을 딛고 일어나는 법을 일찍이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조금 더 강인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말이다.

혼낼 때는 단호하게, 놀이를 할 때는 친구처럼

이러한 육아 방식은 어떻게 보면 ‘프랑스 엄마들은 권위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무서운 엄마’로 인식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랑스 엄마들에게는 ‘단호하게 혼내는 엄마’와 ‘친절한 엄마’의 경계가 뚜렷하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지만, 그 외의 생활에서는 더없이 친절한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울지 않고, 떼를 쓰지 않는 착한 아이로 자라면서도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는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는 것이다.
프랑스 엄마는 교육적인 부분에서는 ‘친절한 엄마’다. 가정에서의 교육은 주로 예술적인 활동을 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는 오감을 발달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엄마가 개입하여 아이에게 강제로 시키지 않는다.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를 자유롭게 ‘내버려 둔다.’
예를 들면, 생후 6개월 정도의 아이는 물건을 손으로 잡으면 거의 입으로 가져간다. 한국 엄마라면 ‘지지’라며 바로 물건을 떼어 주겠지만 프랑스 엄마들은 목 안으로 넘어갈 만한 크기가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 둔다. 민감한 입으로 물건을 느끼며 아이는 스스로 감각을 발달시키고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 그리기나 음악 듣기와 같은 예술 활동은 딱히 시간을 정하지 않고 집안에서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완성된 아이의 작품에 대해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어떤 작품을 만들었든 아이가 완성했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의 작품을 집안 곳곳에 걸어 둔다. 그럼으로써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프랑스 엄마들은 이렇듯 놀이를 친구처럼 함께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활동마저도 아이가 스스로 경험하고 익힐 수 있도록 자립심을 길러 준다.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하는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먼저 아이와의 규율을 정해 보자.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아이도 점차 알아듣고 받아들일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가 먼저 아이와의 약속을 깨지 않는 것이다. 아이와 엄마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규율이 바로잡히며, 올바른 훈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참고도서
<프랑스 육아의 비밀>(안느 바커스 저, 예문사 펴냄)
<프랑스 엄마의 행복수업>(다카하타 유키 저, 엔트리 펴냄)
<프랑스 아이는 말보다 그림을 먼저 배운다>(신유미·시도니 벤칙 저, 지식너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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