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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 깨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 깨기
  • 송혜란
  • 승인 2015.10.28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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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

우리는 매일같이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를 통해 성폭력 사건을 접한다. 지하철 계단에서의 몰카 사건,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성폭력을 당한 사건, 직장 동료로부터 성폭력을 당해 결국 자살에 이르게 된 사건 등 그 유형도 매우 다양하다. 성폭력 사건의 유형이 다양한 만큼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또한 다양하다. 대개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편견 어린 인식이 공통으로 깔린 경우가 많다. ‘옷차림을 그렇게 하고 다니니까 사고를 당하지’, ‘여자가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다니니까 그런 사고를 입게 되지’, ‘조용히 넘어갈 일이지 뭐 자랑이라고 떠들고 다녀서 회사 망신시키고 한 남자 인생 망쳐 놓는 것인지…’ 등의 식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이 내 딸, 혹은 내 여동생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런 상황에도 위와 같은 목소리로 피해자를 비난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업무와 관련해 성폭력 사건을 상담, 수사하거나 처리하는 사람은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을 노출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위반했을 경우 형사처분된다. 언론 보도를 통해 피해자가 사실상 특정됐을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몇 년 전 나주에서 발생했던 고종석 사건은 언론이 가해자에 주목하기보다 피해자와 그 가족, 피해자의 가정환경 등에 주목하면서 성폭력 사건이 피해자 측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 것인 냥, 피해자 집 내부까지 촬영해 보여줌으로써 사실상 피해 아동 및 그 가족을 특정하여 2차 피해를 일으킨 나쁜 사례로 손꼽힌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 피해 내용과 관련해 다분히 호기심 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 사건에 대한 보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피해의 상세한 내용이 아니라 어떤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성폭력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것인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체가 노력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단과 대안 제시다.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진정한 배려는 피해자의 사생활에 대한 세심한 보호로 인해 피해자가 겪게 될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에 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볼 때다. 과도한 호기심 혹은 불필요한 의혹으로 내 누이이자 내 여동생일 수도 있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한다.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폭력 피해자를 바라보는지에 따라 피해자가 겪는 고통의 무게가 달라진다. 폭력 피해자가 가족, 이웃, 사회, 국가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주변의 응원과 지지로 상처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이 그 첫 단추다.

 

 

 

 

글•사진 김재련 변호사
김재련 변호사는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42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32기를 수료했다. 대한변협 인권위원회 위원, 검찰청 성폭력범죄전문가,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권익증진국 국장 등을 지낸 여성 인권 전문 변호사다. 현재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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