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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정 함부르크주재 총영사, 한국 청년들의 독일 취업 가능성을 말하다
장시정 함부르크주재 총영사, 한국 청년들의 독일 취업 가능성을 말하다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5.09.28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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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독일이다
▲ 함부르크 총영사관저에서 만난 장시정 임옥순 함부르크주재 총영사 부부

“지금은 취업과 연계한 독일유학을 고려할 때”

장시정 함부르크주재 총영사가 취업과 연계한 독일의 직업교육과 유학을 제시했다. 한국의 청년실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지금, 무엇보다 귀가 쫑긋하는 말이다. 독일의 직업교육은 수백년의 전통을 가진 전문기술인력 양성제도로 세계적 명성이 자자하다. 함부르크 현지에서 장시정 총영사 부부와 함께한 자리에서 독일의 직업교육과 유학을 통한 취업 가능성에 관해 들었다.

Ⅰ. 독일의 직업교육에 주목하자

-독일의 직업교육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데요, 그 현황과 전망은 어떤지요

독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크게 2가지로 진로가 정해집니다. 하나는 대학을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업학교를 가는 것입니다. 물론 초등학교를 나와서 중고교에 갈 때도 인문계와 실업계로 나뉘어 처음진로가 걸러지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최종적으로 대학 또는 직업학교로 진로가 결정됩니다. 대학은 인문계 고등학교인 김나지움을 나와서 아비투어Arbitur 시험을 합격해야 합니다만, 아비투어를 하고도 직업학교를 가는 경우도 있고, 또 대학을 다니다가 직업학교에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학과 직업학교를 가는 비율은 대략 반반 정도인데 최근에는 대학을 가는 비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직업교육은 정부에서 직업학교를 세우고 운영하고, 기업들이 학생들과 견습계약을 맺어 직업학교를 다니는 동안 해당기업에서의 견습기회를 제공하면서 월 600~700유로 정도의 견습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독일의 직업교육은 정부와 기업 양자가 같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듀얼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일주일에 반 정도는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나머지 반은 견습계약을 맺은 기업에서 일을 하는 것이지요. 이들 대부분 기업은 상공회의소 또는 수공업협회 회원사들입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전문 직업학교나 대학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함부르크 상공회의소는 경영대학을 운영하는데 영어로 강의를 하고 기업들과 함께 캐나다의 co-op 대학이나 독일 직업학교에서 하는 방식대로 공부와 실습을 병행하는 식으로 가르치지요.
함부르크수공업협회도 7개의 학교를 운영하면서 직업학교를 졸업한 견습생(도제)들을 대상으로 보다 전문화된 기술을 전수합니다. 예를 들어 제빵사의 경우 직업학교에서 제빵에 관한 기본기술을 습득한 후 직인이 되어, 협회의 전문학교를 다니면서, 보다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기술, 즉 케이크나 과자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마이스터 시험에 합격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독일의 마이스터가 됩니다.
견습생(도제)Auszubildende부터 직인Geselle을 거쳐 마이스터Meister까지 되는 데는 5~8년 정도 걸리는데, 직인 때 받던 임금이 월 3천유로 정도라면 마이스터가 되면 5천유로 정도로 보수가 인상됩니다. 빌딩관리 마이스터 같은 경우 실력 있는 사람은 7천유로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창업도 가능하지요. 이들 마이스터들이 대학을 나온 엔지니어들과 산업현장에서 협업하면서 세계 제일의 독일 상품을 만듭니다. 우리 청년들도 독일 직업교육의 최고봉 마이스터에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계 제일이라는 독일의 직업 교육제도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다른 외국에도 있는지요

