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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대화하는 부부, 노후 준비도 잘한다
재무 대화하는 부부, 노후 준비도 잘한다
  • 권지혜
  • 승인 2015.10.27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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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설계
▲ 사진=서울신문

부부는 가정의 경제를 함께 이끌어 가는 공동 경영자다. ‘100세 시대’에 롱런하는 가계 경영을 위해서는 부부간의 재무적인 소통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부들은 재무 대화를 별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생을 함께하는 부부 사이임에도 재무 대화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며, 재무 대화를 잘하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알아보자.

최근 삼성생명에서 부부의 재무적 의사소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부부 다섯 쌍 중 두 쌍은 돈 문제를 거의 상의하지 않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때만 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의 내용도 주로 현재의 지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눈앞에 놓인 당장의 생활비나 자녀교육비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자와 어느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지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별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이다. 특히 과반수의 응답자가 부모님의 간병 계획이나 부부가 사별할 경우 홀로 남을 배우자의 노후 대책 등에 대해 배우자와 ‘거의’ 또는 ‘전혀’ 상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부부들이 재무 대화를 별로 하지 않는 이유

 

같은 조사에서 재무 대화를 자주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들의 66% 정도가 ‘부부 중 한 사람이 알아서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남편이나 아내 한 사람이 가계의 재무관리를 전담하고 다른 한 사람은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다투게 될까 봐’(15%), ‘부부 각자가 따로 재무관리를 하기 때문에’(9%), ‘부부 중 한 사람이 재무적인 문제에 관심이 없어서’(6%) 등이 있었다.
부부 중 누가 주로 가계의 재무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부부가 함께 내리며, 29%는 아내가, 18%는 남편이 결정한다고 답했다. 반면, 생활비 지출에 대한 결정은 63%가 ‘아내의 몫’이라고 응답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가계의 재무 의사 결정을 아내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재무 지식은 남편이 아내보다 높다고 응답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점이다. 실제 재무 지식 테스트에서도 남성의 재무 지식수준이 여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효과적인 재무관리와 노후 설계를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의 재무 지식을 공유하고 소비, 저축, 투자 등의 재무 의사 결정에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무 대화를 자주 나누는 부부는 가계경제 관리뿐 아니라 노후 준비 또한 짜임새 있게 해 나간다. 같은 조사에서 부부간의 재무 대화 빈도에 따른 경제적 노후 준비 현황을 비교해 본 결과, 재무 대화를 ‘매달’ 하는 집단이 ‘급할 때만 가끔’ 하는 집단보다 전반적으로 노후 준비 수준이 높았다. 특히 예·적금, 주식·펀드, 저축성 보험 등의 금융 상품, 개인연금, 종신보험 보유율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부부간에 재무 대화를 효과적으로 나누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
일단 배우자와 재무관리의 우선순위를 함께 조율하고 부부 공동의 재무 목표를 세워 나가야 한다. 부부 각자가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생애 단계별로 부부가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부부 각자가 리스트를 적어 보고 대화하면서 차이를 좁혀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재무 목표를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정하고, 각각의 목표들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부부가 함께 의논하고 결정해야 한다. 부부끼리 효과적인 재무 목표 수립과 달성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1년에 적어도 한 번은 가계의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세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동시에 매달 예산을 세우고 재무 목표 달성 현황을 점검해 보자. 현실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하면서 필요한 자녀교육비, 노후 자금 등을 충분히 모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부부가 함께 매월 수입과 지출 현황을 파악하고, 꼭 필요한 지출과 저축 금액을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미리 예산을 세우고 그에 맞는 소비와 저축을 실천하면 결혼 생활 전반에 걸쳐 갈등이 될 만한 문제들을 줄일 수 있고 균형 있게 가정 경제를 꾸려 나갈 수 있다.
부부가 인생의 동반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여정을 함께 준비하고 헤쳐 나간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노후 준비는 장기적인 인생 과제인 만큼 부부가 함께 그리는 노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치밀하게 준비해 보도록 하자.

글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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