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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비오틱협회장 요리연구가 이양지
마크로비오틱협회장 요리연구가 이양지
  • 권지혜
  • 승인 2015.10.3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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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소박한 맛
 

마크로비오틱. 우리에게 조금 낯선 단어지만 최근 웰빙과 자연요리의 열풍이 다시금 불면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마크로비오틱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고 협회를 만든 이양지 요리연구가를 만났다.

마크로비오틱은 정의 그대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생명을 거시적으로 보는 학문이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며 자유와 평화를 누리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더 쉽게 설명하면 자연의 흐름에 식생활이나 삶의 방식을 맞추는 것이다.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은 친환경과 유기농법으로 지은 재료를 기본으로 하며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니 건강이 절로 좋아진다. 이양지 요리연구가 역시 그랬다. 안 좋았던 건강이 마크로비오틱 덕에 좋아졌다.

동양의학을 근본으로 하는 마크로비오틱
그녀가 마크로비오틱을 처음 접한 것은 1994년 일본에서였다. 그 당시는 마크로비오틱이라는 학문이 더더욱 생소했을 터. 그녀는 어떻게 이름조차도 어려운 느낌의 이 건강법을 알게 되었을까.
그녀는 한국에서 가정교육학을 전공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제과학교에서 제과제빵을 공부했는데 유학 생활을 하는 도중 몸이 많이 안 좋아진 것을 느꼈다. 전공 때문에 밀가루와 당을 너무 많이 섭취한 탓도 있었다. 갑상선 쪽에 문제가 생겼고, 그는 건강에 적신호가 반짝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선 웰빙 열풍이 불고 있었다고 한다. 조식(粗食), 거친 음식을 먹자는 운동이 일어나던 차였다. 이미 그때부터 나쁜 식생활로 인한 폐해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아토피, 생활습관 병 등이 사회에 만연해 있어서 일본인들 역시 마크로비오틱을 찾았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을 시작했고, 몸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건강이 안 좋았을 때는 조울증이 매우 심했다고 한다. 기분의 기폭이 굉장히 컸고, 쉽게 피로해졌으며 설탕 중독까지 안고 있었다. 단 것을 먹지 않으면 손발이 떨리는 현상까지 일어난 것이다. 이런 증상들이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한 뒤부터는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직접 변화를 몸으로 느낀 뒤, 그는 우리나라에 마크로비오틱을 알리고자 공부를 했고, 마크로비오틱협회를 차리게 되었다. 일본에서 건너온 학문이기 때문에 일본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마크로비오틱은 본래 동양 의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동양 의학의 음양오행 등을 다시 정립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동양 의학이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마크로비오틱의 뿌리는 우리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식보다는 한식을 먹는 것이 마크로비오틱에 더 가깝다.

유기농 곡류와 채소를 중심으로 밥상을 차린다
마크로비오틱의 가장 기본은 육식을 멀리하고 무농약이나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곡류와 채소를 중심으로 밥상을 차리는 것이다.
마크로비오틱 식단의 기본 구성은 주식인 곡류가 40~60%, 부식으로 채소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20~30%, 5~10%가 두류, 그리고 나머지 5~10%가 어패류를 중심으로 한 동물성 식품이 다. 음식을 가장 적절한 요리법으로 영양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식재료 본래의 맛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곡류의 경우 껍질이 붙어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현미에는 백미에 비해 식이섬유가 9배나 많이 들어 있어 변비 해소와 함께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이나 당분을 배설하는 작용을 하고 칼륨은 백미의 4배, 마그네슘은 12배나 들어 있으며 미네랄과 비타민도 풍부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미를 먹어야 한다. 현미뿐만 아니라 중용에 가까운 수수, 조, 보리, 메밀 등도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현미쌀을 씻을 때 첫물은 생수로 씻는다
이양지 요리연구가는 현미밥을 맛있게 짓는 팁을 알려주었다. 쌀을 씻을 때 건조한 현미가 만나는 첫물은 물의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생수로 씻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물을 붓고 저어준 뒤 가만히 두면 잡티가 떠오르는데 이때 첫물을 버린다. 첫물은 생수, 그다음에는 수돗물로 서너 차례 물을 바꿔가며 헹궈준다. 쌀눈이 떨어지지 않도록 박박 문지르지 않고 숟가락을 펴서 살살 저어가며 헹궈야 한다. 압력솥으로 밥을 지을 경우에는 현미를 따로 불릴 필요 없이 현미 양보다 1.3배의 물을 붓고 지으면 된다. 물의 양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양으로 맞춘다.

현미밥 지을 때 소금을 약간 넣으면 더욱 맛있다
또 하나의 팁으로는 현미밥을 지을 때 약간의 소금을 넣으면 더욱 맛있어진다고 한다. 소금의 양은 몸 상태에 따라서 몸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싶을 때는 적게, 몸을 탄탄하게 조이고 싶을 때는 좀 더 넣으면 된다. 압력솥에 밥을 지을 때는 압력이 완전히 차서 솥의 추가 올라올 때까지 센 불에서 끓이다가 압력이 차서 솥에서 소리가 나면 불을 약하게 줄여 20분 더 가열한다. 그런 다음 불에서 내려 압력이 빠질 때까지 뜸을 들인 후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섞으면 된다.

건강한 식탁을 위한 ‘한국식 마크로비오틱’마크로비오틱은 현재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상태다. 그런데 사람들은 ‘마크로비오틱’하면 채식을 떠올린다.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그런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일본 음식을 먹는 것이고, 고추장이나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이나 김치를 먹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마치 마크로비오틱이 특이한 식생활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생각들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예나 지금이나 그가 추구하는 것은 ‘한국의 마크로비오틱’이다.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평범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마크로비오틱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마크로비오틱은 꼭 채식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병 든 사람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지금은 건강하지만 앞으로의 건강에 대한 염려가 있다거나 조금 더 가족에게 건강한 음식을 챙겨주고 싶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마크로비오틱을 알려주고 싶다.”
현재 이양지 요리연구가가 협회장으로 있는 마크로비오틱협회에서는 쿠킹클래스와 마크로비오틱 자격증반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3기 수료생까지 나왔고 대략 70명 정도가 마크로비오틱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주로 가족들 건강 때문에 공부하는 주부, 요리선생님, 영양사, 필라테스·요가 선생님이다. 각각의 직업군은 다르지만 모두 건강한 음식과 생활을 찾아오는 목적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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