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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들을 위한 재테크
월급쟁이들을 위한 재테크
  • 송혜란
  • 승인 2015.10.27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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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쪼개기부터 보험 가입, 내 집 마련, 노후 대비까지
▲ 사진=서울신문

내 월급은 왜 항상 통장을 스쳐 가기만 할까?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 투자로 수천만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에 한숨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달 받는 월급이 전 재산인 직장인에게 맞는 재테크 비법은 따로 있다. 월급부터 제대로 지키는 것이다. 다소 소심하긴 하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월급쟁이들의 재테크 이야기를 시작한다.

글 송혜란 기자 | 사진 서울신문 | 참고도서 <월급을 경영하라>,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 | 자료제공 부동산114

재테크란 재무와 테크놀로지를 합쳐서 만든 말로, 1980년대 초반 일본에서 처음 생겨났다.  원래는 기업경영 용어였으나, 정부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기존 자산운용 방식에 한계를 느낀 일본인들 사이에서 차츰 퍼지기 시작해 1990년대 후반 즈음 한국에 전격 상륙했다. 이후 2000년대 초중반에 이르러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했다. 서점가에 재테크 키워드가 들어간 책들이 홍수를 이루던 때였다. 이제는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기처럼 자리해 있는 재테크.

<월급을 경영하라>의 저자 구본기재정안정연구소 구본기 소장은 바로 이러한 재테크의 용어부터 부정한다. 자기계발 이데올로기의 하위 카테고리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그 대신 구 소장이 새롭게 제안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월급 경영’이다.

“경영학에 ‘프로세스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상품 원료의 수입, 제조, 소비자에게로의 제공까지, 그 각각의 개념을 독립적인 행위로 취급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일련의 흐름으로 다루는 이론이지요. 상품의 질 또는 이윤을 획기적으로 향상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상의 모든 요소를 동시에 손보아야 합니다.”
가계재무 역시 그렇게 접근하는 것이 옳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터에서 번 돈이 통장으로 흘러 들어오면, 그 돈이 공과금 및 세금 납부, 보험료 납부, 투자, 대출금 상환, 생활비 등으로 쓰이게 된다. 이렇게 통장에 월급이 입금되는 것과 동시에 빠져나가는 현상은 하나의 흐름이자 프로세스다. 지금부터 그가 말하는 가계재무 운용 내의 모든 요소이자 월급쟁이들의 최대 관심사인 통장 쪼개기, 빚 청산, 보험 가입, 내 집 마련, 노후 대비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헤쳐 보자.

월급 경영 프로세스의 시작은 통장 쪼개기

월급 경영 프로세스는 통장 쪼개기부터 시작된다. 통장 쪼개기란 돈을 여러 통장에 분산시켜놓는 행위를 일컫는다. 25일에 급여 통장으로 월급이 이체되면, 그날 이것을 각각의 예산(목적)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은 서로 다른 통장에 분산 이체하는 것이다. 공과금으로 써야 할 돈은 공과금 통장에, 용돈으로 써야 할 돈은 용돈 통장에 넣는다. 이렇게 이름 붙은 통장에 이름 붙은 돈이 머물게 되면, 공과금에 써야 할 돈을 생활비로 쓴다거나 아이들 학원비로 써야 할 돈을 통신비로 써 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한 달에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돈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억제된다. 단, 통장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관리가 어려울 수 있으니 주의하자. 보통 월 일회성 지출 통장(자동이체 통장), 수시 지출 통장(생활비 통장), 변동 지출 통장, 비상금 통장으로 나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과금, 교육비, 보험료, 대출이자, 통신비 등의 월 일회성 지璲� 식비, 외식비, 생활용품비, 문화비 등의 수시 지출 통장을 분리하는 것이다. 생활비 외에도 명절 비용이나 가족 이벤트 비용, 의류비, 병원비 등 비정기적으로 나가는 돈은 별도의 통장인 변동 지출 통장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비상금 통장 잔액은 생활비의 30% 정도만 유지되도록 해도 평소 돈 걱정을 상당히 덜 수 있다. 여기에 장·단기 저축 통장을 추가해 매달 조금씩이라도 저축하는 습관까지 곁들이면 월급 경영 프로세스는 어느 정도 틀이 잡힌다.

빚쟁이에게 저축은 재앙이다

여기서 잠깐! 저축이라고 누구에게나 이득일까? 구 소장의 대답은 ‘NO’다. 빚쟁이에게 저축은 재앙이기 때문이다. 금융거래를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출 이자율이 예·적금 이자율보다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의 예·적금 이자율은 1~2%대 수준이다. 대출 이자율은 담보의 유·무와 신용등급의 차이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고 34.9%에 이른다. 빚이 있는 데도 저축을 하는 사람이 바보나 다름없는 이유다. 

“10%의 대출이자를 납입하면서 3%의 이자를 주는 예금에 가입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사람은 지금 앉아서 7%의 이자를 손해 보고 있는 거예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금융은 상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아요. 재무 상태를 개선하려면 우선 저축을 깨서 빚부터 갚아야 합니다.”