같은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 스위스에는 있지만 다른 외국에는 없습니다. 독일의 도제식 직업교육은 중세 이래 수백 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고, 특히 지금은 정부와 함께 기업이 같이 참여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다른 토양에의 이식이 쉽지 않은 듯합니다. 최근 경제가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페인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고자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선 기업들이 왜 일을 배우는 견습생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야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합니다. 견습생들의 교육비를 부담할 의사가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독일기업들은 기꺼이 그 돈을 부담합니다. 자신들의 기업에서 직업훈련을 받은 도제들은 별도의 사내교육 없이 바로 현업에 투입이 가능합니다. 대학 나온 신입사원을 받아보니까 숙련된 노동력을 발휘할 때까지 몇 년이 걸리는데 이 기간 중에도 도제들보다 높은 급여를 주어야 하니 회사 입장에서는 동일한 난이도의 직종이라면 직업학교를 나온 도제들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독일기업들은 자신들의 직업교육제도의 장점을 확실히 알고 있고 신뢰를 갖고 있습니다.
독일의 직업교육은 단순히 일자리를 위한 노동력을 양성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국가경제 기반을 만들고 국민 개개인에게 시민으로서의 행복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중소기업 대부분이 직업교육제도에 의해서 발전, 육성되어 왔고 이들이 독일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절대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외국인의 독일 취업시장 진입을 넓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독일은 절대 인구가 줄고 있어, 노동력부족 현상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곳 함부르크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5년 내로, 즉 2030년까지 600~700만 명의 노동인구 감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외국 노동인력의 유입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고 독일이민법이 자유화되면서 우수한 외국 인력들의 독일 노동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저는 독일에서 80년대 말부터 살았는데 그때에 비해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보다 개방적으로 변화했고, 사람들도 많이 친절해진 듯한 느낌입니다. 우선 길거리에 나가면 독일어가 아닌 외국어를 많이 들을 수 있는데 그만큼 외국인이 많아졌다는 것이지요.
독일은 이미 미국 다음의 제2의 이민국가가 되었고 외국인 통합정책도 국제적인 모범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독일로 들어오는 외국인이 거의 1년에 80~90만 명에 육박합니다. 물론 EU가 통합되어 회원국 내에서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어 우리가 동네를 옮겨 이사하듯이 주로 소득이 낮은 EU국가로부터 이민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EU 역외국가로부터의 이민도 연간 3만~4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청년들의 독일 취업을 위한 실질적 조언을 주신다면

요즘은 국내대학과 고등학교에서 독일 취업이나 직업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이곳 함부르크로도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독일 노동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우리 청년들의 취업과 연계해서 충분히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독일에서 필요로 하는 고급인력들은 기성 직장인으로도 취업이 가능하며(블루카드제도 활용), 독일에서 대학이나 직업학교를 다닐 경우, 졸업 후 독일에 남아 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미국이나 여타 유학국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독일의 입장에서는 유입 인력들이 가급적 보편타당한 민주시민으로서 독일의 법과 제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재이기를 바라며, 바로 독일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이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이상적인 인재그룹이 될 것입니다. 독일 직업학교에서 현재 비어 있는 견습생 자리가 3만7천 개라 합니다. 인력이 부족한 직종Mangelberuf이 약 70개 정도 되는데, 주로 전기, 전자 분야나 보건서비스 분야입니다. 외국인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야이지요.
직업학교 학비는 연 1,500유로 정도로서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독일생활에 수반되는 거주비 등 생활비와 어학 연마를 위한 학원비는 별도로 고려하여야 합니다. 대학도 유학생들을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노벨상 수상자를 수십 명 배출하고 2011년 대학평가에서 독일 내 최고의 대학으로 평가된 괴팅엔대학을 예로 들면 외국인 유학생에 대하여 웰컴팩키지 제공 등 ‘불러와서 머물게 한다’는 개념의 유학생 유치정책을 펼치며 취업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Ⅱ. 독일 유학과 취업, 한국 청년들에겐 도전의 기회

