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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낭만이 있는 홍대텃밭다리
자연과 낭만이 있는 홍대텃밭다리
  • 김이연 기자
  • 승인 2015.10.28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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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텃밭
 

홍대 인근의 가톨릭청년회관 옥상에는 한창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있다. 빌딩 숲 사이를 비집고 가을하늘과 가장 가까이 맞닿은 옥상에 펼쳐진 자연의 풍경, 이색적이면서도 참 반갑다. 그 속에는 건강한 삶과 꿈을 일궈가는 낭만적인 사람들이 있다.

진행·사진 김이연 기자

녹음이 푸른 옥상 ‘홍대텃밭다리’

도심 속 텃밭이 활성화되면서 ‘도시농부’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요즘, 교외의 널찍한 노지 텃밭은 아니더라도 건물 옥상의 자투리 공간들을 활용해 텃밭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가톨릭청년회관 옥상에서 자연을 만들어 가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가까이 있어 늘 들여다 볼 수 있고 그만큼 정성을 듬뿍 쏟으니 작물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옥상이 이토록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은 여성환경연대와 마리끌레르, 아비노코리아가 함께 착안한 프로젝트에서 비롯됐다. 시끌벅적한 생기로 가득한 홍대 도심 속에서 청년들이 흙과 녹색 식물을 만나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신들의 공간을 가꾸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교류하는 공동체 텃밭

웰빙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도 늘었다. 작은 면적이라도 이왕이면 내 손으로 직접 기른 채소로 건강한 식탁을 꾸리고 싶은 것은 당연한 바람이다. 여기에 정성스럽게 가꾼 작물들을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 간에 납품까지 가능한 곳이 홍대텃밭다리이다.
생산에서 납품까지, 도심 속에서 전업농으로서 자신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 매달 한 번, 마르쉐와 달시장 등의 도시농부 시장에 참가해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을 판매하고, 수확물이 없는 시기에는 가공품을 개발해서 판매한다. 허브나 쌈채소는 인근 유기농 카페에 납품을 하기도 한다. 모두 도시농부를 믿어주는 사람들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도시농부들은 그들의 신뢰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정직한 농사를 짓기 위해 더욱 땀 흘리고 배운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며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자연스럽게 텃밭에 물드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텃밭에서 만들어 가는 소통의 다리

홍대텃밭다리를 시작한 지는 4년쯤 되었다. 해마다 참여하는 이들부터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까지, 홍대텃밭다리는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요리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참여도 많다. 식자재들을 직접 재배해 신선한 재료를 식탁에 올리는 일은 그들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텃밭 멘토 박정자 씨는 홍대다리텃밭을 운영하며 가장 보람됐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도시 농부들이 홍대텃밭다리를 통해 텃밭에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지속할 때라 말한다.
“홍대텃밭다리에서의 경험을 갖고 이후 노지를 찾아 곳곳에서 텃밭을 일구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그런 소식들을 전해주고 계시구요.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끼고 뿌듯하지요.”
물론 어려움도 있다. 옥상에서 농사를 짓다보니 건물 관계자로부터 안전성이나 관리의 문제에 관한 걱정 어린 말을 가끔 듣는 것. 이해관계를 잘 풀어나가는 일 또한 하나의 소통일 것이다.
이곳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매년 농사를 준비하는 1, 2월경 신입농부를 모집하는데, 페이스북 그룹 홍대텃밭다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1년의 시간 동안 책임감을 가지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환영. 단, 선착순 모집이다. 정기적으로 한 달에 두 번, 농부학교에 참여해 기본적인 작물 재배법을 배우고 토론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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