그러나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빚부터 갚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그는 ‘작은 빚부터 갚아 나가라’고 조언한다. 일단 산적해 있는 빚의 상환 순서를 정하자. 미상환 잔액이 적은 것을 우선순위로 한다. 사람은 자신의 눈앞에서 빚이 사라지는 걸 똑똑히 지켜보아야만 지루한 빚 갚기를 지속해 나갈 수 있다. 종이에 순서대로 빚의 목록을 적은 후 가장 위의 목록부터 하나씩 없애면 된다. 꽤 파격적이지만 그는 빚 청산을 위해 저축이나 펀드는 물론 보험도 바로 해약하라고 말한다. 소비를 줄이는 것은 당연하다. 빚을 상환할 돈을 마련하자는 뜻에서다.

“이렇게 미상환 잔액이 적은 순서대로 빚의 수를 줄임으로써 2가지의 이점을 얻을 수 있어요. 첫째 승리의 기분을 금방 맛볼 수 있고요, 둘째 현금 흐름이 빠르게 개선됩니다.”

보험 가입에도 요령이 있다

다음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관심 있어 할 보험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보험은 처음이라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유용한 지침이 있다. 구 소장의 ‘절대 손해 보지 않는 보험 가입법’을 참고하자.
 
-최소한의 보험료만 내라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금융적 손해 상황이 산적해 있다. 보험은 그러한 일상적 금융 손해의 상황 중에서도 신체적 손해에 의해 파생하는 의료비 등의 손해를 헤지하기 위한 특별한 수단이다. 그런데 일상적 금융손해의 총 규모를 놓고 보았을 때 그 안에서 의료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꽤 미비하다. 따라서 우리는 신체적 손해에 의한 일상적 금융 손해는 보험으로, 나머지의 다른 모든 일상적 금융 손해들은 저축으로 헤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가계의 보험료 합은 저축의 합보다 월등히 작아야 한다. 보험료를 최소 수준으로만 내야 하는 이유다.

-잘 든 실손 보험, 열 정액보험 안 부럽다
보험은 크게 실손형 보험과 정액형 보험으로 나뉜다. 둥 중 무엇이 더 이득일까? 여타불문하고 실손형 보험이다. 실손형 보험이 정액형 보험보다 보장의 범위가 훨씬 더 넓고, 의료비의 규모와 관계없이 실제 사용액의 대부분을 보상해 주기 때문이다.

-종신보험 가입은 손실의 지름길
사망보험은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으로 나누어진다. 종신보험은 이름 그대로 피보험자의 사망 시기와 관계없이 종신에 걸쳐 사망보험금을 지급해 주는 보험이다. 정기보험은 계약 당시에 정해 놓은 기간 내에 피보험자가 사망해야만 사망보험금을 지급해 주는 보험이다. 그 중 종신보험 가입이 손실인 이유를 간략히 설명한다. 첫째, 종신에 걸쳐 사망을 대비할 필요가 없다. 둘째, 종신보험이 정기보험보다 보험료가 2배 이상 비싸다. 셋째, 종신보험의 비싼 보험료를 20년 이상에 걸쳐 매월 낸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 사진=서울신문

첫 월급부터 내 집 마련을 꿈꿔라

월급쟁이들의 간절한 꿈, 내 집 마련은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까.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의 저자 코칭&컴퍼니 우용표 대표는 내 집 마련은 첫 월급을 받은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첫 월급 때부터 주택청약통장을 만들고 꾸준히 준비하는 사람과 그런 거 없이 멋진 자동차에 기름을 꽉꽉 채워서 다니는 사람은 지금 당장 차이가 없어 보여도 나이 들면 생활수준의 격차가 크게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청약저축은 납입 횟수와 납입 금액 둘 다 중요하다. 기본적으로는 매달 한 번씩 24회 이상 넣으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지지만, 동일 순위에서 경쟁이 붙으면 납입 금액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매달 10만 원씩 넣는 것이 무난하다.

*내 집 마련 전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면? ‘전세금 반환보험’에 주목하라!*
최근 전세금이 집값의 80%~90%를 초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저금리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세 물건의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증금을 떼일까 불안하다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전세금 반환보험’을 알아두자. 전세금을 100% 보장받을 수 있어 지금 같은 시기에 꼭 필요한 상품이다. 전세보증금 보장(보험) 상품은 대한주택보증에서 취급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서울보증보험에서 취급하는 ‘전세금보장신용보험’ 두 개로 구분된다. 상품별 특징에 따라 보험 가입 기간이나 보증료율 등이 다르므로 임차인 개개인에게 맞는 상품을 선별하면 된다. *자료제공 : 부동산114

철저한 준비가 은퇴 후 풍요로운 삶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우 대표가 하는 이야기. “월급 받을 수 있는 날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월급쟁이 시절의 끝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점점 바닥나고 있는 국민연금 재원과 화폐 가치의 하락을 고려할 때,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은퇴 후를 대비한 자금을 모아야지만 풍요로운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이를 위해 그가 추천하는 것은 퇴직연금제도이다. 퇴직연금제도란 기본적으로 퇴직금을 연금의 형태로 나누어서 노후에 받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제도다. 물론 근로자가 원할 경우 퇴직 시 일시금으로 받는 것도 가능하나, 가능한 노후 생활을 위해 계속 적립해 놓도록 한다. 노후 대비책으로는 변액유니버설보험도 있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장기로 가입하는 상품이라 액수가 커져 나중에 따져 보면 세금 우대, 소득공제보다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 초기에 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납입한 보험료도 거의 돌려받지 못하니 주의하도록 하자.

“연금 상품 중에는 연금저축보다 더 큰 수익률로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연금펀드를 추천합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가입해야 할 때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요. 연금펀드도 연금저축이나 연금신탁과 동일하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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