-독일 대학에의 유학도 취업과 연결될 수 있습니까

말씀드린 대로 독일대학 유학도 독일취업을 위하여 좋은 방안입니다. 물론 학문에 뜻을 둔다면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취업을 생각한다 하더라도 독일대학 유학, 특히 이공계통을 권하고 싶습니다. 국립대학은 학비가 없어, 독일어를 잘 할 수 있다면 국립대학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독일어를 하지 않았거나 부족하다 하더라도 1년 정도 입학예비과정Studienkolleg을 거치거나, 독일 내 사립대학으로 진학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독일 내 사립대학은 우수한 학생들을 미국이나 영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1970년대부터 생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 수가 122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영어로 강의를 하는데, 학비를 받아가면서도 학비가 없는 국립대학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함부르크만 해도 체리우스Bucerius 로스쿨과 퀴네Kuehne 물류대학이 유명합니다.
지난 5월 독일에서 가장 큰 사립대학인 브레멘에 소재하는 야콥스Jacobs대학에 가서 빈트Windt 총장과 같이 2시간 이상 캠퍼스 곳곳을 답사했습니다. 강의동이나 도서관은 물론 학생식당Mensa에서 식사도 함께 하고 기숙사도 둘러보았는데, 귀가 번쩍 뜨였던 것이 1200~1300명의 재학생 중 외국학생이 800~900명인데 그 중 약 45% 정도가 독일 현지에서 에어버스 같은 유수기업에 취업한다는 겁니다. 아예 학교에 취업이나 창업지원센터를 만들어 놓고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학비를 물어보니 등록금이 연 2만유로이고 기숙사비가 연 4,500유로라 합니다. 야콥스대학 등록금은 독일 사립대학 중에서 비싼 편에 속합니다. 일례로 부체리우스 로스쿨은 연 12,000유로의 등록금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사립대학 등록금이 뉴욕대학 NYU 같은 경우 연 8만불에 육박하는 수준이고, 주립대학도 독일 사립대학보다 비싸다는 점, 독일 사립대학의 수학기간이 3년이고, 졸업 후 취업가능성까지 생각해 본다면 독일유학의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BBC에서 보도된 바 있습니다만, 미국학생들도 독일유학을 오는데, 최근 3년간 20%가 늘어나 이제 거의 5,000명에 이르렀다 합니다. 미국학생들이 독일유학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우선 미국의 비싼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운데, 독일은 외국학생들에게도 학비를 받지 않는데다 대학 수준이 높고 졸업 후 취업여건이 좋다는 것입니다.

-독일 직업학교나 대학에 오려면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준비해야 하나요

독일어를 해야 합니다. 직업학교 입학을 위해서는 중급 정도의 독일어능력을 사전에 갖추어야 하고요, 대학의 경우 입학예비과정을 다닌다고 생각하면 이곳에 와서 시작해도 가능은 합니다만, 독어능력 향상 정도에 따라 이러한 준비기간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미리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립대학의 경우는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바로 입학이 가능하나 취업을 염두에 둔다면 재학 중 독일어는 필수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난 여름 모교 고등학교에 가서 독일 직업교육에 대하여 설명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다닐 때는 독일어와 불어를 제2외국어로 했고, 당시 예비고사도 영어 대신 독어·불어를 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중국어와 일어로 대체되었더군요. 독일어는 제2외국어 과목으로서 일선 고교에서 거의 퇴출된 상황입니다.
작년에 저희 총영사관에서 함부르크 상공회의소HK, 직업훈련원HIBB과 협조해서 우리 산업인력공단을 통하여 한국 견습생 모집을 시도하였는데 독어능력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지원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일선고교나 산업인력공단 같은 곳에 독일어 수업을 개설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교육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금 중국과 브라질에서는 독일어 붐이 일어나고 있어요. 독일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니, 영어만 하면 된다는 발상은 좀 순진한 생각이지요. 독일에는 영자 신문 하나 없습니다. 독일에 살면서 독일어에 노출되지 않는 시간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최근에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독일이 생각보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 관광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이번 그리스사태만 보아도 유럽은 독일이 움직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힘 있는 언어가 독일어입니다. 영어만 써도 독일에 가서 불편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독일에서 유학과 취업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독일어를 시작하기 바랍니다.

▲ 장시정 임옥순 총영사 부부(함부르크 총영사관저 정원에서)

