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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장수 군주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영국 최장수 군주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 송혜란
  • 승인 2015.10.30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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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오브 퀸
▲ 사진=서울신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고조할머니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인 2만 3,226일(63년 7개월 2일) 기록을 깨고 영국 최장수 군주로 등극했다. 이로써 엘리자베스 2세는 세계적으로 태국의 푸미폰 국왕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최장 재임 국왕이 되었다. 63년 동안 영국의 현대사와 함께해 온 그녀는 어느덧 새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최장 재임을 기록한 지난 9월 10일, 런던 시민들은 템스 강에 기념 배를 띄워 크게 환호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는 축하의 종이 울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그녀는 스코틀랜드의 밸모럴 성에서 조용한 하루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에든버러 인근에서 열린 새 열차 노선 개통식에만 참여했을 뿐 성대한 기념식은 애초 계획하지도 않았다. ‘고조할머니보다 오래 산 것이 축하받을 일은 아니다’라는 그녀의 뜻 때문이다. 그녀는 아버지 조지 6세가 갑작스레 사망하며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대관식이 열린 직후에는 할머니 메리 왕비마저 세상을 떠났기에 이날이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순간은 아니었던 것이다.

‘릴리벳’으로 불리던 엘리자베스 2세

엘리자베스 2세는 1926년 4월 21일 런던의 브루튼 가 17번지에서 태어났다. 처음 그녀에게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엘리자베스는 어머니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알렉산드라는 증조할머니의 이름에서, 메리는 할머니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그녀의 가족들은 그 긴 이름 대신 그녀를 릴리벳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곤 했다.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여왕이 될 운명은 아니었다. 조지 6세도 원래 왕세자가 아닌 둘째 아들이었다. 그러나 그의 형 에드워드 8세가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겠다며 왕위를 버리면서 그녀의 운명도 함께 바뀌었다. 조지 6세가 바로 형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왕위에 올랐고, 맏딸인 그녀는 그날부터 왕위 계승 서열 1위가 되었다.
이후 그녀는 스무 살이 되던 해 군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여성 왕족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그녀는 구호품 전달 서비스 부서에서 트럭을 몰거나 탄약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필립공과 결혼해 함께 아프리카를 순방하던 그녀는 케냐에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바로 왕위에 올랐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불과 스물다섯 살이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 2세는 긴 재위 기간 내내 현실 정치 개입을 극히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아주 잘 지킨 군주라는 평을 받는 이유다. 이는 그녀가 과거 하노버왕조 때부터 이어져 온 왕의 역할을 잘 습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녀가 배운 왕의 역할이란 대외적으로는 영국을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국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자손을 많이 낳아 다른 나라 왕실과 사돈을 맺는 외교적 결속력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이를 가장 잘 수행했던 하노버 왕조의 군주는 바로 빅토리아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할머니 메리 왕비와 어머니 엘리자베스 왕비는 그녀가 고조할머니처럼 훌륭한 군주가 되도록 왕의 역할을 열심히 가르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둘은 그녀에게 있어 훌륭한 선생님이나 摸㎨騙駭�.

왕위 승계는 언제쯤 이루어질까?

엘리자베스 2세는 지금도 든든한 외조를 하고 있는 필립공과 찰스 왕세자, 앤 공주, 에드워드 왕자, 앤드류 왕자를 두고 있다. 그녀가 최장수 통치를 하면서 왕위 계승 1순위인 찰스 왕세자는 영국 은퇴 나이보다 많은 66세가 되었다. 증손자인 조지 왕자까지 포함하면 그녀는 144명의 직계 가족을 거느린 엄연한 할머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왕위 승계는 언제쯤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 67세가 된 찰스 왕세자는 이미 영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왕위를 잇지 못한 왕위 계승자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항간에는 찰스 왕세자가 왕위를 잇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던 다이애나와 이혼하고 카밀라 파커 볼스와 재혼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이 찰스 왕세자에게서 돌아섰기 때문이다. 찰스와 결혼한 지 10년이나 지났지만 카밀라는 아직 공식적으로 세자빈 인정도 못 받고 있다. 찰스가 왕위에 오르더라도 카밀라를 왕비로 인정하겠다는 영국인도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찰스 대신 그의 아들 윌리엄 왕세손에게 바로 왕위가 계승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시대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향후 그녀가 어떠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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