Ⅲ. 독일 경제의 성공 비결을 말하다

-독일에 여러 번 근무하셨는데, 독일경제의 성공비결이랄까요, 말씀해 주신다면

독일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20세기 들어 전쟁을 2번이나 일으켰고 1945년 5월 패망하였지요. 역사적으로 이 시기를 ‘0시’Stunde Null 라고 하는데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제로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고 이제는 경제대국을 넘어서 국제정치 무대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란 핵협상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시 이러한 독일과 독일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그리스사태를 통하여 독일이 유럽연합을 이끄는 중심국가라는 것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전후 독일의 독주를 견제키 위해 유럽경제공동체EEC를 만들고 유럽연합EU이 되었는데, 지금 보니 유럽연합이 독일을 견제하는 게 아니라 독일이 전체 유럽연합을 견제하고 있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국 같은 나라는 이제 유럽연합에서 나가겠다는 것인데 과거 대영제국에 향수를 갖고 있고 아직도 영연방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영국으로서는 독일이 이끄는 유럽연합에 남아 있는 것이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이지요.
독일을 오랫동안 관찰해 온 저로서도 독일의 이러한 성장과 발전의 비결은 사뭇 궁금하기만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독일을 몇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첫째는 독일 사람들의 호흡이 길다는 것인데 모든 일에 단기적 처방은 없다는 것이지요. 공사 한번 시작하면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법과 제도를 만들 때나 사회적 이슈를 처리 할 때도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당연히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계획성, 인내심, 신중함 같은 것들이 요구되겠지요. 작년 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을 했고 준결승전에서는 축구맹주 브라질을 7:1로 궤멸시켰습니다. 많은 찬사와 분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의 한 평론가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독일적’German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쉽지 않은 것이 바로 독일의 힘이다. 이겨야할 팀이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독일은 그렇게 한다."

둘째는 바로 오늘의 주제인 직업교육을 들고 싶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끌고 나가는 독일의 직업교육이야말로 독일이 강한 중소기업, 중견기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전세계 히든 챔피언의 절반 이상이 독일기업들입니다. 이 기업들이야말로 독일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는 기업들입니다. 전체 고용인구의 70~80%를 감당하면서 세금도 대기업보다 많이 냅니다.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지요. 가족기업이 많고 소규모이다 보니 노사가 안정되어 있어 불황에 더욱 강한 기업이 됩니다. 직업학교의 견습생들을 채용해서 학교 다닐 때부터 임금을 주기 시작하는데, 기업이익을 위해 부담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청년들에게 조기에 취업 가능성을 열어 줌으로써 청년실업 해소와 사회 안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함부르크상공회의소장과 수공업협회장을 모두 방문했는데 수공업협회장이라는 분은 자신의 아들 이야기까지 하면서 독일 직업교육의 유용성과 가치에 대해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 분 아들이 대학에 갈 수 있는 아비투어를 하고 나서 직업학교에 갔고 그 후 대학공부도 마쳤는데 나중에 무엇이 가장 보람되고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었느냐고 물어보니 직업교육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그렇게 좋은 것을 우리 한국청년들에게도 소개해 보면 어떻겠냐고요, 대학에서 하계학교를 하듯이 수공업협회에서 한국학생들을 위한 단기과정을 만들어 볼 것을 권했습니다. 어학공부도 하고 독일 직업교육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 보자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는 독일 사람들의 평생학습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관심입니다. 독일 사람들이 고발정신이 투철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러한 고발정신은 바로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의 관심입니다. 작년에 제가 이곳 함부르크에 와서 탈리아극장이라는 곳에서 열린 강연에 가본 적이 있는데 적잖이 놀란 것이 벌써 그만둔 지 10년도 넘은 전직 외교부장관이, 녹색당의 택시기사 출신 외교장관으로 화제를 모았던 피셔장관 아시지요, 언론사의 해외특파원과 같이 단둘이서 대담하는 형식의 딱딱한 외교문제를 주제로 한 강연인데 1천석 강연장이 만석이 되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청중 대부분은 거의 입장권을 사 갖고 오신 분들이었어요.
이곳 사람들의 지적 또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반증일겁니다. 독일에서는 이런 종류의 강연들이 연중 수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비즈니스가 될 만큼 대중들의 호응도가 큽니다. 바로 이런 평생학습 정신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건전한 사회, 힘 있는 나라의 밑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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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정 함부르크주재 총영사(58)는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81년 제15회 외무고시를 거쳐, 외교부에 들어왔다. 주독일공사참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협력이사, 주오스트리아 차석대사, 주카타르 대사를 역임하였다. 2012년에는 카타르의 하마드국왕으로부터 수교훈장 수훈을 받았다. 아내 임옥순(56)과의 사이에 2남을 두었다.

인터뷰·사진 전재성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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